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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영 글쓰는한량 Jul 15. 2018

글쓰기, 어렵지 않아요!

글쓰는 한량이 말하는 글을 쉽고 편하게 쓰는 방법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쓴다. 어떤 날은 3개를 쓰기도 하고, 어떤 날은 4, 5개를 쓰는 날도 있다 .

사람들이 묻는다. 어떻게 그렇게 글을 자주 쓰냐고


기억을 더듬어보면 내가 본격적인 글쓰기를 하게 된 것은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가게 된 독서모임 때문이었던 것 같다. 독서토론을 하고 난 후 그날의 감정이나 좋은 발언 등을 기억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내가 힘들게 읽은 책내용이 며칠 지나면 머릿속에 지우개라도 있는 것처럼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솔직히 아까웠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두눈을 부릅뜬 채, 열심히 읽은 책이다.  


그러던 어느날, 독서토론을 하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아무 생각없이 카톡 나와의 채팅칸에 토론때 나왔던 이야기, 인상 깊었던 발언, 발췌 등을 옮겨놓았다. 그리고 틈틈이 그 글을 꺼내보며 읽었다. 일찍 도착한 약속장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아이를 기다리며


카톡창에 담아두었던 그 글들을 읽고 또 읽었다. 몇달이 지나자 꽤많은 분량의 글이 남아있었다.


내심 좀 뿌듯했다.


'내가 책을 좀 읽기는 읽었구나! 크크 기특한 것!!'


그때 생각했다.     


‘이렇게 손쉽게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데
그동안 왜 몰랐을까? 글이 뭐 별건가? 내가 이렇게 수시로 꺼내보고 읽고, 고치고, 다시 쓰면 그게 글이지.’     


그동안 책을 읽고 나면 견출지로 주요장면을 표시하고, 시간이 허락되면 그중 일부를 노트에 필사하거나 한글파일로 옮겨 놓았다. 하지만 그것들은 그때뿐이었다. 한번 읽은 책에 다시 손이 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노트 필사나 파일로 저장된 문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렇게 카톡창에 올려놓으니 자꾸 찾아보게 되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다. 세상 편했다. 자주 들여다보니 오타는 물론 발췌문에 추가해서 떠오르는 내 생각들도 적었다. 여러번 보다보니 어색한 문장들도 눈에 보이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생각들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다시 내 생각들을 넣어서 고치고 또 고쳤다.


기록이 쌓일수록 읽었던 책이 정리되니, 다 읽은 책은 집에 쌓아두지 않아도 되는, 횡재까지 하게 되었다 .

아마 그렇게 6년 넘게 썼던 ‘카톡’에 쓴 글이 내가 다시 글을 쓸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고, 블로그를 열게 했던 또 다른 이유다. 하루, 이틀, 한 달, 몇 년씩 간간히 카톡창에 글을 올리다보니 어느새 글에 대한 자신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던 어느 날,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난 종종 카톡 프로필 사진을 지금 읽고 있는 책이나 앞으로 읽어야 할 책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친구가 프로필 사진 속 책에 대해서 물었다. 난 카톡에 써 놓았던 나만의 발췌와 감상을 친구에게 보내주었다. 친구는 이내 나의 글을 동창 단톡방에 올렸고, 그것을 본 친구들이 앞 다투어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와~ 이런 책이었어?”

“사봐야겠다.”

“다른 책도 좀 추천해봐. 나도 니 덕에 간만에 책 좀 읽어야겠다.”    


반응이 꽤 괜찮았다. 친구들은 그 후로도 종종 나에게 책소개를 원했고, 난 책표지를 찍은 사진과 함께 책에 대해 몇마디씩 남겼다. 지금도 가끔 친구들은 지금 이런데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은지 등의 질문을 올리기도 한다.     


우리는 매일 글을 쓰고 산다.


이런 말을 하면 열명 중 아홉명은 화들짝 놀란다. 자신들은 학교졸업후 글을 써본적이 없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오늘 보낸 카톡문자만해도 벌써 몇십줄 이상의 문장을 썼다.


더 이상 글이 우리 생활에서 먼 ‘존재’가 아니다.     


글쓰기가 힘든 세상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글쓰기에 너무 좋은 세상이기도 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글을 쓰고 나눌 수 있는 공간과 도구들이 차고 넘친다. 사적인 대화만 넘치던 단톡방에 우연히 읽은 책의 한 구절, 시 한편을 남길 수도 있고, 사진을 찍어서 남겨도 된다. tv 드라마의 명대사들도 아주 쉬운 글쓰기 재료다. 쓰기가 어려우면 사진만 찍어서 올려도 된다. 누군가와 쓰기를 나누는 기쁨, 얼마나 큰 기쁨인지 느껴보자.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 딱 10분, 우연히 본 그것이면 된다.


유일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남기기만 하면 된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여러분의 쉬운 글쓰기를 어마무시하게 응원하는 글쓰는 한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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