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순도순 이의 사촌동생이 태어난 날이야. 21일에 태어나야 하는데 3일이나 일찍 태어났단다. 세상에 나와서 사촌 언니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을 잘 간직하지 못하고 밖으로 빨리 나온걸까? 우리 오순이는 동생이 생겨서 좋겠네? 한 편으로는 우리 오순이가 벌써 언니가 됐다니 아빠도 가슴 한편이 뭉클하구나.
이렇게 21일 오전을 시작해서 서울에서 할머니의 49재날인 법인절인 너희와 보냈단다. 너희들이 왔다리 갔다리 하긴 했지만 할머니의 무사 천도길을 위해 향을 하나씩 피우고, 절을 두 번이나 하는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대견했단다.
오늘은 티니핑 영화가 끝난다고 소식을 들어 너네를 데리고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단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영화비가 약 6만 원이라 아직 어린 너희를 데리고 가는데 이 정도 가치를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단다. 또 가면 저녁 시간이 어중간해서 100% 너네는 거기서 배가 고프다고 하겠지. 하지만, 할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시고 느낀 것 중의 하나가 주어진 시간에 가족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하는 시간만큼은 오롯이 집중해서 값진 시간으로 가슴속에 넣어야 하겠다는 것이었어.
그래서 아빠 2장, 엄마 2 장해서 우리는 ㅇㅇ로 가서 처음으로 너네와 영화관에 가서 팝콘도 먹어보고, 제로 콜라도 먹어봤단다(너네 팝콘을 신들린 것처럼 먹더라... 몸에 좋은 건 아니라 아직 안 먹이긴 했는데 미안).
"팝콘 계속 줘"하는 모습이라니 ㅎㅎ
마지막으로 난생처음 파자마 파티를 하기 위해 산 여름 잠옷을 입고 날아갈 듯이 좋아하는 너네 모습으로 보니 오늘 하루종일 너네와 함께 하면서 몸속 곳곳에 쌓인 피로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더구나. 이쁜 잠옷을 사줬더니 양치도 잘하고, 속옷도 스스로 입고 잠옷 입고 미소를 가득 머금고 360도를 빙그르르 경쟁하면서 도는 너희 모습을 보고 있으니 너무 행복했단다.
우리 아기 부처님들 아빠가 중간중간 뭐라 한 부분은 미안해. 아빠도 이번주에 아파서 힘들어서 그랬을 거야. 이해해 줘! ♥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