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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유나 Sep 16. 2023

영국 인생 전환이 되기까지

feat. 연국의내일

중학생 시절까지 거슬러올라가면, 나는 벌써 20년 가까이 이과 공부만 하는 중이다. 대학을 진학할 때나 대학원전공을 바꿀 때처럼 나름대로 변화는 있었지만 STEM 분야 안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길, 주변의 다른 학문 분야 전공자 분들에게 늘 호기심이 있는 편이고 ... 사진작가 활동을 하다 영국 유학을 와서 석사 과정을 마친 연국님의 채널을 한창 재밌게 봤다. 나는 센마 학교 자체도 처음 접했던 만큼 예술 전공자의 실습 과정, 작품 구성과 전시 내용 등을 덕분에 알 수 있어서 좋다. 그러다 연국님께서 유학 끝에 느낀 점을 정리해 올려주신 영상에 무척 공감하고 쓰는 글이다.




30대 유학이라서, 나도 처음 영국에 올 때 당장의 삶이 부족하지 않을만큼의 통장 잔고가 있었다.

https://brunch.co.kr/@yourmoments/65


그런데 더 이상 고정 수입이 없고 언제 경제 활동을 다시 시작할 지 모른다는 불확실한 상황으로 지내는 처지가 된 압박감이 상당히 컸다. 오늘 장바구니에서 20p, 30p를 망설이게 되고 500원, 천원을 아끼려 다른 슈퍼마켓을 기꺼이 가게 된다. 졸업 후 정식으로 풀타임 잡을 구하고 생활이 나아지고 난 뒤에도 돈 걱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에서 모은 돈을 더 이상 쓰지 않고 영국에서 버는 파운드로만 살아가는 경제적 독립을 했는데도 말이다. 유학 생활을 100% 지원해 줄 장학금이 아닌 이상 (연국님 말씀처럼)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내 일상 전반적으로 받는다.



유학 오기 전 한국에서 어느 정도 회사 경력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도, 영국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려 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훨씬 바닥부터 오래 머물러야 했고 이전의 경력 단계 회복을 아직 못했다. 모든 속도가 느려지는 데는 언어 장벽이 있기 때문이고 문화 차이가 있는데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위 일 머리라고 하는, 한국에서 경력으로 쌓은 내공이 영국 사회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데 직접적으로 매겨지는 연봉 단계 절차들에 다소 못 미칠 때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가 한 일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은 본인에게 절망스럽기도 하지만 결국은 이것 또한 내가 선택한 길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지내다 가끔 만나고 건너듣는 다른 한국인 유학생들에게 크게 다른 상황을 찾지 못하면 너도 그렇구나 하는 위안을 받기도 하고 그 모습이 슬프기도 했던 것 같다. 앞서가는 누군가는 더 이상 나와 같은 그룹이 아닌 것 같고 나와 같은 뿌리에서 나온 이들은 모두가 뒤떨어져 못하는 상황에 위로가 되는 날들의 연속이다. 인생 전환이 되는 길은 아무렇게나 오지 않았고, 나는 결국 자신의 전환 길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교훈을 영국에 와서 유학하며 얻었다.




... to be continued.

글과 사진 ©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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