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불편하면 웃을까

59

by 조녹아





불편한 상황에서 웃음이 나는 사람을 아시나요? 그게 바로 저입니다. 웃지 않을만한 상황에 웃음이 나버려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었죠. 웃음으로 무마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긴장성 웃음 등으로 부르기도 하던데요.


공포영화를 보며 웃음이 터진 저를 보고 친구가 이상하다고 놀릴 때 처음 자각했습니다. 그 후 회사에서 꾸중을 들을 때도 웃음이 나와서 더 크게 혼이 난 적도 있고, 처음 보는 사람이 있는 어색한 자리는 물론이고, 심지어 조문을 드리러 갔을 때 친구의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또 그 웃음이 올라오지 뭐에요. 하지만 저도 따라 울고 있었습니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는데 입에서는 웃음이 튀어 나오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는 제 웃음을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지한 상황에서는 입을 꽉 다물고, 손으로 입을 가리며, 심지어 혀를 깨물어서라도 웃음을 참으려 노력했어요. 하지만 이 웃음은 의지로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재채기처럼, 딸꾹질처럼 갑자기 튀어나왔어요. 이런 제 자신이 너무 이상해서 홀로 심각한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이것이 저만의 기이한 버릇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었고, 우리의 뇌가 극심한 스트레스나 당황스러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보이는 자연스러운 방어기제라는 것이라 알려주더군요.


지금도 여전히 이런 웃음이 나옵니다. 완전히 없앨 수도, 완벽하게 통제할 수도 없어요. 하지만 예전처럼 자책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화가 나면 얼굴이 빨개지고, 누군가는 슬프면 목소리가 떨리고, 저는 어색하거나 당황하면 웃음이 나오는 것일 뿐이에요. 우리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할 필요는 없잖아요.


이론을 안다고 해서 실제 상황이 쉬워지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어색한 순간들은 찾아오고, 제 웃음도 예고 없이 터져 나와요. 만약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는 분이 계시다면,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이 이상한 게 아니라,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혹시 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그 웃음 뒤에 숨은 당황함과 긴장을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니까요.

keyword
이전 28화이사 준비생의 조건 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