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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정해경 Jan 30. 2024

[런던여행] 그리니치 천문대가 전부는 아니었어.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런던 #26 그리니치 천문대 

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런던   


#26  다 보려면 하루 종일 걸리는 그리니치(Greenwich)



런던을 생각했을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그리니치 천문대'였다. 자오선, 표준시 등 어릴 때부터 이상하리만치 '시간'에 관해 약간의 환상이 있었다. 런던에 오고 그리니치 천문대를 가장 가보고 싶었으나 한 달 뒤면 템즈강 부근으로 이사할 예정이었기에 이사 후에 가보자 싶어 꾹 참았다. 그리고 이사를 하자마자 가장 먼저 그리니치 천문대로 향했다.


런던 도심에서 그리니치 천문대까지는 약 1시간 정도가 걸리는 곳으로 생각보다 거리가 꽤 있는 편이었고 거리도 거리지만 교통편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짧은 시간으로 런던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그리니치 천문대는 여행동선상 자연스레 제외하게 될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나처럼 그리니치 천문대에 상당한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사람이 틀림없다. 


그리니치는 천문대만 생각했었는데 그리니치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넓은 지역이었다. 그리니치 천문대 외에도 국립해양박물관, 퀸즈 하우스, 커티삭 등의 볼거리에 그리니치 공원 산책도 즐기다 보면 온전히 하루를 머물러야 하는 곳이었다. 

그리니치 천문대 하나만 있는 게 아니었네.


런던 도심에서 좀 떨어져 있는 그리니치는 웨스터민스터에서 유람선을 이용해도 좋고, 버스 노선도 있고, 경전철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경전철을 타니 좀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지상노선이 있어 카나리워프를 지날 때는 홍콩 빌딩숲을 달리는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런던에서 홍콩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경전철 DLR 


커티삭(Cutty Sark)


템즈 선착장 중 하나인 그리니치 피어와 접하고 있는 곳에 큰 범선 하나가 떠있다. 그리니치 약속장소로 이용되는 커티삭인데 현재는 박물관이다. 혹자는 커티삭 위스키를 먼저 떠올릴 수도 있을 텐데 위스키의 이름이 바로 이 범선에서 유래가 됐다. 커티삭은 19세기 중국에서 차를 실어 나르던 홍차범선이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茶) 잎을 얼마나 빠른 시간에 영국으로 실어오느냐는 결국 '돈'의 문제였다. 홍차 무역에서 빠른 운송을 위해 1869년에 만들어진 범선 커티삭은 당시만 해도 범선의 끝판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고의 범선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커티삭은 오리지널이 아닌 복제품이다. 쓰임을 다한 후에 1950년대부터 이곳에서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가 누군가의 부주의로 담뱃불에 의해 2006년도에 불이 나서 홀라당 타버렸다고 한다. 놀라운 건 약 920억을 들여 그대로 복원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과연 우리나라 같으면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복원을 했을까 싶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차 무역에 사용했던 속도가 빨랐던 범선' 정도이지만 영국 사람들에겐 '커티삭'호는 영국 대항해 시대의 영광이 그대로 남은 시대의 문화유산인 셈이었다. 그런 이유로 재 개장식에 지금은 고인이 된 엘리자베스 여왕까지 참석을 했다고 하니 이 '커티삭'이 가진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된다.  


다소 과한 입장료였기에 내부는 둘러보지 않았지만  유리를 이용한 현대적인 디자인에 올려진 19세기 범선은 의미도 이미지만 그 자체로도 멋스러움이 있었다. 



그리니치 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

세상의 중심, 본초자오선은 뭐랄까 좀 비현실적이라고나 할까. 눈으로 보이지도 않는 시간을 선을 그어 표시한다는 것이 나는 좀 납득이 안 됐다고 하면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암튼 어릴 때는 달나라 이야기 같았다. 그래서인지 그리니치는 나에게 늘 환상과 같은 느낌이 있었다. 


해양박물관에서 오르막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언덕에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다. 세계의 표준시가 정해진 곳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작은 곳이었다. 뭔가 거창할 것이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랫동안 무형으로 내 가슴속에 존재했던 그리니치 천문대는 처음에는 그냥 그랬다. 


