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꿈을 꾼다

by 명하

얼마 전에는 아이와 길을 가고 있었는데, 저 앞에 횡단보도에 파란 불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 보였다.


그냥 다음 것으로 가도 되는데 꼭 깜빡이는 파란 불만 보면 빨리 건너가고 싶다. 그래서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우리 뛰자!”


우리는 횡단보도를 달렸다.


그때 내가 잡고 있는 따듯하고 약간 땀이 밴 손의 감촉, 바로 어깨 옆에서 달리느라 느껴지는 가쁜 숨소리, 잘 달려오나 살짝 옆을 보니 웃으면서 뛰고 있는 너의 모습, 그런 것들이 느껴졌다.


이렇게나 달리는 것은 쉬운데, 그동안에는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너무 기분 좋고 상쾌해! 나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 과정이 너무 생생했다.


얼마 전에 꾼 꿈이다. 우리는 가끔씩 힘들 때 이런 꿈을 꾼다. 깼을 땐 슬프지만, 그 기쁨의 여운으로 한번 더 견딘다.





그런데 나는 궁금한 게 있다. 우리 아이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이따금씩 자다가 서럽게 울며 깬다.


그러면 궁금해진다. 무슨 꿈을 꾸었어? 좋아하는 망고를 다 먹지 못하는 꿈을 꿨니? 애착하는 장난감을 떨어뜨리고 다시 줍지 못하는 꿈을 꿨어? 아니면 꿈에서도 재활치료를 받느라, 싫다고 몇 번이고 표현했는데도 관절 스트레칭을 당하고 있었니?


아이가 꾸는 꿈을 볼 수 있다면 너무 신기할 것 같다. 마치 영사기를 튼 것처럼 말이다.


그 꿈에는 언어도 필요 없고,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만 있으며,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게 이뤄질 텐데. 우리 아이에게 딱 맞춤인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엿볼 수 있을 텐데.


이따금씩 자다가 해실해실 웃는다. 무슨 꿈을 꾸었어? 엄마 아빠랑 같이 뛰는 꿈을 꿨니? 우리 같은 꿈을 꾸었어?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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