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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약이 Oct 14. 2024

5. 시각장애인의 사진 찍는 방법

시각장애인도 사진을 찍어요

어제 고창에서 해바라기를 찍고 읍성에 들러 구경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시각장애인이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싶지만, 사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눈이 보이는 사람이 사진 찍을 장소나 물건의 구도를 잡아주면 '빅스비, 사진 찍어' 하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멋진 사진이 완성!

만일 빅스비가 잘 안 된다면 그냥 셔터 버튼을 눌러 찍으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래서 현재 나는 시각장애인 사진 동호회인 '상상 클럽'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추억을 쌓고 있다.

예전에는 나도 '눈이 안 보이는데 사진은 무슨 사진?'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다지 사진을 찍지 않고 지냈는데 어느날부터 사진에 관심이 생겨 찍기 시작해 이제는 동회까지 들어가게 됐다.

뭐든지 처음부터 '못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떻게든 할 수 있음을 믿고 하면 무슨 일이든 될 수 있음을 사진을 찍으면서 배웠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사진을 찍기 위해 출사 가는 날이 너무나 좋다.

이번에는 고창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 달에는 어디로 가 멋진 추억을 찍을 수 있을까?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내가 사진을 찍으며 그것이 추억이 됨을 안 요즘 사진이 너무 좋고 즐겁다.

그렇기에 더더욱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비록 안 보일지라도 그 속에 담긴 상상과 마음은 변함 없으니까.

그렇기에 이런 멋진 추억들이 고맙고, 행복하다.

어제의 추억은 이제 내 마음에서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곳의 사진 역시 그렇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사진은 안 보이지만 설명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것 역시 너무나 감사하고 큰 기쁨이다.

다음 달, 새로 찍은 사진 속에서도 멋진 보물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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