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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강아지 Aug 01. 2024

신용매수와 반대매매

주식시장이 내게 놓은 덫

#11. 신용매수반대매매

주식시장이 내게 놓은 덫


주식 시장을 떠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신용으로 매수한 주식이 평가액을 기준으로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용매수를 한 시점은 내가 크게 손실을 확정했을 때로부터 3개월 전이었다. 그 당시엔 충분한 현금이 있었기 때문에 신용매매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언젠가는 주가가 오를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용매매로 이득을 보기도 했다. 수익을 본 종목은 전력섹터의 E종목이었는데, 30%의 수익을 창출하였으니, 나름 괜찮은 투자 방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신용으로 종목을 매수한다면 반드시 단기 혹은 스윙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종목의 보유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자 지출(상한 10%)에 따른 손실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종목이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내려갔을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C종목은 복구할 수 없을 정도의 낭떠러지로 떨어졌고, 악재와 모멘텀 상실로 바닥을 기고 있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주식 담보비율 140%를 맞추지 못해 반대매매 통보가 온 것이다. 신용매수한 종목의 평가액과 내가 보유한 예수금 및 현금으로 순매수한 종목의 평가액을 나눈 값인데 주식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결국 담보비율 140%를 못맞추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


처음 받아본 문자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일종의 고위험 신호였고,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기 위해선 가진 현금을 지속적으로 투입시켜야만 했다. 그렇게 보유한 현금은 점점 떨어져만 갔다. 담보비율이 140%에 걸리지 않는 날은 아주 미약하게 나마 주가가 오르는 날이었다. 이러한 나날들은 지속되었다. 하지만 수중에 현금이 전혀 없는 날이 결국 오고야 말았다.     


주변에 손을 벌려야 하는걸까. 하지만 누가 나를 도와줄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담보비율을 맞추기 위해 손실을 확정하더라도 신용으로 매수한 C종목을 덜어내기로 했다.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없는 현금을 쥐어짜는 것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가 만일 매달 급여를 받는 직장인이 아니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정규장이 끝나고 1544-0000에서 오는 문자, 이 문자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덜컥 내려 앉았다. 주가가 오르기를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 반대매매 당하지 않기 위해 돈을 집어넣어야 하는 상황.


어떻게 이지경까지 오게 되었나. 스스로를 계속 자책하였다.      


고통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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