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위험선호 성향은?
‘기대하다’는 영어로 expect이다. expect는 라틴어 expectare에서 유래했는데, 여기서 ex는 ‘밖으로’ 또는 ‘멀리’를 의미하고 spectare는 ‘바라보다’를 의미한다. 결국 직역하면 expectare는 ‘멀리 바라보다’ 또는 ‘기다리다’라는 뜻이 된다. 이는 미래에 일어날 어떤 일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상태를 나타낸다.
우리는 늘 가슴 한켠에 기대를 안고 살아간다.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기대, 생에 최고의 반려자를 찾게 될 기대, 승진에 대한 기대, 불연 듯 찾아올 행운에 대한 기대, 그리고 주식이 오를 것이란 기대 등. 현재에 일어나지 않을 미래에 대한 일을 기대하는 것은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대의 이면에는 실망이 있다. 우리가 예상한, 우리가 기다리는 어떤 무언가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실망한다. 특히, 그 기대감이 클수록 우리가 겪게 되는 실망감의 크기도 커진다.
나의 투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함께 했다. 다음엔 잘 될 것이라는, 이번에 못하면 그 다음엔 잘 될 것이라는 기대. 실망은 또 다른 기대로 채워졌고 그 기대가 좌절의 결과를 낳아도 나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또 다른 기대를 채웠다.
그럼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그 어떤 기대와 희망도 품지 말란 것인가. 그렇다. 기대는 마약과 같다. 특히, 기대와 실망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주식시장에선 더욱 그렇다.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는 내가 주식에 돈을 넣는 그 순간부터 작동한다.
대개의 우리는 주가의 등락에 따라 일희일비한다. 애써 땀 흘려 번 돈을 불리기 위해 시작한 투자지만, 어느새 투자는 투기가 되고 있고, 나 자신이 주식 시장에 잠식되기 시작한다. 만약 당신이 자그마한 주가의 진폭에도 심장이 떨리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지금 당장 주식을 팔고 주식 시장을 떠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당신의 위험선호 또는 회피성향은 어떤가? 아직도 모르는 상황인가? 그럼 지금 당장 증권사에서 권고하는 위험회피 설문에 응해라.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없다면 결국 당신은 주식 시장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그래도 정 이 모험에 뛰어들겠다면,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를 덜어내라.
기대를 덜어내고 그저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보다 더 괜찮은 투자와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에서 영리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선 오로지 원칙과 이성, 그리고 대응만이 필요할 뿐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시장에 발을 들여 놓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