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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취미로만 어떻게 19년을 할 수 있었을까요

사진을 취미로 시작하려는 분들을 위한 흥미유발 가이드

by 도보방랑가 김근희 Feb 14. 2025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딱 하나 굳게 정하고 시작한 게 있어요. 그건 바로 사진이란 취미를 시작하자는 것이었지요. 평생 남을 취미를 하나 만들고자 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해보았는데 결론은 사진이더라고요.


평소에도 글을 끄적이는 걸 좋아하던 터라, 펜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일상을 기록해 보는 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했어요. 그림을 그릴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덕분일까요? 다른 나라의 철학자가 한 말을 항상 제 마음에 새기고 살았거든요, 네, 맞아요. 저는 제 꼬라지를 지나치게 잘 알았어요. 음, 좋게 말하자면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제 그림실력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C 이상을 줄 수 없었어요. 이건 그냥 제 추측이 아니라 다년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평가된 점수였지요. 중학교 3학년 때 마지막 미술 실기평가 시간이었지요. 친구들이 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지요. 제 인생에 한 번쯤은 D이상은 받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선생님을 열심히 설득해 줬거든요. 이런 고마운 친구들..


그렇기 때문에 미술은 고려대상도 아니었지요. 결국 사진이 눈에 들었지요. 

무작정 시작했어요. 아무런 정보도 없었고 (그땐 요즘같이 정보를 인스턴스처럼 쉽게 찾을 수 없었거든요) 대학교 도서관에 들어가서 사진에 대한 책을 탐독하고,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를 냄비받침으로 쓰려다가 가격에 놀라서 열심히 공부했지요.

전주 한옥마을을 산책하던 고양이를 도촬, 프로도촬러는 종족을 가리지 않죠전주 한옥마을을 산책하던 고양이를 도촬, 프로도촬러는 종족을 가리지 않죠


그렇게, 19년의 사진취미 생활이란 기록을 갖게 되었죠. 

언제나 카메라를 놓지 않았어요. 어딜 가든 숄더백에 카메라를 넣고 다녔지요. 그런 시간이 19년, 그 19년 동안 시선에 담겨 카메라로 기록된 사진들.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기록들을 이제 꺼내볼 차례입니다.




사진을 잘 찍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이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만큼 열정을 갖고 찍지도 않았고, 그만큼의 고민도 없었거든요. 

그저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도촬'하고 그들이 행복한 표정을 보답으로 바랄 뿐이었지요. 말이 좀 이상하죠? 근데 저는 프로 도촬러에요. 의식도 하지 못하는 순간에 몰래 찍어내길 잘하거든요. 누군가는 이런 사진을 캔디드 사진(인물을 자연스럽게 포착하는 사진)이라고도 말하죠. 


19년 동안의 사진 취미 생활을 하면서 체득한 여러 가지 기법 아닌 기법과 경험들을 살려서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거든요.  요즘은 참 좋은 시대예요. 


제가 대학생 때 사진을 처음 취미로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에는 '카메라' 구입을 해야 했거든요. 그것도 큰 마음을 먹어야 했어요. 요즘에서야 사진을 취미로 하는 데 있어 마음까지 먹어야 하나? 싶을 수도 있는데 놀랍게도 제가 대학 신입생이 되었을 때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또르르) 에헴, 그랬습니다.  슬슬 나이가 유추가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입으로 발설하시는 분에게는 '눈치 챙겨'라는 상품을 보내드릴 테니 주소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잠깐 다른 길로 빠졌지만 아무튼 요즘은 사진 찍기에 좋은 시대가 왔어요. 누구나 좋은 카메라 하나쯤 갖고 다니거든요.  예상하시다시피 바로 스마트폰에 들어가 있는 카메라를 말한 거예요.


무튼, 그래서 요즘은 사진 찍기에 참 좋은 시대이지만 역설적으로 사진에 대해 공부하기에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어요.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기 때문에 깊게 파고들 생각을 안 하게 되어버린 걸까요? 


