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연필의 끝에 매달린 별 하나
5. 연필의 끝에 매달린 별 하나
그는 어릴 적, 연필 끝으로 별을 그렸다.
밤하늘이 아니라, 낡은 공책 위에.
모서리가 접히고, 땀에 젖고, 잉크 얼룩이 묻은 그 페이지 위에
별 하나가, 또 하나가, 조심스레 태어났다.
“이건... 살아 있는 거야,”
그는 그렇게 믿었다.
자신이 그린 별들은 실제로 어딘가에서 반짝이고 있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건 낙서야, 허공에 의미를 새긴다고 진짜가 되진 않아.”
하지만 그는 집요했다.
별을 그리는 것은 글을 쓰는 것과 달랐다.
글자는 의미를 좇았지만, 별은 방향을 따라갔다.
플릭시아에서는 모든 연필이 시간을 품고 있었다.
심이 닳을수록 과거가 뒤로 물러나고,
그 끝에서 나오는 선들은 미래로 흘렀다.
그날 밤, 그는 공책을 덮었다.
그리고 연필 끝을 별 하나에 정확히 겨눴다.
그 순간, 별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실제로.
그건 눈의 착각이 아니었다.
별이 그의 연필 끝에 매달려 있었다.
“당신은 누군가의 세계를 조율하는 중이에요.”
한 줄의 메시지가 공책 안쪽에 새겨졌다.
그는 연필을 더 이상 쓰지 않았다.
대신 별 하나를 목에 걸고 다녔다.
누구도 보지 못했지만, 그는 알았다.
그 별은 아직도, 무언가를 쓰고 있다고.
공중의 어딘가, 닿을 수 없는 노트의 첫 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