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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정해경 Sep 22. 2023

[몰타여행] 몰타 보트 투어, 이거 신세계네.

몰타어학연수 제3장 #13 몰타 보트 투어, 코미노, 블루라군,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제3장 인터미디어트 몰타  

#13 몰타의 여름, 몰타 보트 투어 타고 몰타 섬 한 바퀴~


몰타를 여행하기 최적의 시기는 여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름에는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어 지중해에 있는 몰타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중  몰타 보트투어는 여름 몰타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몰타 보트 투어 함께 떠나보시죠~


배가 몇 대 정도밖에 없던 스피놀라베이에 주차장이 될 정도로 배가 가득 찼다. 몰타의 여름이다. 여름이 되면서 몰타 전체 분위기도 무더위와 함께 달궈졌다. 뜨거운 여름을 기다린 몰타는 곳곳에서 다양한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그간 보지 못했던 여름 액티비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보트투어' 혹은 '보트파티' 소식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어학원에서도 멋진 액티비티를 놓칠 리가 없었고 보트파티도 액티비티에 있었다. 가끔은 유학원에서도 친목도모를 위해 같은 유학원을 통해서 어학연수를 온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하는 보트파티를 이벤트로 준비하기도 했다. 

여름이면 배 주차장으로 변신하는 스피놀라베이 


+ 보트 투어가 뭘까? 

몰타는 하나의 섬이 아닌 총 6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인데 크게 몰타섬, 고조섬, 코미노섬 세 개의 섬이라고 봐도 좋다. 몰타 본섬의 경우 90%의 사람들이 살고 있고 나머지 9.999%는 고조섬에, 코미노 섬의 경우 3명이 거주한다고 했지만 거의 무인도에 가까운 섬이다. 몰타와 고조는 교통수단으로 페리와 쾌속선이 운행되고 있고 코미노 섬의 경우 각각 몰타와 고조섬에서 배를 이용해 갈 수 있다. 


각 섬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인 '배'가 있는데  도대체 '보트투어' 혹은 '보트파티'가 뭘까 궁금했다. 배에서 시끄러운 음악 틀어놓고 술 마시고 노는 것으로 생각을 했었기에 젊은 애들 틈사이에서 시끌벅적하게 있는 게 싫어 보트투어에 처음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발레타와 슬리에마 사이를 오가는 배도 있다.
여름이면 보트파티를 하는 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고조섬은 가봤지만 아직 코미노 섬은 가보지 못했기에 따로 코미노 섬만 몰타를 떠나기 전에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여름이 되니 슬리에마나 세인트줄리안 등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은 몰타 섬 일대를 돌아보는 다양한 투어상품을 홍보하는 문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몰타에서 외국인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내기도 했지만 말 통하는 한국인이 편한 건 두말하면 잔소리. 나이는 어려도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30대도 함께 어울리며 지냈다. 그중 J가 몇 군데 섬에서 정박을 하고 수영도 하고 식사도 제공되는 보트투어가 있다고 했다. 그래, 그 정도면 한번 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J에게 적극 알아보라고 했고 추진력 만렙인 J가 적당한 상품을 찾았냈다. 그래서 친하게 지내는 한국인들과 함께 다 같이 보트투어라는 걸 하게 됐다. 

보트투어 안내문구 

 


J가 예약한 보트는 꽤 규모가 있는 배였고 뽀빠이 빌리지, 크리스털라군, 코미노 블루라군까지 돌아오는 코스로 대략 4시간 30분 정도에 식사가 포함된 일정이었다. 이런 종류의 보트 투어 상품이 즐비하기 때문에 배의 종류, 식사 제공유무, 주류 제공 유무 등을 따져보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결정하면 된다.  소규모 인원만 진행하는 프라이빗 보트투어도 있다. 


이 유람선은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운행을 하는데 우리가 예약한 배는 오후 출발이었기에 오전에 투어에 참가한 사람이 다 내리고 나면 곧바로 오후 투어 신청자가 승선하는 시스템이었다. 유람선의 출발은 부지바에서 출발했다. 식사는 제공되지만 주류는 제공되지 않아서 조금 일찍 도착했기에 근처 슈퍼에서 배 안에서 마실 음료와 술과 물을 준비해서 승선했다. 배 안에서도 맥주, 와인 등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가 탈 보트
예약자 명단 확인후 번호표를 나누어 준다.