좋은 스마트폰은 대충 찍어도 잘 나오거든요. 그 이유도 참 재미있어요. 스마트폰에 있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게 되면 내가 찍지만 내가 마무리하는 사진이 아니거든요. 전 세계의 석학 박사님들이 미리 대중적인 선호의 스타일을 그려놨고 스마트폰은 그 이미지를 최종적으로 입혀서 여러분에게 보여주거든요.  


한 컷 한 컷을 누르는 무게가 가벼워지고, 찍고 나서 그래도 적당히 잘 나오니까 고민하지 않고 찍게 되는 거죠.

이러다 보니 사진이란 것이 '소비'의 개념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우리는 일상을 가볍게 기록하고, 공유하며 살아가지요.  디지털이 되었기 때문에 필름 한롤의 금액을 생각하며 덜덜 떨면서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 찍고 확인하고 바로 삭제할 수 있으니까, 또 바로 친구에게 보내줄 수 있는 시대.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요. 인류는 이제 오랜 시간 기록의 수단이었던 '글'을 뒤로하고 '순간'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글'은 멀리하게 되어버렸고 그래서 요즘 친구들은 긴 글을 잘 안 읽는다고 합디다. 뭐, 개인적인 의견으론 그렇습니다. 순간을 '소비'하게 된 순간부터 우리는 그 순간의 즐거움에 빠져들지 않았나 싶어요. '도파민'이라고 많이들 말하죠? 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하하하.


그래서 19년이란 긴 시간 동안 사진을 '취미'로 해왔던 활자중독자이자 도보방랑자인 제가 한번 사진이란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펜이 칼보다 강한 시대를 넘어 이제는 '이미지'가 더 강한 시대로 향해 가고 있는 오늘날, '펜'과 '이미지'를 둘 다 섞어서 적절하게 늘어놓아 여러분의 관심을 뺏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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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진 잘 찍냐고요? 

못 찍어요. 아니 그런데 잘 찍기도 해요. 

무슨 억지논리인가 싶기도 하지만 결국에 사진에는 정답이 없거든요. 


대중적인 기호는 있겠지만 아직까지 예술이라는 영역에서 사진을 바라본다면 각자의 주관과 해석이 필요한 영역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부먹과 찍먹 중에 뭐가 정답일까요? 예시가 좀 그런가요, 아무튼 잘 찍어(먹어)요.  찍먹파

어떤 의미에서 잘 찍는다고 말했냐면 그래도 사진을 찍음에 있어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표현할 수 있고 적절하게 후보정을 할 수 있어요. 즉, 제가 바라본 피사체에 대한 그 순간의 장면과 기억을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는 갖추고 있다는 말이지요. 물론 제 기준에서는 말이에요. 결국 취미란 자기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 행하는 유희 아닐까요? 


캔디드며 피사체며, 주제 표현, 후보정.. 갑자기 뭔가 전문적인 용어가 나온 거 같은 기분을 받으셨다면 의도한 거예요. 이 글을 연재하는 목적을 이제 슬슬 밝힐 때가 되었군요. 


브런치 글 이미지 5


19년 동안 제가 느끼고 깨우쳤던 것들을 토대로 해서 사진을 이제 좀 공부해 보고자 마음을 먹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자 이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바로 도보방랑가라는 매거진을 통해서 말이죠.

사진을 통해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담고, 그 이미지에 글로써 내 생각을 담아보고자 해요.

나란 사람이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삶의 이야기들을 이 공간을 통해서 '사진'과 '글'로 기록하고 누군가와 함께 나누며 그것이 또 다른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내기를 희망하지요. 


그럼 이제부터 시작될 글들을 잘 부탁드립니다. 구독과 좋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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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에 삽입되어 있는 이미지들은 그동안의 사진 기록 중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들을 첨부하였어요. 이 사진을 통해 제가 어떤 사진을 좋아하고 주로 찍는지 알 수 있겠지요. 글과 사진으로 저를 당신에게 표현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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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첫번째 글 - 도보방랑가 10년의 끝에서 다시 첫걸음 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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