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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마주친 동료의 굳어진 표정, 인사를 해도 받지 않는 태도, 쾅쾅 두들기는 키보드 소리, 복도에서 스쳐 지나가며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 퉁명스럽게 던지는 말투. 이 모든 것들이 그들의 '오늘 기분'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마치 자신의 내면 상태를 투명한 유리창처럼 세상에 전시하며,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양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죠.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예민해." "스트레스받아서 그래." "나 원래 이런 성격이야." 이런 말들로 자신의 무례함을 포장하려 하지만, 과연 누가 그들의 기분을 궁금해했을까요? 아침 커피가 쓴 맛이었는지, 지하철이 지연되었는지, 상사에게 혼났는지.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그 어떤 것도 알고 싶지가 않습니다.
직장은 감정의 전시장이 아니죠. 우리는 각자의 사정을 안고 살아갑니다. 누구나 힘든 일이 있고,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아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기분을 타인에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개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동료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자신의 내적 상태가 타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경계를 유지합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중심적 사고입니다. 마치 자신만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자신만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고, 그들은 자신의 기분을 관리하는 것이 성인의 기본 소양이라는 점을 간과합니다. 기분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본인들은 모르겠죠.
게다가 이들은 자신의 기분을 타인이 이해해 주기를 은근히 기대합니다. 자신이 왜 예민한지, 왜 불쾌한지를 상대방이 알아차려주기를 바라죠. 하지만 타인의 기분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상호적이어야 하고요. 그런 점에서 저는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가도 사라집니다.
진정한 성숙함은 자신의 감정 상태와 외적 행동 사이에 완충지대를 두는 것입니다.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고, 개인적인 문제가 업무나 인간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감정을 억압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적절한 사람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는 것은 건강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무차별적으로 자신의 기분을 주변 사람들에게 투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는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의 부재를 보여줍니다. 내가 힘들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힘들게 만들 권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이 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내 기분이 나쁜 날에도, 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순간에도,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무기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내 감정의 책임은 온전히 나에게 있으며, 그것을 관리하고 조절하는 것 또한 나의 몫이라고 되뇔 것입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순간, 우리는 성인이 아닌 아이가 됩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사회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적 성숙함이죠. 그것이야말로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일할 수 있는 기반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