현재 이곳은 더 이상 천문대 역할은 하지 않고 본관과 별관 모두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런던의 스모그가 극심해 더 이상 별을 관측할 수가 없어 1949년에 캠브리지로 이전했다. 하지만 이곳은 여전히 그 상징성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그리니치 천문대의 빨간 공(타임볼)이 매일 오후 1시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고 한다. 


천문대 입구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가 있는데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의 셰퍼드정문 시계(Shepherd Gate Clock)'다.  이 시계는 12시간이 아닌 24시간을 표시하고 있는데 이 시계에 얽힌 이야기가 꽤 많았다.  이 시계는 각 기차역마다 전류장치를 연결해 시간을 전송해 모든 열차들이 같은 시간에 움직일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이렇게 시간을 전송해 주면 그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고 하니 말하자면 돈 버는 시계인 셈이겠다. 일찍이 우리 속담에 시간은 금이라고 했는데 이 시계가 그 금시계일 줄이야. 


해가 뜨면 일을 하러 나가던 농경사회에 달리 정해진 시간에 공장이 돌아가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 배가 출발하고 기차가 출발해야 하는 산업사회에서 '시간'은 곧 돈이었다. 지금이야 나라마다 시간이 다 다르다는 게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세계 표준시가 정해지기 전까지 나라마다 시간이 조금씩 다 달랐고 심지어 영국 내에서도 도시마다 시간이 조금씩 달랐다고 한다. 다 아는 얘기지만 세계 표준시를 정하는 투표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결국 영국 그리니치 표준시가 정해졌으니 프랑스와 영국의 오랜 앙숙 관계는 '시간'마저도 한몫한다. 인류사에 영원히 족적을 남긴 그리니치 표준시, GMT(Greenwich Mean Time)이다.  


사설로, 외국인들이 한글을 배울 때 느끼는 어려움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시계를 읽는 방법이라고 한다. 가령 5:20일 경우 다섯 시, 이십 분으로 읽는데 한국 사람인 나는 한 번도 이상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외국인은 십중팔구 시간은 왜 오시 이십 분으로 읽지 않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어, 그러고 보니 그렇네. 진짜 왜 이렇게 시간을 읽고 있는 것인가 너무 궁금해서 찾아보니 시계가 우리나라에 전해지기 전까지는 '분'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그전에는 자시, 술시 이렇게 24시간을 12 간지를 대입해 각 간지마다 2시간씩 적용을 했고 시간도 순우리말인 하나, 둘, 셋으로 매겼고 분의 경우 아라비아 숫자로 부르고 있다고. 


10분 늦으면 코리안 타임이라고 하면서 약속을 제때 안 지키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옛날 사람처럼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에 만나자고 하면 대략 2시간의 융통성(?)이 있는 셈이니 어찌 보면 더 느긋하고 낭만 있었다 싶지만,,, 언제 올지도 모르는 채 2시간씩이나 무작정 기다리는 건 시간낭비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오는 걸 보니 어쩌면 산업사회와 맞바꾼 우리 고유 정서가 아닌가 싶은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 


24시간으로 표시되는 그리니치 표준시(GMT), 밑에는 도량형 통일을 위한 수치들이 적혀있다. 


그리니치 박물관은 유료관람인데 찬찬히 보면 대략은 2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박물관 구경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문에 다닥다닥 붙어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찍고 있는 건 박물관이 아니라 바닥에 표시된 본초자오선이다.


 박물관의 내부 전시도 전시지만 각국의 도시의 표준시가 표시된 본초자오선이 바닥에 표시가 되어 있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는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처음 갔을 때는 다소 늦은 시간이라 채 30분이 남지 않았고 두 번째로 갔을 때는 굳이 박물관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아 그냥 밖에서만 봤다. 

그리니치 박물관 안의 본초 자오선 사진을 찍기 위해 매달린 사람들
바닥에 각 나라의 표준시가 적혀 있어 방문객들은 자신들 나라를 기념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왕립천문대가 캠브리지로  이전해 갔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리니치를 찾는 건 나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귀한 시계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순식간에 긴 줄이 늘어섰다. 적어도 내가 좀 더 일찍 이곳을 방문했더라면 모르긴 몰라도 엄청 흥분했을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시계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차례로 밑으로 이동한다. 이 사람들이 어딜 가나 궁금해서 따라가보니 박물관의 본초자오선이 벽을 타고 넘어와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동경과 서경으로 나뉜 곳에 섰을 때는 기분이 조금 이상해졌다. 