보트는 생각보다 규모가 상당했는데 식사를 준비하는 공간과 칵테일 등 음료를 파는 곳이 있고 1층에 화장실이 있는 구조였다. 보트는 별도의 좌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안고 싶은데 앉으면 되니 먼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임자다. 1층과 2층 가장자리로 좌석이 있고 2층에도 좌석이 있었다. 일부는 돛이 있는 바로 아래에 자리를 잡았고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 싶은 친구들은 배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두근두근, 드디어 출발~~!!!  안내방송이 끝나자 바로 쿵쿵쿵 신나는 음악이 이어진다. 날은 뜨거운데 파도를 가르며 배가 나아가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우리를 품는다.  앞부분이 그물망으로 되어 있어 그곳에 앉은 사람들은 뱃머리에 바다가 부딪칠 때마다 덮치는 파도를 피하기는커녕 즐기는 모양새다. 굳이 내가 파도를 맞고 싶지는 않은대 대신 맞아주니 보는 사람도 즐겁기는 매 한 가지다. 유람선을 타고 멀찍이서 구경만 하는것과 보트투어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그래~ 이거지... 그동안에 쌓인 스트레스가 한방에 확 날아가는 기분이다. 

보트투어 출발~


약 1시간쯤 달렸을까. 뽀빠이 빌리지에 도착했다. 늘 걸어서 가던 곳이었기에 언덕에서 내려만 봤는데 바다에서 가깝게 접근하니 뽀빠이 빌리지도 색다른 느낌이다. 약 30분의 정박시간이 주어졌다. 배 앞에 계단이 바다로 내려가니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지중해 천연 수영장으로 뛰어든다. 


그래, 내가 이 날을 위해 물이 무서운데도 꾹 참고 수영을 배웠잖아.!!!!!!


이날이 아니면 또 언제 입어볼까 싶어 준비해 간 비키니를 과감하게 입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앗, 차가워!!!!!"


7월 초순이라 기온은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데도 지중해 물은 너무 찼다. 꿋꿋하게 견디며 배영, 자유형, 평형으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몸이 서서히 적응한다. 신나게 수영하며 즐기고 있는데 벌써 30분 끝. 아니, 뭐 이렇게 짧아. 

뽀빠이 빌리지에서 신나는 수영


다시 30여분 간 신나게 달려 두 번째 목적지인 크리스탈라군에 내려놓았다. 통상 코미노행 페리를 타게 되면 블루라군에 정박을 하게 되는데 반대편에 위치한 크리스탈라군은 운행하는 배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보트투어가 아니면 올 수 없는 곳이다. 


크리스탈라군은 코미노 섬의 일부인데 블루라군과 함께 바다색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지중해'라고 했을 때 연상하는 에메랄드빛 바다색깔이 바로 크리스탈라군과 블루라군 일대의 색깔이다. 실제로 고조로 향하는 페리에서 코미노가 보이는데 이 일대만 에메랄드빛을 띠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봐도봐도 정말 신기한 곳이다. 


블루그로토 동굴의 신비한 바다색깔보다도 더 푸른빛이 신비함마저 자아낸다.  성미 급한 사람들은 정박 후 사다리가 내려오기도 전에 벌써 바다에 뛰어들었다. 


첨벙!!! 


수영을 좀 한다는 사람들은 어느새 동굴 안까지 헤엄쳐 들어갔다.


갑자기 뒤쪽으로  연결다리가 나온다 싶었는데 벽에다가 밧줄을 매다는  것이 아닌가! 이 줄의 용도는 바위에 좀 더 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도선이었던 셈이다. 수영이 좀 서툰 사람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줄을 잡고 바다에 온몸을 맡겼다. 


나도 또 한 번 바다로 풍덩!!   

바다에 둥둥 떠올라 


수영에 자신 있는 사람들 몇몇이 바위에 올라가서 뛰어내리며 멋진 퍼포먼스가 이어지니 배 안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제 너나없이 바위에서 뛰어내리기 시작한다. 어찌어찌 힘들게 수영은 배웠는데 도저히 다이빙까지는 엄두가 안 나서 배우질 못했기에 수영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니 다이빙은 구경모드다. 

바위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 


영상 말미에 4인조가 한꺼번에 뛰어내리는 모습 꼭 보시길~ 

이곳에서도 대략 30분의 정박 시간이 주어졌다. 

몰타 보트투어 바위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코스이자 하이라이트인 코미노 섬의 블루라군으로 향했다. '블루라군'이라는 지명이 꽤 익숙한 세대인 나로서는 부룩실즈가 자연스레 연상된다우리나라에는 '푸른 산호초'로 알려진 영화 '블루라군'이 몰타의 코미노섬 일대의 블루라군에서 촬영됐다. 


몰타의 섬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코미노다. 코미노의 환상적인 에메랄드 바다색을 보고 나면 '보석 같은 몰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코미노 때문에 몰타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을 정도로 특별한 곳이다. 

미끄럼틀이 있는 보트도 있는데 인기가 많다.


