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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May 02. 2024

특수교육대상자로 공립단설 유치원에 다니기 까지

어찌됐건 원하던 유치원에 입학했습니다.

맑음이를 특수교육대상자로 유치원에 보내겠다고  결심하기  전, 동네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학교처럼  으리으리한 공립단설 유치원에 보고, 저 유치원에 가면 공간도 넓고 시스템도 잘되어 있고, 공짜고(!), 심지어 통원버스까지 있어서(공립단설에 통원버스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꼭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특교자를 올해는 유난히 많이 선발한 것이다. 일반  선발로는  2명인데, 특교자  선발이  4명이었으니, 특교자로  들어가기가  훨씬  쉬운  상황.


그렇지만 사실 특교청에 가서 검사를  할 때만  해도, 우리 아이는 이제 말도 좀 하고, 선별검사로 하는  지능검사  K윕시4도  완수하였으니(아예 테스트 자체가  진행  안 되는  친구도 많다고 함) 특교자  선발에서  탈락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담당 선생님께서 너무나 밝은 모습으로 '네~ 특교자  되셨고요~ 학교 배치는 안내드릴게요'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엉망진창  ADOS검사  결과와  절단점  이상의  CARS  점수가  있었으니  서류상으로는  영락없는  자폐이기에  합격은  당연하긴  했다.


돌아오는 길에 운전을 하며 펑펑 울었다. 펑펑 우는 것은 특교청에서 우리 집까지  가는 길에서만이다. 딱 그만큼만 울고 힘내자. 좋은 일이잖아. 특수교육대상자가 받을 수 있는 교육적 혜택이 얼마나 많은데 왜  우는 거야.  그렇게  선발된  것이, 9월이었다. 또래  친구  엄마들이  어느  유치원을  지원할지  고민할  때, 나는  애써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쿨하게  우리  애는  특수교육대상자로  이미  유치원은  확정됐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는지  그것조차  고민하고  있었다. 아니  그런데, 뭐  또  그걸  막  밝히고  다닐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냥  입  꾹  다물고  있다가  유치원  일반  선발까지  일정이  끝났을 때  우리  아이는  운  좋게  그  들어가기  바늘구멍인  유치원에  어찌  운이  좋아  들어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이 되면

- 특수학교

- 공립 단설 유치원

- 공립 병설 유치원

- 일반 사립 유치원(일반 반에 갈 수도 있고, 이 경우 (우리 동네 기준) 특수교육지원청에서 선생님께서 순회를 나오셔서 아이를 보신다고 하셨다.)  

와  같은  옵션이  있다.


맑음이네 공립  단설  유치원은 공간만 넓고 통원버스만 운영하는 장점이 있는 유치원이 아니었다. 교육과정시간 이후 방과 후  특수에듀케어를 제공하고, 특교자 대상  방과 후  수업이 있고, 대부분 완전통합을 지향하는 유치원이었다. 특수교육 환경이 이보다 좋을 수 있나?


맑음이는 유치원에 관심이 많다. 급식실이 따로 있어서 이동해서 밥 먹는 것도 신기하고, 보건실이 존재한다는 것도 신기하고, 행정실, 교사실도 신기하다. 입학 초  몇 주 동안은  특수선생님의 안내하에 여기저기  구경 다니기도  했던 것 같다. 집에 오면 '여기가  아야 해서  보건실에 갔어. 보건실에는 간호사 선생님이 있어'를 비롯해서 강당에 갔던 이야기, 교사실 구경 갔던 이야기, 바깥 놀이터와 연결된 공원으로  산책 갔던  이야기 등을 조잘거린다.


6살이 되면  무슨  반이  되는지, 7살이  되면  무슨  반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한  맑음 이가, 특교자  신분으로  교육적  도움을  받으며  앞으로  3년간  얼마나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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