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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명운 Oct 13. 2018

3. 기다림

  아이는 아직 풍로와 성냥불을 다루지 못한다. 아침 밥상 그대로에, 아랫목 이불 밑에서 밥그릇만 꺼내 올려 동생과 점심을 먹고 나면 남은 시간은 여전히 기다림의 연속이다. 밖에서 놀기도 하고 동생과 다투기도 하지만,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아이의 시계는 엄마 아빠가 오는 시간만을 재촉한다. 매일 잔업에 야근을 하는 엄마 아빠가 일찍 와서 함께 저녁을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엄마는 출근 전에, 아이에게 기다리지 말고 외할머니 댁에서 저녁을 먹으라고 다짐하지만.. 아이는 기다리다 기다리다, 해가 완전히 지고 골목길에 가로등이 켜질 때쯤에야 졸고 있는 동생을 일으켜 외할머니 댁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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