에메랄드 빛의 교과서 같은 바다라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인데 저녁이라 코미노 특유의 에메랄드 빛을 볼 수 없는 것은 많이 아쉬웠다. 코미노는 무조건 오전에 와야 환상적인 바다색깔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성수기에는 몰타나 고조에서 코미노까지 운행하는 배편도 증편이 되고 보트투어를 하는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라 굉장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따라서 코미노를 가겠다고 생각한다면 가급적 최대한 일찍 이곳에 도착하는 것이 무조건 좋다. 관광객들이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코미노까지 운행하는 배가 확연히 줄어들고 운행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에 배 시간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환상적인 바다색을 보지 못해 겨울에 런던으로 돌아오자마자 코미노를 가보려고 했는데 가려고 생각했던 날에는 날씨가 안 좋아서 차일피일 미뤄지다 결국 겨울에 배가 운행하지 않아 가보지 못해서 정말 아쉬운 곳으로 남았다. 

저녁이라 바다색이 조금 아쉬웠던 코미노 


블루라군에서는 가장 긴 정박 시간이 주어졌다. 코미노 섬의 배가 정박하는 곳은 다른 바다와 달리 깊은 곳이어도 성인 남자의 가슴 정도까지다. 또한 정면에 있는 두 개의 작은 섬이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에 아주 잔잔한 바다다. 몰타의 바다들이 의외로 꽤 깊기 때문에 수영초보자는 바다수영이 힘들 수도 있는데 이곳은 수영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특히 날가 맑은 오전이라면 투명한 바다빛이 신비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절로 되던 코미노 


바다에는 크고 작은 젤리피쉬가 둥둥둥 떠다니니 발이라도 한번 담가보려고 하다가 바로 접었다. 젤리피쉬에 쏘였을 때 엄청 고생한 적이 있었기에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코미노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건 파인애플 주스 마시고 인증숏을 찍는 것이다. 이거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뒤늦게 인증숏 대열에 합류. 

 코미노 파인애플 인증숏


수영을 하지 않는 대신 코미노 섬을 걸어보기로 했다. 섬이 크지 않으니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면 가능할 것 같았다. 여기 저기 둘러보고 사진 찍느라 남은 시간은 대략 30분 정도. 시간이 촉박하니 섬을 다 걸어보지는 못하고 시간이 허락하는 곳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코미노 섬은 나무 한 그루도 없는 섬이다. 이러니 35도가 넘어가는 여름 땡볕에 이 섬을 걷는다는 건 무리다. 그나마 해 질 녘이라 더위가 조금 가시고 있었기에 잠깐이라도 걸어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계절이 괜찮냐면 그것도 아니다. 섬의 특성상 바람이 너무 많이 불기 때문에 생각만큼 트레킹으로 좋은 곳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몰타를 다시 찾는다면 오전에 아름다운 코미노의 바다색깔도 담고 트레킹도 해보고 싶다. 

고조섬이 지척이다. 


이제 어느새 해가 넘어가는 시간. 날씨가 다소 흐리니 일몰이 조금 아쉽다. 오후 내내 물놀이를 하고 즐겁게 놀았더니 배꼽시계가 사정없이 울린다. 보트에서는 저녁식사가 준비됐다. 고기 꼬치와 샐러드 파스타 등의 음식인데 맛도 괜찮았고 먹어보니 적지 않은 양이었다.  

보트투어의 저녁


고조섬으로 넘어가는 노을을 보면서 저녁을 먹으니 꿀맛이다. 하루종일 뜨거웠던 바람은 잔잔한 파도에 묻혀 상쾌한 얼굴을 내민다. 한가롭고 평화로운 풍경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이런 보트투어를 예약한 J에게 고맙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오전 투어도 좋았겠지만 일몰을 바라보며 저녁식사를 만끽할 수 있는 오후 투어가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시 한번 신나는 음악이 안을 가득 울린다. 너나없이 투어의 마지막을 불태우듯 환호성이 요란하고 여기저기서 춤신춤왕이 저마다의 춤사위를 뽐낸다. 요란하게 시끌벅적한데도 배에 드러누워 있으니 소음도 화사다. 하늘을 올라댜보니 나만의 하늘이 곁을 내어준다. 총총한 별에 눈을 맞추고 있자니 파도가 한 번씩 들이치며 시샘하듯 발을 간지럽힌다. 좋은 사람이 옆에 있다면 당장이라도 사랑에 빠질 기세다. 


뜨거운 몰타의 여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 보트투어였다. 진심 이 보트투어는 또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만족스러웠다. 



+ 다음 이야기 : 모스타로툰다, 몰타의 판테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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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1장과 2장은 브런치북에서 볼 수 있습니다.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런던 

https://brunch.co.kr/brunchbook/life-of-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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