경도 0도, 인간이 정한 지구의 반을 정확하게 가르는 세로선이다. 이 선을 밟고 서니 비로소 내가 엄청난 역사의 장소에, 지구라는 공간에 두 발로 서 있구나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유럽인들이 거친 미지의 바다를 뚫고 세계로 거침없이 나갈 수 있었던 것도 '지구의 자천축이 15도 기울어진 경도의 비밀을 풀어냈기' 때문이었다. 문득, 이 나이가 돼도 여전히 사는 게 아득하다는 기분이 드는 건  내 인생의 '경도'를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본초자오선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
중간 선을 기준으로 왼쪽은 동경, 오른쪽은 서경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천문대에 비해 낮은 언덕 정도밖에 되지 않는 곳에 무슨 천문대냐 싶지만, 산이 없는 런던에서 이 정도의 높이만으로도 런던 도심을 전부 내려다볼 수 있다. 그 말은 아주 훌륭한 전망대라는 점이다. 실제로 그리니치 천문대 외에 주변 시설에 대해선 아무 정보가 없었기에 이곳의 뷰 포인트가 이렇게 멋진 전망대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리니치 천문대도 천문대지만 도시 전망도 빼놓을 수 없다.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Christopher Wren) 

이곳을 처음 갔을 때는 늦여름이라 녹음이 우거진 곳이었지만 잔디가 별로 없어 의아하게 생각을 했었다. 가을이 됐고 다시 그리니치를 찾았을 때 단풍으로 물든 그리니치는 다른 세상이 되어 있었다. 


저 멀리 템즈강 너머 신도시라 할 수 있는 '카나리 워프(Canary Wharf)'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초현대적인 빌딩 숲과 어우러지는 그리니치의 신고전주의 건물의 조화가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리나 싶어 계속 쳐다보게 된다.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고야 마는 영국 건축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 크리스토퍼 렌(Christopher Wren)이다.  

 
가을이 되면 멋진 단풍을 물드는 그리니치



그리니치는 30년간 장미전쟁을 끝내고 튜더 왕조가 탄생한 곳이었다. 이곳에는 원래 왕궁이 있었는데 화재로 전부 불타버렸고 현재 원래 모습으로 남아 있는 건 '퀸즈 하우스'가 유일하다. 남은 퀸즈 하우스를 중심으로 

좌우 양팔을 벌리듯 대칭의 열주가 경쾌하게 늘어서 있다. 그리고 두 개의 건물이 데콜코마니처럼 서 있는 그리니치 대학(구 왕립해군 사관학교)을 만든 사람이 바로 크리스토퍼 렌이다. 


크리스토퍼 렌은 영국 대화재 이후 어지간한 건물들은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가장 알려져 있는 건물은 세인트 폴 대성당인데 완벽한 데칼코마니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리니치 대학은 세인트 폴 대성당의 미니버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단다.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완벽한 비율과 비례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건물이었다. 영화 '토르', '레미제라블', '셜록홈스', '캐러비안의 해적', '걸리버여행기' 등등 숱한 영화가 촬영된 곳이고 지금도 이곳을 배경으로 영화 촬영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니치 천문대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지로 그리니치 공원의 건축물이 나를 이렇게 사로잡을 줄은 몰랐다. 

튜더왕조의 중요한 인물들이 탄생한 년도를 적어 놓았다. 
크리스토프 렌이 창조한 영국 신고전주의 건축
퀸즈하우스의 입구의 튤립모양 계단
겨울에는 이곳에 아이스링크가 설치된다.


국립 해양박물관(National Maritime Museum)


영국은 강력한 왕권과 해상무역을 바탕으로 세계열강 대열에 올라섰는데 바다를 중심으로 영국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고 싶다면 국립 해양박물관으로 가면 된다. 실제로 그리니치를  오게 되면 커티삭을 지나 가장 먼저 해양박물관을 관람한 후에 그리니치로 향하는 코스로 움직이긴 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영국 작가가 아프리카 사람들의 전통천으로 넬슨제독이 탔던 빅토리아 호를 만들었다. 


