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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춘희 Jan 18. 2024

크리스마스 에디션, 가족독서모임

크리스마스 파티 + 독서모임



크리스마스 이브, 주방이 분주하다. 크리스마스엔 각자의 메뉴를 정해 요리하고 함께 먹으며 크리스마스 파티를 해왔다. 조촐하고 소박한 우리만의 파티. 작년에 육군 병장이었던 복학생은 이번엔 유럽여행을 앞둔 복학생이 되었고, 귀여웠던 고딩 푸린양은 수능 대기표를 받은 고3이 되었다.

복학생이 파스타를 만들고 고딩 푸린양은 스테이크를 굽는다. 파스타면에서 빵까지 몽땅 갖춰진 밀키트지만, 삶고 볶고 빵 속에 담느라 복학생은 분투 중이다. 그와 반대로 올리브유에 재웠다가 버터 굴려 스테이크를 구워내는 고딩 푸린양의 폼은 자연스럽다. 나는 반조리된 닭봉을 데굴데굴 굴리고 모짜렐라 치즈와 탱글한 토마토를 퐁당퐁당 줄 세워 닭봉구이와 카프레제 샐러드를 완성했다. 아빠는 입술에 힘을 잔뜩 준 채로, 거실 구석에 앉아 인쇄된 산타할아버지를 자르고 있다. 어묵꼬치를 크리스마스 요리로 바꾸어줄 특급 장식이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면 파리생제르맹 경기 티켓을 (추첨해서) 준다길래, 일찌감치 예약해두었다. 복학생과 고딩 푸린양이 머리를 맞대고 주문한 케이크는 그대로 트리에 걸어도 딱 어울릴 생김새다. 똥그랗고 새빨간 케이크를 가운데 두고, 크리스마스 요리들이 자리를 잡았다. 케이크에 촛불이 켜지면 노래를 한다,고 교육된 우리. 크리스마스 파티엔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하나? 흰 눈 사이로, 아니 징글벨을 짧게 불렀다. 




크리스마스, 겨울과 어울리는 그림책 모여라!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 크리마스 특집 독서모임을 시작해볼까? 지난 번 독서모임을 하고, 겨우 2주 밖에 지나지 않아서 이번엔 그림책 독서모임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가족독서모임의 주제는 <크리스마스 그림책>. 크리스마스, 겨울, 눈과 어울리는 그림책 네 권이 모였다!


복학생_ 네 친구들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느끼지 못하는 개구리를 위한 동화>

고딩_보스니아의 성냥팔이 소녀 

<전쟁의 참혹함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동화>

아빠_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원초적인 웃음 코드 똥과 동물을 연결한 아이디어 대박!>

엄마_헨젤과 그레텔 

<지혜로운 오누이의 생존 여행>



20자로 간단 소개를 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를 해봅시다요!


복학생_네 친구들의 크리스마스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책을 골랐다. 크리스마스를 알지 못하는 개구리가 과연 이번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을까, 궁금해서 몰입감이 있었다. ㅎ 개구리의 생태를 존중한 결말이 귀여웠다. 도서관에서 눈에 띄는 대로 책을 골랐는데, 다음번엔 책을 덮고도 생각하게 하는 그런 그림책을 읽어보고 싶다. 오랜만에 그림책을 읽었는데, 마음이 편해서 <그림책 읽기> 주제를 정기적으로 해도 좋겠다. 


고딩 푸린양_보스니아의 성냥팔이 소녀

엄마한테 예쁜 그림책을 빌려와 달라고 부탁했는데 예쁜 그림책이 없어서 읽게 되었다. 동화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와 보스니아 전쟁의 현실을 담은 이야기가 한 줄씩 나온다. 저자가 보스니아에서 목격한 상황이, 성냥팔이 소녀의 모습과 같아서 글을 썼다고 한다.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도 슬픈데,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책을 읽고 나니, 보스니아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아빠_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그림책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책이라서 선택했다. 크리스마스와 관계는 없지만. ^^ 우리 복학생이 아기였을 때, 제일 좋아했고 그래서 가장 많이 읽어줬던 기억이 있다. 두 페이지 한꺼번에 넘어가려다 딱 걸렸던 것도 기억한다. 아이들의 영원한 히트 키워드 '똥'으로 관심을 유지하며, 동물들의 똥을 보여주며 알려주는 전개가 흥미롭다. 스테디셀러답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아이들 어릴 적 모습이 생각나 좋았다.


나_헨젤과 그레텔

마트에 갔더니 크리스마스 상품으로, 과자집을 팔고 있었다. 과자집이라면, 마녀의 과자집이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래서 고른 책이 <헨젤과 그레텔>. <헨젤과 그레텔>은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 봉건제도가 실시되면서 영주가 생겨나고, 땅이 없는 주민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지자 부모들은 아이들을 산 속에 버리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헨젤과 그레텔>은 시대를 반영한 기록물이라 해도 좋겠다. 


 


독후활동은, 크리마스 선물 성격 테스트!


가족독서모임때마다 꽤 고민하게 되는, 독후활동. 이번엔 온오프 콜라보 활동으로 정했다! 모바일에서 성격 테스트를 하면, 크리스마스 소품 하나로 '나'를 정의해 준다. 나는 '선물'. 복학생은 '방울', 아빠와 고딩 푸린양은 '지팡이'. 각자의 소품을 종이에 그렸는데, 이번엔 아무도 툴툴거리지 않았다. 이정도 그림이라면, 그알못 가족도 그릴 수 있다! 대망의 마지막 활동은, 그림 뒷면에 크리스마스 메세지 쓰기. 이 활동지가 크리스마스 카드와 신년 연하장을 대신하는 셈이다. <지팡이>인 고딩 푸린양의 그림 뒷면에 가족들이 한 마디씩, <방울>인 복학생의 그림 뒷면에 가족들이 한 마디씩 돌아가며 적었다. 한 해 동안, 엄마랑 여행하고 수다 떨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준 고딩 푸린양에게 '놀아줘서 고마워' 했더니 고딩 푸린양이 뿌엥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이번 가족독서모임은 다 가졌다. 맛있는 음식, 재미난 책, 깔깔 웃음이랑 감동 담은 눈물까지. 23년도 마지막 가족독서모임은, 또 성공이다. 



24년 첫 가족독서모임은, 강릉에서 할 계획이다. 강원도 동계청소년올림픽 경기 응원하고, 바다 보이는 콘도에서 독서모임하기, 생각만 해도 설렌다. 독서모임 주제는 당연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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