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고무신

하선재의 겨울

by 김재선

낙엽이 어느새 다 떨어지고 추운겨울이 되었다.

하선재는 산 중턱에 위치한 터라 겨울 바람이 유난히 세차다.

그래서인지 눈이 한번 내리면 잘 녹지도 않는다.

하선재의 겨울은 늘 흰눈과 함께 한다.

그러니 겨울이면 장작패서 불때는것 외엔 딱히 할만한 일도 없다.


지난 여름 막 신고 다니기 편하라고 아내와 난 검정 고무신을 장날에 나가 하나씩 샀다.

고무신은 내 어릴적 아픈 추억이 담겨있다.

어릴적 만화 주인공 아톰이 그려진 새로나온 운동화가 너무나 신고 싶었다.

운동화를 신으면 정말 마음껏 달릴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에는 고무신도 꿰매 신고 다녀야 했다.

비가오는 날이면 물이 들어와서 미끈덩거리고 뛸라치면 벗겨지기 일수였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다 되서도 고무신을 잘 신지를 않는다.

하지만 시골에서 생활하기엔 고무신 만큼 편한게 없다.

안 신고 구석에 처 밖아 놓았던 고무신에 아내는 이쁜 꽃을 그려 넣었다.

검정고무신에 화려하게 그려진 꽃들은 아름답게 피워 있었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아름다운 꽃신이 되었다.

고무신에 대한 우울한 기억은 어느새 살아지고

있었다

이제 봄이 되면 아내와 난 이고무신을 신고 숲속의 오솔길로 손 붙잡고 함께 걸어 볼것이다.

이왕이면 달래와 냉이도 캐다가 된장 풀고 두부를 썰어넣고 봄국을 끓여 먹을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봄을 맞이할것이다.

검정 고무신에 그려진 꽃하나가 다시 소망을 갖게하고 봄을 기다리게 한다.

난 꽃고무신을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가지런히 놓았다.

고무신에 그려진 꽃들은 겨울내내 화사하게 피워 있을것이다.

웬지 이번겨울은 춥지 않게 보낼수 있을것 같다.

이전 08화장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