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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Dear. blank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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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은 Feb 21. 2024

우리가 다른 출발점에 있더라도

Dear.(      )     


 벌써 2월도 끝자락이야. 새해 계획을 세우겠다는 1월의 다짐을 2월로 미뤄두었었는데, 달의 시간으로도 새해가 지나버렸네. 1월 1일이 지나고, 1월이 다 지나버렸어도 분명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나는 또 기회를 놓치고 뒤처지게 되었네. 다 내 탓이겠지만 속상하다. 조금 더 활기차게 한 해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요즘은 사는 게 너무 무기력해. 겨우 일어나서 아침을 시작하고, 허둥지둥 출근하고, 겨우 버티고 지쳐 잠드는 일상. ‘남들도 다 이렇게 살아’라고 생각하지만 어쩐지 보잘것없이 느껴져 이 모든 게. 가끔은 지금 삶에 안주하고 싶다가도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 정확히는 훨훨 날아가고 싶어. 그래도 다행이지, 아직은 떠나고 싶다는 꿈이 있는 거니까. 도피가 될지, 모험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아직 또 한 번의 기회가 남아있을지도 몰라. 이제 곧 3월이잖아. 새롭게 꽃이 피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달. 그러니까 새롭게 시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은 거야. 그렇게 생각할래. 벌써 다른 사람들은 저 멀리 가버렸는데 나만 늦었다고 자책하진 않을래. 사람은 다 자기만의 시작점이 있으니까. 어쨌든 주저앉아 있지만은 않을 거야.  


 벌써 가지마다 꽃망울이 가득하다. 진짜 봄이 오려나 봐. 너는 이미 새로운 해를 활기차게 시작하고 있을지, 나처럼 준비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가 서로 다른 출발점에 있더라도 늘 너를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아줘. 내가 앞서나갈 때도, 내가 뒤처질 때도 언제나.


 우리가 눈 마주치며 웃고 있을 봄날을 기다리며. J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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