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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강아지 Aug 04. 2024

레버리지

주식투자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 

#12 레버리지

주식투자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


내가 주식시장을 떠날 수 없었던 이유 중 한 가지는 레버리지였다. 깡통을 찼던 시기에서 정확히 1년 전, 나는 1 금융권 신용대출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였다. 5%대의 고금리이긴 했지만, 월에 납입하는 이자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


처음부터 가용가능한 모든 자금을 대출받은 것은 아니었다. 첫 대출은 가용대출자금의 30%남짓이었다. 그러던 것이 60%, 100%까지 가는 데는 불과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대출자금으로 산 주식의 하락은 또 다른 대출을 야기했다. 30% 수준에서 멈췄어야 했지만, 나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고, 그렇게 가용가능한 모든 자금을 신용대출받아 C종목에 넣었다.


C종목이 1년의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수익을 내는 구간이 있었고, 그때마다 '그간 냈던 이자보다는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이익구간에서도 주식을 팔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그 시점에서 나는 깡통을 찬 것이었다.


레버리지를 했기에 나의 주식 총규모는 원금의 두 배에 해당했고 거기에 신용매수까지 더하면 원금의 3배에 해당하는 돈을 굴리고 있었다. 무서운 점은 담보비율이었는데, 공모주 투자로 까먹은 돈으로 인해 담보비율이 급속도로 올라간 것이었다. 앞 장에서 반대매매 공지 문자를 받은 것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레버리지와 신용매수를 감행했기 때문이었다.


파국에 이르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매일 나를 괴롭히는 반대매매 문자와 대출금 상환 문제는 시장에서 감정적인 대응을 하도록 만들었다. 빠르게 이 상황을 타개하려는 조급한 마음은 결국 더 큰 손실을 불러왔고, 급기야 나는 원금을 모두 잃고, 대출금마저 까먹고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후로는 는 지속적인 정신적인 불안에 시달렸다. 일상생활 지속이 힘들었다. 시장이 열리지 않는 공휴일과 주말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무기력에 빠졌다. 시장이 열리더라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을 할 때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금이라도 주식을 그만둬야 하나’

‘이 상황을 어떻게 여자친구에게 설명해야 하나’

‘결혼자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의 정신을 지배했고,

나는 그렇게 시장의 노예가 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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