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끝까지 해볼게
글을 주에 한 번이라도 써서 내가 너네와 함께 했던 것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그걸 유산으로 남겨주자라는 소소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돈도 중요한 유산이지만, 너네가 아빠는 어떤 사람이었지? 나는 어떻게 컸지? 난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키워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 때면 이것만큼 소중한 유산이 있을까 하네.
할머니도 너네를 키우고 아빠 엄마와 같이 생활하시면서 수첩에 어떤 이벤트가 있거나, 꼭 기록해야겠다는 내용이 있으면 작은 수첩에 기록을 해놓으셨더구나. 할머니는 나한테 물려주려고 기록하신 건 아니고 본인의 일기이셔서 아빠는 아직 그걸 자세히 보진 못했단다. 왠지 할머니만의 비밀도 있을 것 같고 그걸 내가 안 봤음 하실 것 같아서...
주에 한 번 짤막한 글은 쓸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생각만큼 안되는구나.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 왔는데 너네가 밥을 안 먹었으면 밥 먹이고(1시간), 샤워 안 했으면 샤워시키고 머리 말리고(40분) 그러고 나면 한 8시 30분에서 9시 정도 된단다.
너네가 아침에 밥을 못 먹고 가서 그런지 유치원 생활이 피곤해서 그런지 집에 오자마자 잠이라도 들 때면 잠을 청하게 놔뒀다가 7시나 8시쯤 기다렸다가 밥을 먹이고 그러면 9시가 좀 넘어서 양치 및 샤워가 끝난다.
나도 나이가 40이 넘어가니 체력 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 집 앞 헬스장에 등록했단다. 통상 너네 샤워를 마치면 가는데, 단 20~30분이라도 빡세게 하기 위해 간단다. 운동은 뭐랄까... 40 이전에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옵션이었는데 지금은 밥 먹는 것처럼 안 하면 안 될 거 같은 중요한 일로 다가왔다. 예전에는 멋있게 보이기 위해 근력운동을 했는데 지금은 너네와 더 오랜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한단다. 아빠는 팀장을 하고 있는데 요즘 스트레스가 점점 많아지는구나. 이 스트레스를 떨쳐버리고 우리 가족에게 항상 웃기 위해서도 숨이 헐떡헐떡 할 때까지 운동을 할게!!!
참고로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데 1만 시간을 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야. 매일 30분씩 운동하면 1주일이면 210분, 1 달이면 840분. 그러면 14시간. 1년이면 168시간... 10년이면 1680시간 50년이면 8400시간... 전문가는 못되더라도 체력유지는 되겠지?(하하)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나면 10시가 훌쩍 넘어간단다. 그러고 앉아서 글을 쓰려고 하면 피곤하기도 하고, 너네가 아빠랑 같이 자고 싶다고 해서 같이 눕기도 하고, 그렇지 않아서 글을 쓰려고 하면 소재거리가 딱 떠오르지도 않고... 회사 오며 가며, 일하며 너네들 생각을 하면서 떠오르는 내용을 메모해 놓고 조금 적어놔야 하는데 요즘은 아빠가 회사일에 집안일에 생각이 많아서 여러 생각들이 잘 정돈되지 않고 흩어지는구나.
결론
오순도순아 매주 연재를 하진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주, 한 달에 한 번 할지라도 너네와의 글을 적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