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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penciler Aug 24. 2020

연봉 두 배 주는 회사 찾는 방법

이직을 통해 두 배의 연봉을 만드는 첫 번째 단계

'두 배의 연봉'이라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연차와 경력, 직급과 직책 대비 훨씬 더 높은 연봉'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상식적이지 않은,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 되는 연봉이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보다 두 배로 연봉을 높이고 싶다면 이 정도로 '비상식적이고 말도 안 되는' 결정으로 누군가를 채용하고자 하는 회사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는 철저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 지성체이기 때문에 '비상식적이고 말도 안 되는' 결정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정말 비상식적이고 말도 안 되는 결정을 하는 회사라면 오래가기도 어려울 거라 당장 높은 연봉을 제안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말하자면 이런 '비상식적인, 말도 안 되는' 연봉을 주며 채용을 하더라도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더 클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의 회사들만이 우리에게 지금보다 두 배 높은 연봉을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 회사는 주로 다음과 같이 인재가 중요하거나(맨 파워 중심 기업), 간절하거나(생존 대비 기업), 사람이 급한 상태(병 목형 급성장 기업)의 경우가 많습니다.



(1) 맨 파워 중심 기업

> 경쟁이 치열한데 유능한 사람은 극소수인, 그 극소수 인력들의 맨 파워나 영향력이 큰 분야


기술 집약적인 분야의 유능한 기능인, 기존 고객들과의 신뢰가 깊어서 회사를 옮기더라도 고객들을 끌어 올 수 있는 훌륭한 영업맨, 또는 업계에서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프리미엄을 가질 수 있는 스타급 기획자나 PD, 마케터 같은 사람이라면 이직을 통해 연봉을 높이기 좋습니다.


대표적으로 공중파에서 CJ ENM으로 이동한 나영석 감독님이나 신원호 감독님이 이런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야는 워낙 특수한 데다, 그 정도의 실력과 커리어를 쌓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과 경험, 변수와 어려움이 따르기에 우리처럼 평범한 직장인이 타겟으로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2) 생존 대비 기업

> 현재는 규모가 크고 보유 현금이 많지만 급격히 어려워지고 있는 회사


아직은 상황이 좋지만, 점점 성장이 둔화되거나 정체되어 더 이상 도태되지 않기 위해 뛰어난 인재를 찾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기존 사업의 리뉴얼이나 신규 사업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만큼 현금 흐름이나 유보 자산도 많은 편입니다.


채널 이용료는 높아지는데 TV 시청자가 줄어들어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홈쇼핑 업계나, 온라인 커머스로 급성장하는 신흥 중소 브랜드들에게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패션과 뷰티계열 대기업들이 미디어 커머스 인력을 공격적으로 채용하는 게 이런 연유입니다.


하지만 이런 곳은 이미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정해진 연봉 테이블을 벗어나는 파격적인 채용이 어렵고, 설령 좋은 조건으로 입사하더라도 이미 고착화된 구조 때문에 충분히 역량을 펼치거나 빠르게 성장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새로운 사업을 키우자고 채용을 하긴 하지만, 결국 최종 결정권자들이 기존 산업에 오랜 기간 몸 담은 분들이라 빠르고 유연한 사고나 판단이 어렵기도 하고요.


게다가 업계 자체의 트렌드가 바뀌어 회사가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이 중심이 된 현시점의 PC게임 회사처럼), 개인의 역량으로 이를 바꾸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높은 연봉을 받고 입사하더라도, 성과를 내지 못해 커리어가 꼬이거나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버텨내서 승진을 하더라도 업계나 회사가 계속 어려운 상태일 거라 좋은 보상을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다음 커리어를 찾기 애매해지는 리스크가 있어 이런 회사로의 이직은 권하지 않습니다.


저의 두 번째 회사가 이런 곳이었는데요. 업종 자체가 하락세인 곳이어서 제 업무 경험을 원하는 다음 회사를 찾기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이런 곳은 오래 있을수록 이직이 어려워 지기 쉬워서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3) 급성장 기업

> 신규 사업이나 프로젝트, 또는 회사 자체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


이런 회사가 가장 좋은 경우입니다. 이런 곳들은 엄청난 이익이 기대되는 매력적인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비슷한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빠르게 성장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 다시 말해 회사의 빠른 성장에 플러스가 되는 사람을 애타게 찾습니다. 반대로 너무 빠른 성장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해 줄 수 있는,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찾기도 하고,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데 어느 한 곳에서 병목에 걸려 이를 해결해 줄 사람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어차피 지금 당장의 높은 인건비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의 흐름을 놓치는 게 더 아까운 상태라, 다시 말해 굉장히 '급한' 상황이라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되면 시장에서의 일반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은 보상을 주더라도 채용을 성사시킵니다. 심지어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의 속도에 맞추고자 채용 업무나 인사 조직이 일시적으로 비대해지기도 하고요. 우리가 처음에 말했던, '비상식적인' 채용으로도 회사가 얻을 게 더 많다고 판단하는,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채용을 진행하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런 회사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분야나 기업에서 빠른 성장을 경험한, 또는 리드해 본 리더급 인재들'을 찾거나, '자신들과 비슷한 분야나 기업에서 빠른 성장에 대한 리스크를 경험하고 컨트를 해 본 실무자들'을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는 비슷한 과정을 먼저 겪어 본 다음이나 야후 출신들을 찾았을 거고, 마켓컬리처럼 배송이 중요한 곳에서는 쿠팡이나 CJ대한통운의 물류 전문가를 급히 찾았을 겁니다. 게다가 그런 중요한 채용 대상이 리더급이라면, 빠르게 실무까지 장악할 수 있도록 함께 일하던 실무자들을 같이 영입하기도 합니다. 한 시가 급한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명을 찾는데 드는 공수도 줄이고, 헤드헌터에게 들어가는 비용도 아낄 수 있어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이 좋아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저의 세 번째와 네 번째 회사가 이런 곳이었습니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아무리 이력서를 올려도 연락 오는 곳이 없었는데, 빠르게 성장하는 세 번째 회사에서의 좋은 업무 경력 덕분에 갑자기 많은 곳에서 연락을 받기 시작했고, 성장에 병목이 생긴 네 번째 회사로 가면서 드라마틱한 연봉 상승이 이루어졌습니다.


추가적인 팁을 드리자면,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현금에 여유가 있어야 고급 인력 채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서, 수익 창출이 잘 되어 보유 현금이 많거나 현금 흐름이 좋은 곳, 또는 최근에 대규모 투자를 받은 곳이 이런 '비정상적이고 말도 안 되는' 채용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심 있던 곳에서 PRE-A나 시리즈 A, 시리즈 B 정도의 투자를 받았다면 고급 인력이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으니 이력서를 준비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이런 상황의 회사들은 보통 '떠오르는 스타트업'들입니다. 이미 안정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회사들 보다는, 급하게 성장하면서 최소 수십억 단위의 투자가 이루어지는 상황의 기업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회사를 타겟으로, 그들이 ‘급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어 이직해야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이런 곳들은 종종 지분을 얻을 가능성도 있어, 높은 연봉 외에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죠.  


만약 지금 이런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굉장히 운이 좋으신 거고, 지금 회사의 경험으로 2년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두 배의 연봉을 만드실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혹은 이런 곳으로 이직을 준비 중이시라면 잘 준비하셔서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지금 이런 곳에 다니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지원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일 수 있으니 다음 이야기를 통해 같이 이직을 준비해 보면 좋겠습니다. 저도 2년 전에는 그랬으니까, 여러분도 충분히 해 내실 수 있을 겁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곳에서 원하는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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