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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여행가 Nov 27. 2023

나는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

욕망노트 04 


'나는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 라니? 

이제 겨우 욕망 3개를 찾고 나서 욕망을 다 찾았다는 건가? 

바라는 것들의 집합체가 될 욕망노트를 쓰고 있는 분이 할 말은 아니지 않은가? 


욕망노트를 시작한 이유는 내가 바라는 것들을 명확하게 해서, 내가 가고자 하는 그 모습을 더 생생하게 그리기 위해서였다. 내가 욕망하는 것은 이미 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로 욕망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욕망노트를 쓰면서, 어느새 바라는 내 모습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나는 다음 달에 치앙마이로 가족들과 한달살이를 떠난다. 내가 그렇게 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5년 근속마다 나오는 2주 휴가와 연차를 합쳐서 한 달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실제로 이렇게 한 달씩 휴가를 쓸 용기를 가진 사람은 회사에 없었다. 적어도 우리 팀(40명) 가운데서는 내가 최초다. 어떻게 한 달을 휴가를 갈 수 있냐고 만나는 사람마다 다 놀랜다. 돌이켜보면, 남편이 올해 마침 이직을 하면서, 한 달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것도, 내가 올해 실적이 좋아서 팀장의 승인을 쉽게 받은 것도, 우리 가족이 모두 별 탈없이 건강하니 또 이렇게 갈 수 있는 것도 다 기적 같은 일이다. 이 중에 하나라도 어긋났으면 갈 수 없었던 건데, 내가 이것들을 다 계획하고 애를 썼다면 이렇게 됐을까? 나는 2주 휴가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이걸 욕망했고, 당연히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우리가 호박씨를 땅에 심으면, 당연히 호박이 나올 거라고 믿는다. 호박씨를 심으면서 '가지가 나오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호박씨를 심어놓고 나서 계속 호박이 나올 수 있도록 애를 쓰지도 않는다. 그냥 매일매일 줘야 할 만큼의 물을 줄 뿐이다. 호박씨가 왜 안 나오냐고 땅을 중간에 파서도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호박씨를 빨리 나오게 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호박씨는 자신이 필요한 시간을 거쳐서 싹을 피우고, 꽃이 피고 그리고 열매를 맺는다. 싹과 꽃의 단계를 건너뛰고서는 호박 열매를 볼 수 없다. 


우리의 욕망도 이 호박씨와 같다. 우리가 욕망을 심으면, 당연히 욕망이 이루어진다고 믿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심으면서, '내가 무슨 베스트셀러 작가야..'라는 생각 자체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심었으면, 그것을 가지려고 애를 써서는 안 된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은 당연하니,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매일 글을 쓰면 되는 거다. 그러면, 딱 내가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거쳐서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 브런치 작가, 출간 작가라는 싹과 꽃이 되는 시간이 당연히 필요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바라는 것에서 애쓰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무엇인가를 바란다는 것은 그것이 현재 나에게 없으니까 바란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라기만 하고 있으면 내가 없다는 것이 더 강하게 나에게 작용하게 된다. 바라는 것을 나한테 심었으면, 그다음부터는 이게 이미 내 안에서 자라고 있다고 믿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믿고 있으면, 이게 정말 되는 건지, 이게 대체 언제쯤 되는 건지, 이걸 빨리 나오게 하기 위해 애를 쓰는 짓을 안 할 수 있다. 내가 믿는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 그때 느껴지는 모든 감각과 감정들이 나에게 오게 된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채워진 상태에서, 내가 애를 쓰게 될까? 애를 쓰면 바빠지고, 바빠지면 피곤해지고, 피곤해지면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온다. 악순환의 굴레로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코칭*을 받은 것이다. 


치앙마이 가기 직전이라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았고, 한 달이라는 큰 공백을 채우고 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큰 프로젝트들이 끝나는 11월이었지만, 그 후속조치와 새롭게 시작되는 일들 가운데서 애를 쓰다가 바빠졌고, 피곤해지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제가 다음 달에 치앙마이에 가잖아요. 그래서 너무 바빠요." 

얼굴은 뒤집어지고, 입술을 다 부르터서 힘없이 말했다. 

"정말, 바쁘신가요?"

예의 그 환한 미소를 띠며 코치님이 말을 건넨다. 


말장난 같은 그 말속의 의미가 바로 전달되었다.

치앙마이에서의 즐거운 내 모습과, 행복한 한 달을 보내고 밝은 에너지로 복귀한 나를 환영해 주는 동료들의 모습을 전혀 그리지 못하고 있었기에 에너지는 떨어지고, 애를 쓰고, 바빠지고, 피곤해졌던 것이다.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의식적으로 무의적으로 바라던 나의 모습이다. 이는 미래의 내 모습 역시 내가 의식과 무의식을 통해 만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한다. 현대의 유명한 자기 계발 강사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네빌고다드(주)는 그의 책에서 감각과 감정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상상을 통해 실제로 만들어 가는 과정(네빌링)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상상은 영적인 감각입니다. 소원이 성취된 느낌과 하나 되십시오. 상상 속에서 느껴지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그리고 촉각이라는 영적인 감각을 사용한다면 내면의 상을 외적인 세상 안에 투영하기에 충분한 감각적인 생생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네빌고다드는 믿음을 '소원이 성취된 느낌과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우리가 바라는 나를 의식적으로 무의식(잠재의식)에 심으려면, 그 바라는 나를 오감으로 느껴보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치앙마이 숙소에 있는 수영장 썬베드에 누워서 따뜻한 햇볕을 느끼면서(촉감), 신나게 수영하고 있는 아이와 아빠의 신난 웃음소리를 들으면서(시각, 청각), 그리고 향긋한 커피를 마시고 있는(후각, 미각) 나의 모습을 생생하게 감각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원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어떤 일에 대한 결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정은 상상의 활동이고, 감정이란 것이 없다면 어떤 창조도 일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단순하게 어떤 목적을 이루었기에 행복하다고 말하면서 그런 과정이 반대의 방향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소원이 성취된 행복한 감정을 사실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우리의 목적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감각으로 느껴졌던 그 상황에 느껴지는 나의 감정을 미리 느껴보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의 나의 감정은 행복감, 충만감 그리고 행복감으로 가득 찰 것이다. 결국 내가 바라는 그 순간을 오감으로 생생하게 느끼고, 그 순간의  감정을 미리 느끼는 것이 믿음이라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순간을 나의 모든 감각과 감정으로 온전히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믿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부터 나는 씨앗을 심고 나면(바라고 나면), 그 씨앗이 온전히 열매로 자란다는 것을 온 감각과 감정으로 느끼는 (믿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다. 





욕망노트 04: 나는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믿는다. 




(주)네빌고다드, 네빌고다드의 부활, 서른 세계의 계단 

* SSWB-ACT Coching 개발 및 마스터코치 :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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