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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영 글쓰는한량 Jul 08. 2018

어쩌면 잘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글 쓰는 한량

tvn의 인기 예능 <꽃보다 할배>가 다시 시작됐다. 이번에는 탁월한 예능감의 소유자 김용건님의 투입으로 더욱 활기가 넘친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평균연령 75세가 넘는 할아버지들의 해외여행은 항상 조마조마하다. 방송을 보는 내내 마음에 쓰이는 분이 있다. 바로 백일섭님이다.

젊은 시절 누구보다 유쾌하고 건강미 넘쳤던 그지만 최근 몇 년 급격히 몸이 불편해지셨다고 한다. 자주 일행과 떨어지기 일쑤고, 함께 갈때는 불편한 다리와 힘겨운 숨소리가 보는 이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때로는 여러 곳을 구경하는 일행에서 멀리 떨어져 혼자 있기도 한다. 못내 안타까웠다. 하지만 어떤 멤버도 그를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안쓰러워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한다. 50년 지기들의 우정이란 이런 걸까.      


한참을 쓰지 못했던 내가 다시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순전히 함께 쓰는 '블로그와 브런치'때문이다. 혼자 골방에서 노트북에만 잔뜩 썼던 글은 어찌보면 '죽어있는' 글에 가깝다. '자기검열'이라는 어머어마한 잣대가 있지만 이것 역시 한순간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내 글에 연민의 정이 생긴다.


'그래, 너 수고했어. 이게 어디야'

'이 정도면 됐어.'

'이거 쓰느라 날밤샌 날이 며칠인데... 고칠 수 없어.'


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일까. 혼자 쓰는 글은 자기 하소연이 강하다. 넋두리는 필수다. 해소라는 이름으로 자기안의 이야기만을 털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보는 이가 없으니 쓰면 쓸수록 이런 면은 더 강해진다. 하지만 블로그나 SNS 에 글을 쓰게 되면 보는 이를 의식하게 되어, 이런 면이 많이 감소된다. 나를 좀 더, 내 글을 좀 더 객관적으로 쓰게 된다고 할까.  


글은 혼자 쓰는 게 아니다

함께 쓰고, 같이 써야 한다.

블로그나  SNS 글쓰기는 매일 글을 쓰는 습관뿐만 아니라 자신의 글을 좀 더 객관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들어준다. 내 하소연과 넋두리에서 누군가 내 글을 읽는다는 '가벼운 부담감'은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글로 바뀌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점이 '혼자 쓰는 글쓰기'와 '함께 쓰는 블로그 글쓰기'의 절대적인 차이다.    


   생각의 차이가
당신의 즐거운 글쓰기를 만들어줍니다.      


언제까지 글쓰기는 어렵고, 대단한 사람만 하는 것이라고만 여겨야 할까. 생각을 조금 바꾸자.

내가 의식해서 두려운 존재인 '남'은 내 글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고,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보게 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쉽지는 않다. 그럴때 블로그나 브런치 등  SNS 를 이용해보면 좋다. 천천히 늘어나는 이웃수와 공감버튼, 댓글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내 글을 공개하다보면 어느새 '왠만해선' 상처받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맷집'과 '자신감'이 생긴다.


두려워말자. 한번 해보자. 일단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인상 깊은 장면을 필사하고, 거기에 내 생각과 느낌을 써도 좋다. 또는 잘 아는 분야, 좋아하는 것, 가장 관심 가는 것, 공부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올리자.


그리고 나와 비슷한 성향의 블로그를 찾아서 이웃 신청을 하면서 함께 댓글을 남기고 고민을 나누어보자. 어느새 함께 글을 쓰는 친구가 생길 것이다.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에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함께 하다보면 글쓰기 더이상 어렵고 힘든 게 아닌 함께 하는 즐거운 놀이이자 여행이 된다.  


노년의 그들이 서로의 결함을 감싸주고 격려하며 젊은이들도 힘겨워하는 '자유여행'을 거뜬히 해 내듯, 함께 쓰는 글쓰기는 어렵고 힘든 당신의 글쓰기에 큰 무엇이 될 수 있다.


함께 쓰자. 어쩌면 (글을) 잘 쓰게 될지도 모른다.


여러분의 글쓰기를 응원합니다.


글쓰는 한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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