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 읽어주는 남자 Sep 14. 2015

내 것이 되는 책 읽기

동시독서에 도전하자

책 한 권을 읽다보면 누구라도 모든 기억과 지식을 총 동원하게 됩니다.

해석이 달라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각자가 갖고 있는 선험적 경험과 지식의 잣대, 앎의 기울기에 따라서 저울질되기 때문입니다.


각자 생각의 기반이 다른 작가, 혹은 철학자, 혹은 전문가가 저술한 책들을 모두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사회, 정치, 역사, 종교, 과학, 문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세부사항까지 이 세상에 노출되어 있는 지식은 그 양이 너무도 방대하기 때문에 한 개인이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잘 이해할 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건 바로 독서의 양과 더불어 올바른 문장의 구조를 이해하는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장의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특정 단어 하나 하나의 의미만 알면 기본적인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독서의 양이 월등히 높은 사람의 경우는 문체의 흐름이나 전반적인 줄거리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이해를 할 것입니다. 

여기에 또 하나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20세기 프랑스의 지성 '장 폴 사르트르'



 

바로 배경지식입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독서를 하는 사람이 어떻게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우선은 제가 독서를 하는 방법을 알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장 폴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를 읽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그의 배경지식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전달되는 사상도 있지만 작가 개개인에 따라서는 책 한 권이 그의 평생을 얘기하기도 하고 시작 혹은 끝에 다다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암튼 배경지식을 습득하게 되면 그의 성장 배경과 사상, 그리고 저서의 목록을 접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관련해서 그의 사상이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를 알아봅니다.

바로 하이데거와 후설이 있습니다.

하이데거는 현상학, 해석학, 실존주의 학파입니다. 그는 수많은 과거의 인물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그중 가장 지대한 영향력을 준 사람을 꼽아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존재론’과 딜타이의 ‘생의 철학’등을 들 수가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저서인 ‘존재와 시간’이 있습니다. 후설은 하이데거에게도 영향을 미친 인물로 ‘현상학’을 주 저서로 볼 수 있겠습니다. 사르트르 본인과 관련해서는 소설 ‘구토’가 나오기 직전 저술한 ‘상상력’이라는 책을 참고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의 사상인 실존주의의 시작점인 쇠렌 키르케고르의 ‘실존철학’,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저자인 프리드리히 니체의 ‘신은 죽었다’. 또한 그의 평생의 반려자이자 그의 삶을 지켜보던 아내, 보부아르. 그 역시 작가로서의 삶을 살았는데 난해한 사르트르의 책들의 쉬운 버전이면서 모순을 풀어주기까지 한 프랑스 실존주의의 입문서 ‘애매함의 도덕에 관하여’, 여성주의적 실존주의를 다루고 있는 ‘제 2의 성’까지.

존재론, 생의 철학, 존재와 시간, 현상학, 상상력, 실존철학, 신은 죽었다, 애매함의 도덕에 관하여, 제 2의 성. 사르트르의 ‘구토’까지 합치면 총 10권에 달합니다.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의 안중근 의사



 

위의 10권의 책을 독서를 하게 되면 사르트르의 사상의 기원에서부터 추구하는 이론까지 모든 것을 섭렵할 수 있으며, 프랑스의 철학의 전개와 더불어 당시 프랑스의 시대적 배경의 모습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이후의 미래까지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독서야 말로 실질적인 앎의 진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가 읽은 책이 10년 후, 20년 후 기억의 편린으로 자리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고의 전개를 통한 앎의 깊이가 있어야 합니다. 


◎ 내 것이 되기 위한 독서 


사람들이 책을 삽니다. 그 책은 산 사람의 소유임은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책은 온전히 그 사람의 것이라 볼 수 없습니다.적어도 그 책이 갖고 있는 것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전 까지는 말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첫 번째, 배경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그 배경지식을 통해서 알게 된 내용을 바탕으로 리딩맵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작업은 훗날 모든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면서 사상의 맵, 작가의 맵으로 발전해서 내 독서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또한 앞으로 어떤 식으로의 독서 전개가 필요한지도 보여주게 됩니다.

세 번째로는 기록을 해야 합니다. 한 줄이어도 좋습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점 혹은 아쉬웠던 부분, 좋았던 부분, 기억하고 싶은 문구 등을 꼭 적어놓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Map의 예시



 

이러한 독서는 분명 여러분들에게 무언가를 남겨줄 것입니다. 모를 일이지요. 이런 습관들이 계기가 되어서 평론가가 될 수도, 늦은 나이에 에릭 호퍼처럼 철학자가 될 수도 있을 지도요.

이런 저런 이유를 떠나서 중요한 것은 내 기억에 어느 한 Blank를 채워주고 그것은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서 독서의 중요함과 즐거움을 알아가게 해 줄 것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제가 만들어온 도서 목록과 리딩맵, 思索노트가 있습니다.  

저란 사람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임이 분명하지만 더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일기를 쓰시는 분들이 계신가요?

일기는 경험과 지혜를 축적하는 소중한 수단입니다.

독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소중한 깨달음이라고 해도 기록해두지 않으면 언젠가는 소멸하고 맙니다.

여러분들 서재에 꽂혀 있는 책이 온전히 여러분의 것이 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이전 02화 책 읽어주는 남자의 '인문학을 시작하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