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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a Apr 07. 2018

회의를 회의답게 하는 방법(2)

나에게 당연한 것은 남에게 당연하지 않다

지난번 글에서는 왜 회의가 시간낭비로 느껴지는지 분석 해 보았다. 크게 3가지로 원인을 분류다.

(1편 링크: https://brunch.co.kr/@fly-celina/4)


1.  모이는 것인지 모른다

2. 무엇부터 이야기 해야 할 지 모른다

3. 회의 끝! 그럼 이제 누가 뭘 해야할 지 모른다


원인을 파악하였으니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실제 방법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하지만 그 전에, 우선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짚고 가야한다.


나에게 당연한 것은 남에게 당연하지 않다

위 태도를 기본적으로 깔아두지 않으면,

1. 어떠한 방법론이든 와닿지 않는다.

2. 공감이 된다 하여도 실행과정에서 굉장한 회의감이 들어 중간에 그만두고 말 것이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됨?"하면서)


그럼 쉼호흡 한번하면서,

이러한 '내려놓음' 마인드를 가지고

회의를 회의답게 진행하는 3단계 방법론을 제안한다.



1단계: 회의 목적을 정의하라

고리타분하게, 있어보이고자 목적을 정의하자는 것이 아니다. 내가 회의 주최자, 혹은 적어도 생산적 회의를 바라는 참가자라면 아래와 같은 희망을 가질 것이다.


-  모이는 것인지 알고 들어왔으면 좋겠다

- 목적의 범위를 명확히 하여 회의가 산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희망을 실현기 위해 목적을 정의하는 것이다. 즉, 매우 현실적인 이유로 회의 목적을 정의한다는 것 부터 심정적으로 공감할 필요가 있다.


회의목적에 대한 정의는 명분이 아닌, 필요해서(needs) 하는 것이라고 '느껴야' 한다  



1편에서 언급했던 회의의 예시 중, 4월 마케팅 전략 계획이 있었다. '4월 마케팅 전략 계획'회의 목적 될 수 있을까? 안된다. 그건 회의 목적이 아니라, 회의 주제(topic) 뿐이다.


<Before>
4월 마케팅 전략 계획을 짜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2층 회의실로 모여주세요..

<After>
A채널 마케팅을 위한 영업/IT팀 협조요청 및 담당자 지정하려고 합니다. 2층 회의실에서~


After 정도 구체화는 되어야 목적을 공유했다고 할 수 있다. 왜 우리는 A채널에 마케팅하겠다는 것을 회의에 들어가서야 알아야만 할까? 물론, 미리 공유해준다 한들 A채널에 대해 알아보고 참석하는 자는 소수겠지만, 이런 냉소적인 태도가 조금 더 친절하게 회의 목적을 공유하면 안되는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또한, 목적의 범위를 명확히 하여 산으로 가지 않게끔 하는 것도 중요한데, 여기서의 포인트는 "욕심부리지 말자"다. 위에서 언급한 목적을 세부적으로 나누면 1.타 부서 협조ok받기 2.누가 도맡아서 할래? 이다.


첫 회의에서 현실적으로 2(담당자 배정)까지 결정짓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각 팀 내부 업무분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 해 보면 "그럼 누가할까요~ A채널 가입 해 본 사람 있나요?ㅎㅎ" 라는 식으로, 각 팀끼리 해야 할 논의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이는 전체 회의시간을 늘어지게 한다. 


이럴 때마다 회의 주최자는 stop 해 주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1단계에서는, 참가자들이 왜 회의하는 건지 알게 하고, 결정 항목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단계: 이슈를 명확히 공유하라

- 내가 아는 상황을 당신도 알고 있었으면 한다

- 미처 생각지 못한 문제점을 지적 해 주고, 되도록 솔루션도 함께 제안 해 주었으면 해


회의 참석자는 갓 들어온 신입사원이 될 수도 있고, 경력자지만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일 수도 있다. 다양한 구성원들과 동일 주제에 대해 논의를 할 것이고, 주최자라면 의도한 목적이 분명히 있다.



 즉, 회의 = 목적 달성을 위한 설득의 자리되는 경우가 꽤 많다. 그렇다면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지" 부터 공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일이 모든 배경지식을 설명하라는 것이 아니다.



