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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스토리가드닝 모음집]

자유주제④ - "날 힘들게 하는 것들 세 가지(3편)"

위 모음집은 필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하는 6명의 사회복지사들이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참여한 챌린지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4가지 주제와 관련하여 주1회 올린 글들을 2~3편씩 나눠 올릴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피드백이 저희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복지단상] - 복지현장에서 종사자로서 느낀 개인적 성찰 혹은 경험담 공유 
[복지이슈] - 최근 거론되고 있는 복지계 이슈와 관련한 자유로운 생각나눔
[복지수다] - '만약에 OOO이었다면?'라는 식으로 역발상 형태로 가정
 [자유주제] - 사회복지 외 다른 주제 선택 

[필명: 아무개김씨(사회복지 oo년차)]


첫번째는 무거운 가방이요. 읽고 싶은 마음이 지나친 나머지 가방에 들어가는 책의 무게로 인하여 무릎까지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근데 고쳐지지 않네요. 


두번째는 정리정돈을 못하는 것입니다. 청소는 자주 하는데 정리정돈을 못하니 티도 안나고 늘 어지러진 상태로 보입니다. 같이 사는 가족들에게 미안할 정도로요.


세번째는 약속에 없었던, 예기치 않은 행동까지 수반해야 하는 상황들이 절 힘들게 만듭니다.


[필명: 파랑이(사회복지 25년차)]


첫번째, "실천하는 능력의 부재"다. 무엇인가 해야하는 마음은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힘이 약하고 의지가 약하여 늘 뒷심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쉽게 후회를 하는 일이 생기고, 망설이게 된다. 생각만 하다보니 놓지는 일들도 많이 생긴다.


두번째, 가족들에게 잘해주지 못하는 미안함이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으로 가족들도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  남편그리고 아이들이 엄마와 아내를 챙겨주고 이해해주는 것에 감사함이 크다. 그러나 나는 내 일과가 바쁘고 분주한 나머지 가족들을 잘 챙기지 못한다. 집안을 정리하는 것도 소홀히하고 또 맛있는 식사준비도 자주 해주지 못하는 '나'를 되돌아 보면 미안함이 많다. 근데 바뀌어지지 않는다.


세번째, 고집과 욕심이다. 보기에 온화해보인다, 주변에서 종종 말한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주장 또한 강한 편이다. 고집이 세지 않다고 하면 옆지기는 웃는다. 엄청난 고집으로 점점 심술이 붙어 있다며 놀린다. 


맞다. 나는 하고 싶은것도, 생각한 것들이 어느정도 인정 되어야 진행 및 동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일을 할 때는 더욱. 요즘은 내 생각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기다려주려 한다. 내려놓으려 노력하는데 쉽지는 않다.



[필명: 프니(사회복지 5년차)]


첫 번째 일을 미루는 습관이다. 지금도 챌린지를 제 때 하지 않고 데드라인에 맞춰하는 것처럼, 나에게 주어진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나마 데드라인이 있는 일은 어쨌든 하기라도 하니 다행이지. 예를 들어 집안 정리 같이 데드라인이 없는 일은 몇 년째 미루고 있는지 모르겠다.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계속 생각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내 모습이 싫다
(새해에는 이 미루는 습관을 좀 없애고 싶다, 제발!).


두 번째는 사람들과의 대화이다. 특히 전화로 하는 대화를 힘들어한다. 20대때, 대학 졸업 후에 취업 준비를 할 때 잠시 고객센터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난 우리말의 위대함을 느꼈다. 정말이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매우 창의적인 욕들을 얼마나 먹었는지, 그 이후로 전화를 두려워하게 됐다.


그러다 작년, 시각장애인 대체자료를 제작하던 팀에서 활동지원사업을 하는 팀으로 이동하게 됐을 때, 가장 두려웠던 것이 바로 전화였다. 
아무래도 활동지원사업을 하는 팀은 전화 응대 업무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할테니까. 막상 업무를 해보니 이미 우리에게 등록된 이용자 또는 활동지원사와 통화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회복지 사업 중 매뉴얼대로 업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여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던 것처럼 두려워할일 없이 잘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오히려 원래 갖고 있던 콜포비아도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는 조선생님
과 같은데, 살이다. 
원래도 아담한 체형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살이 너무 많이 쪄버렸다. 30대 초반에 다이어트를 제대로 하여 살을 많이 뺀 경험이 있었다. 사진을 찍으면 20대때 보다 탄탄한 체형에. 찍는 재미가 상당했다. 지금은 찍히는 게 너무도 싫다.


그리고 감량 경험이 독이 된다고 느끼는 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합리화하는 것이다. ‘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으니까 오늘은 먹고 싶은 만큼 다 먹을 거야!’라며. 비례하여 살은 점점 더 찌고 몸 또한 같이 둔해지니 첫번째에 썼던 것처럼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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