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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슬펐던 이유

그들이 나에게 들려주던 이야기

by 복덩이

오래 쉬었다. 그러다 사람들이 만나고 싶었다.

대게 내가 맺었던 대인관계들은 비지니스로 만났지만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아니면, 나의 사고체계에서는 돈이나 비지니스로 맺어지는 관계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남편이 고생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철없는 나를 만나서. 편하게 어른들 말로는 포시럽게 지내서 그렇다고 하는데, 애초에 처음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했을 때부터 길거리에서 손잡고 다니는 거 그거 하나면 충분했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생활력도 좋았던 것도 맞다.


지금은 둘다 그런 낭만은 잊을 만큼 깎이고 퇴색되어버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처음을 기억하고 되새긴다. 말에 가시가 있어 아플 때도 많지만 청년이 조금의 낭만이라도 가진 채로 누구보다 행복하기를 바라는데 삶의 대부분의 날은 시궁창이고 간간히 동화 속 세상이다.


한동안 슬펐던 이유는, 내가 내 고집만 생각했나라는 자기반성. 그리고 내가 쓰는 글처럼, 내가 마주치고 만났던 이들이 나에게 들려준 낭만과 꿈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나의 말투처럼, 나에게 흘려보내던 색색깔의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을 사랑했다. 진심으로. 그리고 때때로 어떤 흔적들에게서 그 이야기들이 묻어나서, 나에게 들려주던 한명 한명의 꿈이 기억나서 그래서 슬펐다. 내가 의사소통에 서툴러서 아님, 고집으로 남편을 힘들게 한 것처럼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착각이나 오해한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나를 스쳐지나간 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잘 지내기를. 바람에 실려보내던 유머와, 꿈, 욕심, 현실 뭐 그런 것들.


그들이 들려주던 하나하나의 이야기들. 그런것들이 슬펐다.

고집과 마음은 안 그런데 욱해서 심하게 말하는 건 앞으로도 예쁘게 하도록 연습 많이 해야겠다.


운동하고, 잘 챙겨먹고, 많이 웃기.

스트레칭하기.

책 읽고, 이야기하고, 이야기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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