" A채널과 B채널의 마케팅 효과는 사실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B채널이 저희 시스템과 연결 오류가 잦다는 IT팀 쪽 의견이 있어서 4월엔 A로 집중을 하고자 하는 것이고요.. "



만약 위 내용을 공유 해 주지 않았다면 "A랑 B랑 별 차이도 없는데 왜 A만 하라고 하는거야?" 라는 의문이 영업팀에서만 들 수 있다. IT나 마케팅에게는 굳이 던지지 않아도 되는(당연한) 배경지식이다. 


작은 포인트지만 이런 개운하지 못하게 만드는 디테일이 쌓여 미묘한 스트레스가 되는 법이다. 우리팀(나)에게 당연한 문제가 다른팀(너)에게도 당연할 수 있는지 잠깐 생각 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슈 공유에 있어 좀 더 진화시키는 단계는 '새로운 문제 제기 및 대안 제시'이다. B채널 영업라인 강화 계획을 영업팀 내부에서 진행 중이었다면, A채널 마케팅 집중 전략에 대해 영업팀 측에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스템오류를 해결하는 IT측의 공수]

[B채널 영업 집중 시 얻을 수 있는 효용] 중에 무엇이 큰 지 판단 후 의사결정을 달리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조심할 것은, 영업팀이든 IT팀이든 이 포인트에서 투덜대기만 해서는 답이 없다. 문제제기를 할 때에는 정답이 아니더라도 나름의 '대안'은 제시 해줘야 발전적인 회의가 가능 해 진다.



3단계: So, What?

- 아, 다음에는 이렇게 하면 지금보다는 덜 망한 회의가 되겠다

- 나는 너가 이걸 언제까지 해 주었으면 좋겠어





2단계까지 실행에 옮기면서 노력해도 회의는 망하기 마련이다. 완벽한 회의는 어차피 없다.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회의 중간중간에 느껴졌던 디테일에 더욱 집중해야한다.

 

상황1. "아니 상무님, 저희가 이걸 오늘 다 결정을 내리자고 모인 건 아니구요.."
상황2. "이거 저번에 했다가 안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상황3. "저기..제가 몰라서 그러는데..NDA가 뭐에요?"


첫 경우를 통해, 상무님과 우리는 회의 목적을 서로 다르게 이해했음을 알 수 있다.

두번째 상황은, 이슈(배경상황) 공유가 제대로 안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세번째를 통해, 나에겐 당연하게 쓰는 약자가 타인에게는 당연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아 그럼 다음에는 이렇게 해야겠구나"라는  내적 피드백을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과정은 좀 꾀부리듯 해도 된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적은 노력을 들여서 저 문제들을 고칠까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한껏 심각해져서, 지금껏 진행 해 온 회의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자고 하거나,  문제의식을 대단히 공식적으로 공유하거나 하라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우리의 목표는 회의를 실용적으로, 가치있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본인도 힘들고 보는 사람도 힘들다.



마지막으로, Next step을 위해 

누가(Who) 

언제까지(Due time) 

무엇을 해야하는지(what) 정해주어야 한다. 

브레인스토밍일지라도 휘발성 미팅이라는 느낌이 없게, 즉 '남는게 뭐라도 있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금일 나온 아이디어 1~10에 대해,
각자 맘에 드는 아이디어 2개씩 구체화하여,
500자 제안서 써서 1주일 후 공유하기


위와 같이 진행한다면, 1회성으로 끝날 수 있는 회의도 좀 더 가치있고 남는게 있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쭉 읽어 내려오며 공감을 했다면, 왜 서두에 "나에게 당연한 것은 남에게 당연하지 않다"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시작하라고 했는지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한다. "에휴, 그래 다 설명 해 주고 배려해줘야지.. 피곤하다" 라는 반응이 나와서는 곤란하다. 


머리를 차갑게 하고, '아, 그냥 그렇구나. 당연한게 아니지' 라고 받아들이고 바로바로 패스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 각 포인트마다 과한 생각, 배려, 애정을 담으면 얼마 못가 지치기 마련이다. 어깨 힘 빼고, 조금은 무감각하게.


사실 회의를 회의답게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부터다. 회의가 의미없다고 투덜대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아주 사소한 노력을 해 보았는지 돌아보자. 


방관자에서 탈피하여 행동주의자로 조금씩만 나아가자. 회의가 회의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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