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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reanerin Sep 30. 2015

한국의 모든 인사는...  세요~!

이번에는 말을 대충대충 하는 한국인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이 글을 한국 사람들이 읽으면 '응?' 약간 갸우뚱. 

현재 한국에 살고 있거나, 살아본 적이 있거나 몇 번 와본 적이 있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 분들이라면 1 0 0 퍼센트! 

공감할 만한 이야기입니다. 

가게나 음식점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지요. 그런데 이 인사말들을 위에 쓰여진 대로 또박 또박 정확하게 말한 것을 들은 적이 많았나요?


만약 "네"라고 대답하셨다면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분명히 한국인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외국인들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절대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저도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이런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이고요.

저도 한국 사람이니까 당연히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이 세 가지 인사를 가게나 식당에 있는 사람들이 상황에 맞게 말했고 저도 그렇게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 사람들에게 이 인사말들은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들에게는 이 말이 어떻게 들리냐고요? 

세 가지 인사 모두 하나로 들린다고 하더군요.  바로  

으세요~

한국에서 어느 상황이든 인사는 모두 “으세요~”라고 말한다고 하면서 덧붙이더군요. 한국 사람은 왜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충대충 하느냐고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억울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한 명도 아니고 여러 학생들로부터 같은 이야기를 듣고 저도 가게나 식당에서 신경 써서 인사를 들어보니까 실제로, 정말로 그렇게 대충 말하는 것 같더라고요. 

한국 사람들은 "으세요~"만 듣고도 ‘아, 인사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그러면 왜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요?


왜 "으세요~"란 말만 듣고도 한국 사람들은 그 말이 인사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건 바로 "으세요~"라는 말을 하는 그 상황에서 인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우리가 식사를 하러 음식점에 들어갈 때 "으세요~"만 듣고도 음식점으로 들어가는 중에 받은 인사니까 당연히 "안녕하세요." 또는 "어서 오세요."라고 들리는 것이고 우리가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으세요~"를 들으면 ‘손님이 나가니까 식당 종업원이 나한테 인사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녕히 가세요."로 들리는 거예요.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가 그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을 하지 않고 대충 대충 한 말도 그게 무슨 말인지 짐작해서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거예요. 

듣는 사람은 자신이 짐작했다는 것도 느끼지 못할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그렇게 들리니까요. 


서로가 같은 것을 보거나 서로가 알고 있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다시 말해 이야기하는 주제나 그 상황을 공유하고 있을 때 

말하기와 듣기 그리고 이해하기가 더 쉽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경험으로 잘 아실 것 같아요.

외국어를 배우고 나서 어느 정도 말하기와 듣기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도 외국어로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는 것, 외국어를 배워 보신 분들은 다들 공감하시지요? 


전화로는 말하는 사람의 현재 상황을 상대방과 공유할 수 없기 때문에 

얼굴을 마주하고 하는 대화보다 의사소통이 더 어려운 게 당연한 거지요. (영어로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분의 영어 실력 탓뿐만이 아니라는 것! ^^) 


한국 사람들이 일부러 귀찮아서 "으세요~"라고 대충 인사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안녕하", "어서 오", "안녕히 가"의 부분도 분명히 발음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해서 하는 인사다 보니까 너무 빨리 얘기해서 분명하게 들리지 않는 거겠지요?

한국 사람들은 실제로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이런 부분들을 한국어를 배우거나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느낀답니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것을 나만 알고 있다는 기쁨. 

꽤 괜찮은 느낌인데요, 그런 것들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또한 즐겁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한국어는 대화 상황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주시고요! ^^

아직도 이 이야기에 별로 공감이 되지 않으신다면 지금 바로!!

집 앞 슈퍼마켓이나 회사 근처 편의점에 들렀을 때 직원이 하는 인사를 한번 잘 들어보세요.^^


한국어 선생님 이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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