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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회색인 2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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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명운 Sep 26. 2015

슬픈 추석

밤 9시 50분,

내일이 추석 연휴의 시작인데

이제야 일을 끝내고 시계를 본다


전날

새벽까지 일하고

두 시간밖에 못 자서 풀린 다리가

이제,

집으로 가자 한다


공장 바닥,

상여금을 대신 하는

거래처 돌리고 남은 선물세트 하나.


집으로 가는 길,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의 비명들..


하나도 풍요롭지 않은,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

월급마저 반밖에 못 받은,

그마저도 부러워 숨고 싶다는..

양손 가벼운 사람들의 이야기


저녁도 못 먹고 집으로 가는

빈 속 보다 허전한,

미안하고 부담스런

아내의 기다림


더도말고 덜도말고

올해보단 낫겠지, 라는 믿음으로 지나온

희망뿐이었던 한 해. 한 해..


하나도 기쁘지 않은,

하늘의 보름달 한번 쳐다보기에도 지친,

그럼에도 웃어야 하는

슬.

픈.

추.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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