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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타래 Jan 10. 2021

당신이 쉽게 바뀌지 못하는 이유

더 나은 나로 바꿀 수 있는 방법

2020년을 되돌아봤을 때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 1주일에 1권 이상 책을 읽었고 하루를 기록하면서 나름 시간 관리도 철저히 했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수면 시간과 질에 대해 고민도 하고 건강식으로 먹으려고 노력도 했다. 하지만 막상 2021년이 되고 작년을 돌아보면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열심히 읽어도 내 것으로 되는 비율은 터무니없이 작아서 이렇게까지 독서를 해서 뭐가 남는지 고민이 된다. 여전히 회사에서 면 종류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발이 그쪽으로 가게 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이유로 탄산음료를 찾고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바뀌는 게 힘들까?


1. 우리는 DNA에 의해 타고난다.


첫 번째 이유는 DNA 때문이다. DNA는 단백질 속에 들어있는 사다리 모양의 2중 나선으로 그 안에는 유전에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체가 들어있다. 그런데 이 DNA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의 DNA를 보호해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것이다. 생존과 번식이 최우선 목표인 것이다. 게다가 개개인마다 DNA의 염기서열이 다르다. 오랜 시간 동안 조상 대대로 살아온 환경에 의해 진화한 경우도 있고, 세대를 거듭하며 다른 유전체와 결합하면서 유전적 다양성을 얻으면서 염기서열이 달라진다. 이렇게 달라진 염기서열에 의해 우리의 몸, 뇌, 성격, 그리고 행동까지 달라지게 된다. , DNA에 의해 우리의 대부분이 결정되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의 차이는 DNA 염기서열의 차이에서 생긴다. DNA가 몸뚱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인정하지만, 대부분은 유전자가 지능, 행복, 공격성 등 더 복잡한 특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중략)

조심스러운 면은 있지만, 유전자는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될 수 있고, 어떤 존재가 될 수 없는지에 대한 소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중략) 상상은 즐겁지만,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되고 싶은 대로 다 될 수는 없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30~31페이지 -


2. 환경에 의해 DNA 발현이 조정된다.


두 번째는 환경이다. DNA가 당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결정하지만 모든 것을 다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수정이 된 직후부터 살아오는 환경은 특정 DNA가 발현되느냐 되지 않느냐를 결정할 수 있다. DNA의 발현이 우리를 결정하는 것으로 봤을 때 환경이 DNA 발현을 조정하는 것은 환경에 의해 일부분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태아 시절에 엄마가 먹었던 것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 부모와 친구들과의 관계 등에 의해 DNA가 발현되는 것이 바뀌고, 그렇게 바뀐 DNA에 의해 우리의 한계가 어느 정도 정해지게 된다.


당신의 DNA 속에는 당신의 잠재적 버전이 아주 많이 들어 있다. 당신이 거울에서 보는 사람은 그 많은 버전 중에서 당신이 수정된 후로 노출되었던 독특한 상황들로 빚어진 한 사람일 뿐이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32페이지 -
후성유전학 연구는 유전자와 환경 사이에서 일어나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유전자가 곧 운명이 아닌 이유를 보여준다. 우리가 가지고 태어나는 유전자를 결정할 수는 없지만, 환경을 바꿈으로써 그 유전자들의 발현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39페이지 -


3. 미생물충이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DNA와 환경에 의해 대부분 결정이 되는데 거기에 추가로 미생물충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 몸의 표면과 속에는 수백만 가지의 세균과 미생물, 바이러스, 기생충들이 살고 있다. 대부분은 우리와 평화롭게 지내면서 상부상조하는 관계이다. 미생물충은 우리가 자신들이 원하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대가로 우리에게 필요한 물질을 제공해준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리의 건강이나 컨디션, 나아가 정신상 태나 욕구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속에 유익한 균들이 많이 살고 있으면 우리 몸에 유익한 방향으로 몸과 마음을 조정하는 반면, 유해한 균들이 많이 살고 있다면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이끌고 간다.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몸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충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도 모르게 이끌려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은 식욕에서 상처 치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위장관 세균들은 우리 몸에 유용한 비타민이나 다른 화합물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뇌에 작용하는 생화학물질인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의 주요 원천이기도 하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41페이지 -

종합해보면 당신이, 그리고 우리가 쉽게 바뀌지 않는 이유는 DNA와 환경에 의해 대부분이 이미 결정되어 있고, 미생물충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이끌고 가고 있기 때문에 아주 미약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의지로써는 나를 바꾸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나를 바꾸는 방법


