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달라지는 습관
2021년에 시작한 신문 읽기 습관을 약 1년째 지속하고 있다. 처음엔 신문을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또 자주 까먹기 때문에 아침 습관으로 만들었다. 처음부터 저녁에 하는 식으로 습관을 들였다면 미루는 날이 훨씬 많았을 것 같다.
요즘은 신문을 저녁에 읽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굳이 아침에 하지 않아도 까먹지 않는 습관이 된 덕이 가장 크다. 신문을 읽는 여러 방식 중 나는 종이 신문의 pdf 버전을 컴퓨터로 읽는 방법을 선호한다. 해외에 거주중이라 종이 신문을 구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능한 큰 화면으로 읽고 싶어 컴퓨터를 이용하는데, 아침 일찍부터 컴퓨터를 사용하는 게 마음에 걸리긴 했다. 가능하면 전자 기기를 늦게 사용하고 싶어서 아침에 읽는 책도 종이책으로 골라 읽던 시절의 이야기다.
신문을 읽고 나면 기운이 빠지는 것도 뉴스를 아침에 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뉴스에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얘기보다는 폭력과 반목이 난무하는 얘기가 많다. 좋은 얘기보다는 아프고 괴로운 얘기가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한다. 아침의 기분이 하루를 좌우하는 나이기에 아침에 무엇을 보고 듣는지가 중요하다. 어차피 당장 일어나자마자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소식이 있는 것도 아닌 데다 신문 읽기가 습관이 들어 저녁 시간으로 바뀌어도 충분히 지속할 수 있다.
신문과 뉴스레터를 읽고 나면 그 중 인상 깊은 이야기나 큰 사건을 노트에 적어둔다. 일기에는 내가 겪은 개인적인 이야기와, 사회적 혹은 국가 차원의 큰 사건이 한데 담긴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작더라도 의미가 사소하지 않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끊임 없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기에 중요한 이야기의 타임라인을 정리하는 기분으로 적는다.
한참 시간이 지난 다음에 어느 시점을 되돌아볼 때, 내가 선별한 이야기들이 담긴 노트를 읽다 보면 그 시절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알아차릴 수 있다. 시대를 짚어내기 위해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공부를 위해서…. 뉴스를 보고 기록하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테고 나 역시 기록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일을 할 땐 그 일이 만들어낼 대단한 결과보다는 매일의 재미 정도만 바라보며 한다. 대단해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하루를 잘 보낸다는 정도의 목표를 이루는 데 마음을 두고 살면, 매일 찾아오는 작은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