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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 맑음
그냥 밤 같은 거
비어 있기에 무한한 목구멍 같은 거
겁이 나 며칠을 찾아가 보기만 했던 동굴 같은 거
길이는 백미터쯤
별 거 좋은 뼈 같은 것도 없단 닫은 말들은
나의 눈을 닫을 수 없었지
나는 찾으려
나는 알려고
그 밤을 마주한 건 아니고
다만 일렁이는 순간이
비추는 영원한 희미한 별들
우연한 구름의 형세
그 안에 지나가는 수많은 것들
그런 것들을 볼 수 있는 감도를 가지지 바라
재생되지 않는 각막을 깎아
너의 조도에 맞춘 나의 눈
허물을 벗고 선 너무 따가운 살이
고통이 아니라 사랑이라 말하는
미쳐 취하도록 시린 밤
다만 내가 하는 말은
그저 봤다는 증언 뿐이겠지만
그 밤이 나를 품어
나는 내가 아닌 더 어두운 것이 된다
더이상 나를 끄집어 내는 이름이 들리지 않아도
나는 썩지 않는 플라스틱 비닐처럼 떠돌았다가
운이 닿아
너란 밤에 그간 날이 섰던 나의 작은 경계를 지운다
다만 내가 하는 말은
그저 봤다는 증언 뿐이겠지만
그 밤이 나를 품어
나는 내가 아닌 더 어두운 것이 된다
10⁻¹³
2025.03.14,15,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