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라는 이름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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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녹아




저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모르는 영역에 발을 내딛는 것도 즐기지만 동시에 포기도 빠른 사람이죠. 어떤 사람들은 이를 일관성 없음이나 의지 부족으로 볼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것이 오히려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사람들을 한 우물을 깊게 파는 사람과, 여러 우물을 시도해 보며 가장 맞는 것을 찾는 사람, 이 두 종류로 나누어봤을 때 전자가 전문성과 깊이를 추구한다면, 후자는 넓이와 다양성을 추구하죠. 둘 다 나름의 가치가 있지만, 우리 사회는 '한 번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한다'는 말을 수없이 하며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포기는 나쁜 것이고, 끈기는 미덕이라고. 유독 전자만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다니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을 끝까지 붙잡고 있는 것이 정말 미덕일까? 저는 빠르게 포기하고 다른 것을 찾아 나서는 것, 그것 또한 용기라고 봅니다. 때로는 포기야말로 가장 현명한 선택일지도 몰라요.


포기에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어려움 앞에서 무릎 꿇는 나약한 포기이고, 다른 하나는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전략적 포기입니다. 저는 후자를 추구합니다. 충분히 시도해 보고, 내 역량과 상황을 냉정히 판단한 후에 필요하다면 빠르게 포기를 해요.


단순히 힘들다고, 재미없다고 포기하는 것은 도피에 가깝죠. 진정한 포기는 충분한 시도와 깊은 성찰을 거친 후에 이뤄져야 합니다. 내가 이 일을 정말 원하는지, 내 능력과 성향에 맞는지, 계속 붙잡고 있는 것이 나와 주변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차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기 후에 반드시 다음 도전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포기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발판이 되어야만 포기가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저는 지금까지 여러 번 포기해 왔고, 그때마다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맞지 않는 옷을 벗어던지고 나에게 딱 맞는 옷을 찾아가는 여정. 물론 때로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끝까지 하는 것도 용기지만, 때로는 멈출 줄 아는 것이 더 큰 용기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이 진정 나를 위한 것인지, 나다운 것인지를 끊임없이 물어보는 것이죠. 그리고 그 답에 따라 과감히 행동하는 것. 그것이 바로 포기라는 이름의 용기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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