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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신 Sep 04. 2022

1. 증상의 발현

프롤로그





‘그 녀석’을 인지하고 느꼈던 때가 5월이었던가.

그전까지는 본래가 변덕이 심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격의 내가 지금까지 지내온 날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그런 일들의 연속이라 여겼다.


나는 나조차도 기분을 맞춰주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다며 2만 보씩 걸으면서도 우왕 날씨도 좋고 짱 행복하다 헤헤 즐거워ㅎㅎ. 하다가, 다음 날이 되면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의미 없다 인생에 낙이 없어. 하고 하루 종일 누워있거나 혹은 얼빠진 채로 다니다가, 하루는 이유 없이 화가 나서 다 부숴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 무렵 나는 한동안 무기력함의 최고조를 달리고 있었고, 어느 날 갑자기 불안감을 동반한 과호흡 증상을 겪었다.


혼자 있을 때만 증상은 발현되었는데, 별안간 속이 답답해지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차고 눈앞이 뿌예져 머리가 어질 해졌다. 그럴 때마다 손을 가슴에 올리고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진정하고자 했지만 문제는 일할 때만 나타났던 증상이 더 자주, 더 많은 곳에서도 불쑥불쑥 찾아와 여간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길을 가다가도, 지하철을 기다리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기 전에도 그 녀석은 자꾸만 날 찾아와 괴롭혔다.


그 녀석은 점차 수면장애나 건망증 같은 친구들을 데려와 더욱 날 못살게 굴었고, 난 내가 왜 이런 일을 겪는지, 어찌해야 할지 방법도 몰라서 그저 허우적댔다.


지금부터는 무기력함에 잠식당해 죽지 못해 살던 날들을 극복하기 위해 행했던 내 나름대로의 작전들을 펼쳐 보이려 한다. 그리 대단한 것도 특별할 것도 없지만 나는 말했다 '내 나름대로'의 작전이라고.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한 것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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