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은 나중에 정하지 뭐.
삶의 처음과 끝을 지켜본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아침에 일어나는게 시시해졌다. 밤이 오길 기다렸다. 불끄고 처방해준 약을 먹고 숙제를 끝낸 오늘이 지났음에 안도했다. 나이 들었다. 늙어간다 뭐 이런 생각이 서글픔으로 다가오는 시기가 있다면 아예 예상이 안되는 시기도 있다.
난 고여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서서히 마르거나 진부하며 진득한 냄새를 풍기며 보존되는. 너무 불편하거나 우울한 이야기는 처음 한 두번은 지나가면서 당길때가 있지만 매번 먹고 싶은 부류의 것은 아니다. 그러니 적당히 불편하지만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이야기가 맛있다.
그러나 어쩐다냐. 이제 하루가 나에게 숙제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3주전부터 갑자기 발이 아파 복직도 또 미뤄야 할 판이다. 그렇게 난 거실식탁에 홀로 또 고여있다.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어떤 할머니가 되야지하고 용기백배이던 시절은 갔고 이제 무사히 그 자리에 안착하는 것이 목표다.
누군가 그렇게 선택으로 마무리했더라도.
난 할머니가 되야한다. 되고 싶다.
온전히, 오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