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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이 맞을까요? '며칠'이 맞을까요?

불안 대신 인문학을 선택했습니다.

언어는 말과 글로 된, 인간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사유의 기호입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사유를 말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할 것이고, 누군가는 글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할 것입니다. 그때그때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꺼내어 사용하면 됩니다.

인간의 언어는 태어나자마자 획득되지만 그것이 잘 발현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영아기의 아이는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언어생활을 통해 자신의 언어를 찾게 됩니다. (물론 영유아기에도 비언어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긴 합니다만) 그래서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언어는 한 사람의 평생 언어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이나 학창 시절, 청장년기의 언어는 아직 미숙합니다.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자신이 구사하는 말과 글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확하게 말하고 정확하게 써야 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SNS의 급격한 발달로 부정확한 언어생활은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NS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잘못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게시하면 그 피드나 게시물을 본 사람들은 그것이 맞는 정보가 여기고 다시 그것을 자신의 SNS나 주변에 퍼트리게 됩니다. 결국 잘못된 정보가 진짜인 것처럼 인식됩니다. 맞춤법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몇일'이라는 단어는 맞춤법 표기상 맞지 않는 단어입니다. 이는 '며칠'로 표기해야 올바른 표현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SNS에 보면 '며칠'이 아닌 '몇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맞춤법을 지적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이것은 아주 작은 예시에 불과합니다.


확인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가짜뉴스 역시 그러한 예시 중 하나입니다. 부정확한 정보는 자신의 견해나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는 거부하는 '확증 편향'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확증 편향은 내가 원하는 대로만 정보를 수용하고 판단하려는 경향입니다. 확증 편향이 심화되면 새로운 정보나 콘텐츠, 나와 다른 의견과 생각에 대해 수용은커녕 확인조차 하지 않는 성향으로 변하게 됩니다. 심지어 자신이 믿고 있는 것만이 맞고 다른 의견이나 생각은 무조건 틀리다는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어른 중 이런 성향을 보이는 분들을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어른'이 될수록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더 나은 방법과 가치를 고민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변화하는 가치관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급변하는 사회에 자신의 생각만을 고수하는 것은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가짜 정보일 경우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아는 것이라도 한번쯤 의심해 보고 체크하는 '비판적 사고'과정을 거치고,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과 생각을 열린 마음으로 듣는 유연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래야 정확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고 그러한 정확한 언어 습관이 나를 좀 더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단순히 내가 아는 지식을 자랑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확한 언어생활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첫 번째 사전을 자주 보기를 권합니다. 아는 단어라도 문장 내에서 의미하는 바는 여러 가지 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전을 곁에 두고 언제나 애용하기를 권합니다. (포털사이트의 사전기능을 활용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사전적 정의나 단어를 활용해 글을 써볼 것을 제안합니다. 읽는 것은 아는 것을 인식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쓰는 일은 아는 것을 실제 사용함으로써 더욱더 정확하게 인식하는 과정입니다.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어설프게 아는 것으로는 좋은 글을 쓸 수 없습니다.

충분히 알고, 의심 없이 알아야만 쓸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합니다. 비슷한 환경,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과만 소통하다 보면 은연중에 편견과 선입견이 생깁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할 것을 권합니다. 지연과 학연을 통한 만남이 아닌, 같은 취미나 취향을 갖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만남을 통해 폭넓은 의견과 생각을 듣고 소통하면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이라는 묵은 때를 조금씩 벗겨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인견과 편견은 우리의 생각을 고루하게 하고, 정확하지 못한 막연하고 모호한 사고체계를 만들기 쉽습니다. 스스로를 가두는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주체적인 생각을 형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편견 없는 공간으로 나를 데려다 놓은 것도 멋진 '어른'의 태도입니다.


세 번째, 팩트 체크를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자주 의심하고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체크하는 연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미 경험치가 많이 쌓인 사람일수록 자신도 모르게 미루어 짐작하는 버릇이 생기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는 것도 다시 한번 체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정확한 말과 글은 당신을 더 신뢰 가는, 믿을 만한 어름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윤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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