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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g Jan 31. 2023

[호찌민 한 달 살기]INFP의 체질개선1

한 달을 살기 위해 한 달을 준비하기

내 MBTI는 INFP이다. 딱히 무언가를 계획성 있게 실행하는데 영 재주가 없단 뜻이다. 그래서 늘 여행을 가면  "No plan, No stress"를 외치며 지갑과 팬티만 들고 가는, 그런 계획성이 가녀린 사람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식으로 덤비어선 안되었다. 가족끼리 해외여행은 많이 가봤지만 단독보호자로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에 가는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대충 놀다 오는 게 아니라, 살다 오는 것 아닌가. 그렇다. 나는 잠시 J형 인간의 패치가 필요하다.

일단 J형 인간의 패치가 부착되면 완벽추구 동반된다. 이왕 잘하기로 한 거면, 진짜 잘 해내고 싶은 거다.

서류준비, 그곳에서의 생활기반, 한 달 동안의 대략적인 일정을 꼼꼼하게 계획해서 준비해 보기로 했다. 내 안의 숨겨있던 J를 끓어올려~~



1) 여권준비
나와 딸은 만료기간이 충분했는데, 아들의 여권만료기간이 임박해 있었다. 역시 여행준비는 여권 만들기부터지. 조금 억울하기도 한건, 아들 여권을 5년 전에 만들었는데 그간 3년은 코로나로 쓸 일이 없다가 벌써 만료라네. 거의 백지나 다름없는 구여권아 안녕-

그나마 다행인 건 아이들은 여권갱신기간이 5년이라 새로 나온 전자여권을 만드는 게 비용적으로 아까웠는데, 구여권 소진을 위해 유효기간 4년 7월짜리 여권을 15,000원에 발급해 준다는 것이었다. 신여권이 뭐시 중헌디. 

이제 한국나이 11살. 벌써 3번째 여권을 만드는 아들은 그렇게 대한민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마지막 여권을 득템 하게 되었다.  


2) 학교 2주 조기 종업처리

 캠프의 일정이 12/18 ~ 1/6까지였다. 12월 말에 방학을 시작하는 아이들 학교는 어쩔 수 없이 2주간 결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드려 전후 사정을 설명드린 후 체험학습계획서 제출을 했다. 종업을 미리 해야 하는 셈이니 미리미리 사물함도 조금씩 비어왔고,  새 교과서 수령과 다음학년 반배정 등을 받아야 하는데, 그건 방학중에 한번 학교에 와서 처리하기로 했다. 2주 가는데 호들갑 떨어 죄송합니다.


3) 학원에 통보

학교는 2주였지만, 학원은 한 달이나 빠져야 하니 이역시도 선생님과 조율이 필요했다. 진도 문제도 있고, 학원비 문제도 있고.. 한 달을 홀딩하는 게 어렵다 하시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도 한 달을 기다려주신다 하셨다. 가기 전에 태권도 승급심사와 진급시험까지 미리 마무리 짓도록 일정을 맞췄다. 두세 달에 한 번씩 제주도 간답시고 2주씩 학원을 빠지던 아이들이라 선생님들은 이제 그려려니^^ 하시는 것 같다.


4) 핸드폰 정지 + 유심 구매

내가 대단히 바쁜 인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이라는 걸 하는 입장이라, 핸드폰을 어떻게 해갈지 좀 고민이 되었다. 로밍을 하기엔 기간이 너무 길고, 현지유심을 하면 내 번호가 안되니. 그래서 잔머리를 쓴 게 핸드폰을 두 개 가져가서 하나는 오래된 공기계에는 한국유심, 원래 쓰던 폰에는 현지번호 유심 각각 1개씩 넣었다. 한국 번호는 한 달이나 요금제 내고 안 쓰는 게 아까워서 한 달간 일시 정지를 시켰다. 정지하는 동안에도 전화/문자 수신은 30일간 가능하다 하여, 급한 연락만 받을 예정이었다. 현지에서 쓸 유심은 한국에서 30일 무제한 데이터로 사서 갔는데, 현지에서 사용이 안 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등록절차가 복잡해서 내가 놓친 것) 결국 현지 가서 새로 샀는데, 유심 같은 경우는 한국이나 현지에서 사는 게 별로 차이가 없으니 공항 내려서 사는 게 가장 안전한 것 같다. 개통여부도 바로 확인해 주고.


5) 비상약품 구매

외국 갈 때 여간 한 건 다 현지에서 사는 편이지만, 약 같은 경우는 꼭 사서 간다. 꼭 사람이 아프려거든, 병원 가기도 애매한 밤이나 주말에 아프다. 현지에서 약을 사려고 하도 어떤 증상이나 성분에 대해 비영어권사람들이 영어로 소통하는 데는 확실히 한계가 있다. 서로 파파고를 돌리고 있기엔..내몸이 너무 아픈걸..

그리고 호텔에서는 비상약을 제공하지 않는다. 실제로 붕타우에서 딸이 미열이 좀 있어서 호텔프런트에 해열제가 있냐고 물으니, 약은 줄 수 없고 의사를 연결해 준다고 해서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가족들이 자주 앓는 증상(우리아들 비염처럼), 여름나라에서 자주 나타날 수 있는 증상(설사, 피부질환 등등) 만큼은 미리 한국에서 약을 넉넉히 사갔다. 물론 거기서도 생각지 못한 결막염(수영장 물로 인한)과 피부질환이 생겨서 약을 더 사기도 했지만..

여하튼 약만큼은 넉넉히 챙겨가도 부족함이 없다.


6) grab/zalo 깔기

Grab:정말 현지에서 가장 많이 썼던 앱이다. 차가 없으니 수시로 남의 차를 얻어 타야 하지 않겠는가.

그랩을 미리 깔라고 한건, 신용카드 등록 때문이다. 카드등록 시 인증을 엄청해야 하는 우리 시스템상, 현지에서 버벅거리다가 안될 수도 있단다. 그래서 그랩 깔고, 카드 등록은 미리 마쳐놔야 한다. (카드등록방법은 네이버에 검색하면 자세히 나온다) 그래야 공항 내리자마자 바로 그랩을 부를 수 있다.


ZALO :여간한 한국 상점은 카톡으로 가능하지만 현지에서는 ZALO라는 앱을 많이 쓴다. 은근히 예약문화가 강한 나라라서 미리 예약을 요구하는데 주로 그럴 때 쓰는 앱이 ZALO였다. 나도 베트남에서 가서 필요하다 싶어 뒤늦게 깔았는데, 한국에서도 한국번호로 미리 가입할 수 있다고 하니 미리 깔고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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