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윈타 Oct 23. 2021

일정과 To do list 를 구분하는 것

앞에서 구글 캘린더를 시간관리 도구로 사용한 이유와, 세부 기능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있다.  


할 일 목록들을 모두 나의 일정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조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오늘 내가 해야 할 일, 즉 To do list는 기한의 정함이 없이 스스로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두는 것을 말한다. 매일 아침 5시에 새벽기상 하더라도 지켜야 할 강제성이나 구속력은 없다. 어느 누구도 새벽기상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무시하지 않는다. 


자신이 만든 스스로 약속일 뿐이다. 그리고 스스로의 약속과 패턴이 반복되면 루틴이 된다.  

우리는 나만의 시간에 스스로 정체성을 부여하고, 내가 만들어나가는 루틴을 통해 나를 표현 하는 것이 대세인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일정은 다르다.


일정은 누군가와의 업무 미팅, 회의 일정 등으로 구분된다. 시간과 장소가 구체적으로 정해진다. 

그러니까 To do list와 다르게, 반드시 해야 할 일과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과 To do list 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하루의 일과를 모두 채워넣은 빡빡한 스케쥴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는 하루를 느껴본 적이 있다면, 일정과 To do list를 제대로 분류했는지 먼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면, 단순하게 생각하자. 

나 혼자 처리해야 하는 일인가, 혹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일정을 공유해야 하는 일인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데드라인이 정해지면 오히려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할 때 고려했던 시간 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변수가 생기거나 , 일정에 없던 데드라인이 생겨나 갑자기 내일까지 마무리를 해야 하는 등 현실에서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당신이 워킹맘이라면, 업무/ 개인/ 육아 등 시간 카테고리를 나누자. 


뇌는 한번에 기억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다. 한번에 3가지 기능을 처리할 수있다고 한다면 (개인차는 존재하겠지만) 3가지를 일을 처리하고 난 뒤에야 이후에 다른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즉 한번에 모든것을 처리할 수 없다.


그래서 하루 일정을 관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3가지를 우선하여 영역으로 나누고 세부 일정을 계획하기로 했던 것이다. 나는 일하는 엄마이자, 4살 아이의 주 양육자인 그로스 매니저 (growth manager)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므로, 업무/개인/육아 로 카테고리를 나눴다. 


카테코리를 나누지 않으면 급하지 않은 일들은 계속 미루는 일정이 되어버리고, 반복된 학습처럼 미루는 습관으로 굳어져버리고 만다.


여기서 당장의 급한 일이란 1. 시간 약속이 정해져 있거나 2. 경제적으로 돈이 되는 일 위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이 2가지에 해당되지 않는 일들은 후순위 일정이 되어 버린다. 카테고리별로 일정관리를 나누지 않는 다면, 1번부터 10번까지의 목록화된 일정들 위주로 실행하게 된다. 결국 후순위 일정들은 내일로 미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후순위 일정들이 내 삶에 비중이 결코 큰 의미가 없는 일들일까?  


시간관리를 위해 일정을 카테고리별로 블럭화 해보면 중요하면서 급한 일이 있고,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들이 있다.  


나는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휘귀난치병 진단을 받아 몇년 전부터 약을 먹고 있다. 꾸준히 스트레칭을 하고 통증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매일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몸이 굳거나, 통증이 더 심해지진 않는다. 더욱이 약을 먹으면 통증이 가라앉으니, 운동의 필요성을 자각하며 매 순간 긴장하며 살기가 쉽지 않다.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근육들을 움직여야 하는 일은 매우 중요했지만 급하지 않은 일이라 늘 후순위로 밀렸다. 매일의 계획에는 포함되어 있었지만, 급한 일 하다보면 여전히 그대로 남은 목록 중 하나로 반복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운동을 시작하려고 옷을 갈아입는 행위 자체만으로 스트레스가 되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미루기 일상이었다. 운동화 한짝을 신는 일이 세상 무거웠다.



하루의 시간을  '현재를 살아내기 위한' 시간들에 투자하다 보니, 미래의 나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들을 턱없이 모자랐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는 일들의 일정들을 계속 미루다가는, 그저 하루하루를 반복해서 살아가는 하루살이 처럼 쳇바퀴 도는 인생을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시간의 질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들을 고민해 보았다.  

        

이전 07화 나만의 구글 캘린더 시스템 훔쳐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