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대행도 전문성을 갖추자

by 국박사

행사대행업에 있는 대부분의 대행사들은 종합 이벤트 대행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합 이벤트 대행사라하면 어떤 행사이든지 관계없이 모두 대행이 가능한 회사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행사는 각자의 특징이 있습니다. 스포츠(체전)의 개폐회식은 개최지의 아이덴티티를 문화행사 전반에 걸쳐 여러가지 연출방식으로 풀어내어 표현하는 행사이구요. 박람회나 엑스포 같은 경우에는 문화행사보다는 공간의 구성이 중요한 행사입니다. 박람회장을 찾는 구매자들에게 개발품, 신기술 등을 홍보하고 계약과 판매를 끌어내는 여러가지 디스플레이, 공간구성 등이 핵심입니다. 축제도 비슷합니다. 관객들의 동선을 고려해 곳곳에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만들어 전체적인 동선을 유지하는게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C7%E0%BB%E7%C0%E5_%C1%B6%B0%A8%B5%B5.JPG?type=w773 이천 도자기축제 행사장 조감도


이렇듯 각 행사마다 중요한 특징들이 있습니다만 대부분 이벤트 대행사들은 모든 행사를 다 합니다. 이것저것 다 파는 백화점과 같은 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그렇게 다 한다고 그들이 못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각 분야별로 중요한 요소들을 분석해 전체적인 코디네이터 역할을 잘 하는게 그들의 역할이고 그렇게 해야 훌륭한 연출이 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그런 방식이 고착화되니 새로움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늘 같고 어디선지 본듯한 행사라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매년 각 시도별로 개최되는 체육대회 개회식 연출은 늘 4~5개의 이벤트 대행사들이 10여년째 번갈아가며 대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식상하다는 잘 못한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매번 비슷비슷한 식상함이 높아지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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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플레이라는 공연 배급사가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이벤트 대행사들의 행사에 공연을 섭외, 배급해주는 회사였습니다. 오케스트라부터, 전자현악, 마술 등등 공연에 관한 배급은 거의 다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공연 배급에서 그치지 않고, 공연이 행사의 메인 콘텐츠가 되는 사업에 배급사가 아닌 주관사로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그렇게 몇번을 시도해 성공을 하게되니 그들이 하는 사업에서는 중간 단계가 하나 빠지게 되고, 그들이 가진 콘텐츠를 직접 행사에 쓰게되고, 단가도 내려가고 퀄리티도 올라가게되어 광고주와 관람객의 만족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 회사의 세계 각 국의 특이하고 색다른 공연들을 찾아보고, 그들과 협의해 국내 행사에 유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다른 이벤트 대행사와는 완전 차별화가 되기 사작한거죠. 행사에 "아츠플레이스럽다"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본인의 색깔을 갖춘 행사를 한다는건 엄청 설레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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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로 호평을 받았던 가든파이브 문화숲 프로젝트


아츠플레이가 공연에 대한 섭외, 관리에 그쳤다면 어땠을까요? 아츠플레이는 본인들의 주업을 메인 콘텐츠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이벤트를 만들어 회사를 크게 성장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 당시 저와 사업도 많이 하고 참 좋아했던 회사이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는 부작용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벤트 대행사들 입장에선 본인들 행사에서 공연을 배급하는 하나의 하청업체가 전체 이벤트를 대행하며 경쟁하겠다고 하니 이쁘게 보일리가 없겠죠. 그래서 아츠플레이에게 공연 섭외에 관한 일을 끊는 회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어떤 것이 시대의 흐름이었고 경쟁력을 갖췄는지는 누가봐도 뻔하기에 그때의 실험적인 도전은 저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에 아츠플레이처럼 그런 곳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 제2, 제3의 아츠플레이가 나올 때가 되었습니다.


image (4).png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 장면

여러 행사가 있지만 전 개인적으로 대형 스포츠 개폐회식을 좋아합니다.


개회식의 특성상 보통 3번의 문화 행사동안에 바닥의 메핑, 집단군무, 무대장치, 대소도구 제작물, 특수효과 등 현대 이벤트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다 연출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사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스포츠 개회식에서도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포인트로 잡을지에 따라 제2의 아츠플레이가 나올 수 있겠죠. 퀄리티 있고 독창적인 그라운드 바닥 맵핑과 영상을 메인으로 해서 제안을 한다든지, 그라운드를 중심으로 그라운드 외부와 내부의 공간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 색다른 공간연출을 메인으로 제안을 한다든지. 그동안 늘 똑같았던 똑딱이 아빠 김OO 선생님의 사전행사, 무용학과 교수에게 학과 학생들을 동원해 전담시킨 집단군무 중심의 문화행사, 가수들의 배만 부르게해주는 식후공연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방식의 도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렇게 전문적인 본인의 콘텐츠를 활용해 영상전문 이벤트대행사, 공간연출 전문 이벤트 대행사, 국제회의나 포럼같은 운영이 중요한 운영전문 대행사들이 각 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어필할때 광고주나 관람객들에게 어딜가나 누가하나 늘 발전없는 비슷비슷한 행사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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