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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30. 2024

6월의 끝, 나에게 물어야 할 질문

이른 아침, 무심코 달력을 보니 6월 30일. 6월은 31일이 없으니 오늘이 6월의 마지막 날이다. 2024년도 상반기가 다 간 날이기도 하다. 예전 같으면 시간이 참 빠르다거나, 그동안 뭘 했지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겠지만, 오늘은 그저 무덤덤했다.


시간을 잘 보내서라기보다는 감각이 무뎌진 것이다. 그냥 한 달이 또 지나갔나 보다 하는 생각뿐이었다. 세상과 시간의 흐름에 무뎌지는 것,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의미이고,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이다.

브런치에 몇 년 전 이 무렵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읽고 쓴 감상문이었다. 다시 읽어보니 새롭게 다가온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감성과 순수함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을 생각하니 감성으로 충만했던 예전의 자신에게 돌아갈 수 없다. 나이가 들면 사랑하기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그때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때와 지금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간 지금, 6월의 마지막 날이 가기 전에 나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다.


평생 보모로 일하면서 틈틈이 뉴욕 등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던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1926 - 2009), 그녀의 사진집을 보면서 그녀의 삶에 대해 생각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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