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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가 독을 낳기도 하지만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친구 엄마들 사랑해!

by 메이 Jan 23. 2025

비교하는 습관이 DNA 처럼 박혀있는 한국인인지라 그런지, 아니면 내가 경쟁적인 입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비교하고 나를 채찍질 한게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그게 아니면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무리 느긋한 부모라도 비교를 하며 키우는 것이 사실라서 그런지,

이유야 어쨌든 

웃기게도

느린아이를 키우면서도 비교는 끝이 없다.


맑음이네 유치원 특수반에는 맑음이 포함 4명이 있는데,

그 중 2명은 말을 잘 못한다. 한명은 아예 무발화이고 한명은 말하는 듯 하지만 소통은 안된다.

나머지 한명은 정상발달에  가까운 아이인데 특수반 자리가 비어서 '발달지연'이라는 모호한 진단으로 들어왔다. 어쨌든 유치원이 통합유치원이라 그 친구는 일반 아이들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 


나는 특수반의 3명의 아이과 그 부모를 잘 알고 지내는데,

그들을 만나고 그들의 얘기를 들을때마다 나는 은근슬쩍 그 속에서 맑음이의 위치는 어느정도 쯤일까를 생각했나보다. 

우리 맑음이네 유치원 특수반에서는 맑음이가 그래도 훌륭한 편이지.

00이에 비하면 맑음이는 소통도 되고 자조도 뛰어나고 자기 생각도 말할 수 있고. 

맑음이는 일반반 친구들에게 관심도 많고 단체 활동에 잘 참여하기도 하지.

이 정도면 정말 많이 컸지.

뭐 그런 하찮은 셀프 위로를 하며 복직을 했을지도 모른다.



맑음이와 얽힌 또다른 집단.

맑음이가 느린 걸 알고 치료에 매진하기 시작했던 2022년, 

느린아이들 부모의 성지인 '거북맘 카페'에서 만난 오픈채팅 멤버들, 햇수로는 4년차인 그들.

모이고나니 희한하게도 직업도 비슷하고 생각도 비슷한게 많아서 급속도로 친해졌다.

사적인 얘기도 많이 털고, 오프라인에서도 종종 만나며 어느 순간 소울메이트가 되었다. 

내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집단이 되어버린 그 모임.


지난 주에는 그 모임의 아이 중 두명의 아이들을 따로 만났다.

돌 무렵 부터 유명한 치료사들을 만나며 귀하게 키워온 아이들.

오랜만에 봤더니 요 아이들, 정말 잘 컸다. 

아니, 진짜 입이 딱 벌어지게 너무 잘 컸어!

과자를 먹으려다가 나에게 나눠주는 아이를 보았을 때 감동이었다. 

물론 그 아이들의 부모들은 또 다른 고민이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만큼 큰 것이 마냥 부러웠다. 

둘이 대화도 하고, 소통도 잘 하고, 나눠줄 줄도 알고, 주제에 맞게 놀 줄도 알고.

그 와중에 그 사이에 잘 못 끼고 마냥 밖에서 뛰려는 맑음이를 보니 또 가슴이 무거워졌다.

아, 

맞다, 

우리 애 사회성에 큰 문제가 있지.

아직 일방적인 소통이 대부분이지.

우리 애 아직 한참 멀었지.


그런 마음.


이번에 이 만남을 계기로, 또 아이의 발달을 위해 한번 더 힘써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안주하지 말고,

걷지 말고,

조금 더 빠르게 걸어야겠다.




어제는 놀이기반 짝치료를 갔다가, 

짝 친구 엄마에게 괜히 이런 저런 얘기를 털어놓았다.

지난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 조금 울적했던 점, 

그리고 내가 이렇게 복직해서 일 할때가 맞나 고민된다는 점.


한참 후에 그 엄마에게서 카톡이 왔다.

 맑음맘, 지금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애쓰고 있으니 일 때문에 못해준다고 자책하지 말아요.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카톡 보다가 또 눈물이 핑.


생각해보니 느린 아이를 키우며 매일 맘 졸였지만,

좋은 엄마들을 만나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자극받고 또 위로하고 했던 것이 8할이었다.


비교로 널뛰기 하는 내 마음을 가라 앉히고,

지금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신경을 써야겠다.

방학이니, 놀이 코칭을 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도, 맑음이도, 

지금 잘 하고 있어.

오늘 하루도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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