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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뽕 Apr 08. 2016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마음도 성장통을 겪어요


햇살이 너무너무 예쁜 요즘입니다.

윗쪽 지역은 이제 꽃이 한창 피고 있다던데 제가 사는 곳은 남쪽이라 꽃은 만개하고 비도 오고 곧 꽃이 지지 않을까 싶네요. 여느때같음 비오고 나서 꽃이 다 떨어져 버릴줄 알았는데 왠일인지 이번엔 꽃들이 비를 잘 견뎌 아직 어여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어쩌면 가는 봄의 걸음이 상처받을까 오시는 봄비의 손길도 고운 봄의 단장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셨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우리 엄마들,

안보는 사이 너무 보고싶었지요.....좋은 소식 알려드리자면 그 사이 저는 아프던 손이 많이 나아졌어요.

손을 계속 쓰는 직업이다보니 쉬이 나아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약이라는걸 증명이라도 하듯 천천히 나아졌어요. 몸도 마음도 참 신기하죠.. 내가 천천히 시간의 여유를 주며 돌보고 사랑해주면 아주 느린 속도로 천천히 하지만 아물더라는 거예요. 비록 아프기 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가지 않더라도 꼭 나아집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마음이 그다지 건강하지 못했던 저는 점심시간에 밥먹고 산책하며 꽃도 보고 따스한 햇살도 보고 내 그림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보며 나를 안아주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저는 질풍노도 두 아이와 전쟁같은 사랑을 하는 중입니다. 마음으로 정말 많이 의지했던 공주님의 사춘기는 미리 겪은 아드님 사춘기보다 훨씬 저를 많이 아프게 합니다. 톡톡 말이 이따금 정말 얘가 내 딸이 맞나 싶어 혼자 눈물을 찍어내는 날도 있습니다. 팩 토라지는 뒷모습이 마음을 글컹여 모진말을 뱉기도 합니다. 하지만 변함없는 속에서도 늘 제가 제 마음에게 말해주는 것 하나는 "사춘기란 원래 그런것" 이라는 사실입니다.

전에는 그런 아이의 태도와 복잡한 제 마음이 헝크러져 자책과 분노에 젖어 있었다면 그냥 그런거라고 인정해 버리는 것이지요. 있는 그대로를 보고 있는 그대로 느끼고 인정하는 것.

사춘기 접어든 아이를 둔 부모는 의례 아이와 사이가 좋지 않더라는것, 그렇게 부모와 조금씩 멀어져가는것은 너무나 당연한 아이의 성장이고 또한 그것이 부모의 성장이라는 것, 키가 커도 성장통이 오는데 하물며 마음이 크는 일이니 이 정도 통증은 당연하다는 것, 아프면 아픈대로 아파하고 사랑하면 사랑하는 대로 사랑하면 된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인정이라는 것 참 맘대로 되지 않지요. 그래서 우린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아이를 보며 불안해하고 화를 내고 다그치는지도 모릅니다.

중1인 큰아이는 수학 학원 하나만 다닙니다. 그것도 걸어가기 싫어서 엄마가 퇴근하고 오길 기다렸다가 태워달라고 합니다. 물론 끝나면 모시러도 가야합니다. 마치는 시간이면 밤이니 당연히 데리러 가야하지만 조금은 퇴근후 피곤한 엄마의 고단함을 알고 예쁜 말이라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하지만 모든게 너무나 당연한 아이의 태도에 벌컥 화가 나서 공부하러 가는 아이에게 폭언을 하게 되는 날도 부지기수 입니다. 그런 날은 학원가고 아이가 없는 집을 청소하며 생각합니다. 그 짜증은 아이의 공손하지 않은 태도때문인가 아니면 하루의 고단함인가 그도 아니라면 나 이만큼 하고 있으니 나좀 알아달라는 내 마음의 소리인가...그러다보면 내가 화를 낸 경로가 보이고 내 감정의 화살은 왜 아이를 향했는지 길이 보입니다. 아이의 잘못이 있었다면 그동안 화를 가라앉히고 저녁을 먹을때까지의 시간을 벌어 엄마의 상한 마음을 아이에게 전할 방법을 찾습니다. 성격이 불같은 저는 말을 하다보면 흥분을 해서 주로 글을 쓰는 편입니다. 책이라고는 죽어라고 안읽는 녀석이 이럴때라도 글을 좀 읽었으면 하는 저의 꼼수가 조금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어떤 방법이라도 좋아요 엄마가 아이와 잘 소통할수 있는 방법이라면 무어라도 좋습니다. 그 이외의 이유라면 내 감정의 배설구가 아이가 되어서는 안되니 엄마 스스로 반성하고 노력하면 되지요.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책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아요. 자책속에 괴로운 엄마는 그 감정의 고통에서 헤매다가 또 그 괴로움을 아이에게 풀어버릴 수 있어요. 무엇보다 엄마 마음을 자꾸 엄마 스스로 상처줄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누구나 서툴고 실수하고 넘어지고 깨져요. 그렇게 우리 모두 엄마가 되었잖아요. 처음엔 안기도 겁났던 아이를 이만큼 성장시킨게 누군가요?

서툴고 두렵고 힘들고 아팠던 장하디 장한 우리 "엄마"들 입니다.

의례 비가 오면 떨어져 버릴거라고 생각했던 연분홍의 여린 꽃송이도 비를 견디고 다가올 여름을 기다리는 봄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힘을 다하고 있답니다. 어쩌면 약하고 약한 우리 아이들이 "엄마"를 견뎌주며 "엄마"를 믿고 다가올 화려하고 뜨거운 자신의 여름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봄날 새단장한 새각시 같은 우리 엄마들..

예쁘게 차려입고 꽃구경하던 새침떼기 시절엔 우리 오늘의 모습 상상도 하지 못했지요. 비록 그때처럼 높은구두 신고 짧은 치마 입고 화려하게 치장하고 다닐수는 없지만 질끈 묶은 머리도 낮은 운동화도 치장하지 못한 맨얼굴도 다 우리 아이를 위한 배려이죠. 우리가 살며 나 아닌 누군가를 이토록 배려하며 살아갈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 엄마들 너무 어여쁜 거지요. 아이가 자라면 엄마의 화려한 시절이 다시 돌아옵니다. 이건 제 경험이니 믿으셔도 되요^^

날씨가 너무 좋은 요즘,

우리 엄마들 얼굴이 전부 봄날 꽃 피듯 환하게 피어나시길 마음을 다해 응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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