그렇다면 나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다행히도 그렇지만은 않다. DNA와 환경이 대부분을 결정하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나를 바꾸는 방법은 '나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


1. 나에 대해서 알아보기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미 우리는 DNA와 환경에 의해 대부분의 영역이 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나의 외모부터 성격, 행동, 심지어 정치적 성향까지 일정 부분은 정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이 어떤 성격이고 어떤 사람과 잘 맞고 맞지 않는지, 어떤 상황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불쾌감을 느끼는지 아는 것이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때 부모님이나 형제자매의 특성을 함께 보면 더 수월하게 알 수 있다. 나와 유전자가 제일 비슷한 사람들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혹은 나와 친한 친구들에게 특정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물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나의 행동을 내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남은 항상 나를 보고 있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 나도 모르는 나의 행동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방법은 내가 한 일이나 그때의 감정을 기록하는 것이다. 나중에 뒤돌아서 생각해 보면 생각이 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생각이 나도 정확한 감정이나 행동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때그때 기록해두면 나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2. 나에게 위험하거나 큰 단점인 부분에 집중


모든 사람이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고 현재 나에게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바뀌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험한 습관이거나 큰 단점인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이나 흡연, 도박 등에 중독되어 있다면 건강이 크게 나빠질 수 있고 심리적이나 사회적으로도 타격이 크다. 카페인을 달고 살 수밖에 없다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날에 컨디션은 최악으로 떨어져 말 그대로 커피 없이는 살지 못하게 된다. 패스트푸드 같은 정크푸드를 먹으면 살이 찌는 것뿐만 아니라 운동을 하기 싫어지는 호르몬이 분비되기도 한다. 이런 습관들은 나의 삶을 망치고 좋지 않은 피드백 구조로 들어가게 만든다. 그래서 이런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안티프래질의 최우선 조건 : 죽으면 안 된다. 두 번째 조건 : 하방을 닫고 떨어지는 영역을 최소화한다.)


3. 효율적으로 노력하는 방법 찾기


마지막은 효율적으로 노력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단점만큼이나 장점도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해도 개개인마다 맞는 방법이 다르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의 내용 중 학생들이 단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방법도 학업 성취도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성취도가 높은 학생은 단어 시험 성적이 전체 성적에 포함된다고 할 때 잘하는 반면, 성취도가 낮은 학생은 그냥 재미로 하는 퍼즐이라고 할 때 더 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이처럼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나간다면 더 효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4. 건강 챙기기


모든 긍정적인 변화는 건강할 때 따라온다. 그리고 제대로 건강할 때 수행능력이나 기억력, 기분, 컨디션 등이 향상되어 바뀌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먼저 식생활에 신경을 써야 한다. 2번에서 말했듯이 정크푸드를 먹으면 체중이 증가하면서 운동을 하기 싫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음식들은 유해한 미생물들을 자라게 해서 악순환에 빠지게 만든다. 균형 잡힌 식생활을 통해 유익한 균들이 좋아하는 장 내 환경을 만들면 건강뿐만 아니라 기억력, 컨디션까지 향상할 수 있다.


그다음은 운동과 수면이다. 꾸준한 운동과 질 좋은 수면은 몸뿐만 아니라 뇌에도 정말 중요하다. 움직이기 위해 뇌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운동은 몸과 뇌에 모두 유익하다. 거기에 질 좋은 수면을 통해 뇌의 노폐물을 확실히 제거하고 생체리듬을 유지한다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바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큰 에너지와 의지력이 필요하다. 식생활과 운동, 수면을 통해 최고의 컨디션을 만드는데 노력을 쏟는 것은 어찌 보면 돌아가는 길처럼 보이지만 더 제대로 나아가는 방향인 것이다.



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우리는 우리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을 모르고 있다. '나'라는 존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나'를 나답게 만든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바뀌기 위해, 더 나아가기 위해 무작정 노력만 한다. 운이 좋아서 해본 방법이 맞으면 긍정적으로 바뀔 확률이 높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죽어라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것이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나를 구성하는 유전자부터 시작해서 나의 입맛, 식욕, 중독, 기분, 공격성 등 여러 분야에서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2021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새해에 바뀌고 싶은데 지금까지 많은 실패를 했었다면, 이번에는 자신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더 효율적이고 확실하게 바뀔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찾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에게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을 추천한다.




참고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BRONSTEIN, 빈 설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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