꼼꼼하게 보자면 대략 2시간 정도는 충분히 잡아야 하고 대충 훑어본다고 해도 1시간은 잡아야 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박물관을 가게 되면 전시 구성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눈여겨보는데 그런 점에서 해양박물관은 굉장히 눈여겨 볼거리가 많았다. 15개 섹션이라 전시의 내용이 어마어마했고 설명들이 많았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서 더 좋은 곳일 듯하다.  


이런 박물관은 십중팔구 지루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나는 한국어도 아닌 영어로 읽어야 되는 상황이니 집중력이 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양박물관은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튜더왕조에서 시작해 해상전, 해상무역까지 전시물들을 다양하게 배치해 놓고 있는데 전시장을 섹션별로 차례로 돌다 보니 몰랐던 영국에 대해 한 발 더 다가서는 부분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박물관도 벤치마킹을 하면 좋겠다 싶었다. 



여러 가지 인상적인 부분들이 많았는데 가장 흥미롭게 봤던 부분은 영국의 동인도 무역에 관한 부분이었다. 특히 중국의 차가 영국으로 넘어오는 과정을 과감 없이 안내하고 있는 부분은 영국이 이렇게 솔직할 수 있나 싶어 다소 충격적이었다. 중국 차가 영국에 전해지는 과정, 그로 인해 다양한 차 문화가 발생하고, 영국 경제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는 설명해 놓은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어두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차와 아편의 관계에 대해서도 과감 없이 다 드러내고 있는 부분은 놀라웠다. 게다가 노예무역 역시 빠뜨리지 않고 한 섹션을 할애해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었다. 지난날 자신의 과오에 대한 철저한 반성 없이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부분이라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차 무역에 관한 설명, 차와 아편을 바꿨다는 설명을 이렇게 솔직하게 안내해놓다니 
 아이들이 꽤 진지한 모습으로 시청각 자료를 보고 있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넬슨제독 섹션이었다.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을 이야기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넬슨제독은 트라팔가 광장의 가장 높은 곳에서 동상으로 늠름하게 서 있다. 영국 해군의 대명사인 넬슨 제독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전시관은 감명 깊었다. 


넬슨제독이 탔던 빅토리아 호, 한 팔을 잃은 그를 위해 만든 나이프와 포커가 하나인 식기, 트라팔가 전투에서 총알에 맞은 전투복, 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그림까지, 한 영웅에게 보내는 찬사는 여전히 뜨거웠다. 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찬찬히 설명을 해주고 한창 짓궂게 뛰어다닐 나이지만 너무나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을 듣는 아이들을 보니 당최 왜 내가 가슴이 뭉클한 것인지, 주책이다 싶었다. 


넬슨제독의 마지막 전투에 입었던 모든 것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점도 있었다. 박물관을 실컷 돌아다디다 보면 세계 전도가 바닥에 그려진 곳이 있는 곳은 의자도 있는 곳이라 잠시 쉬기도 하고 아이들의 놀이터 같은 곳이 있었다. 당연히 한국 지도를 찾아보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이 무슨.... 왜 동해 대신 일본해가 쓰여있고 독도는 어디로 사라지고 없다!!!!!!! 


 또한 대한민국의 현주소였다. 이런 건 어디로 알려야 하나. 다 좋았는데 이 세계지도는 그야말로 옥에 티였다. 

독도는 아예 없고 일본해로 표시된 대형지도, 화가 나네 



The point 

관광객들은 아마도 가 본 사람이 거의 없을 듯한데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뒤쪽으로 이동하면 또 하나의 전망대가 있다. 그리니치 천문대의 경우 카나리워프는 가깝게 보이고 시내 쪽은 다소 멀게 보이는데 이곳은 카나리워프는 안 보이는 대신 런던 도심의 풍경을 조망할 수가 있다. 


동네 주민들만 오가는 아주 조그만 공원이데 두 번째로 이사 간 집에서는 템즈강보다 이곳으로 한 번에 오는 버스가 있어서 종종 산책으로 다녔다. 전형적인 공원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그리니치 공원과 달리 이곳은 야생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라서 좋았다. 

The point

이곳에서 그리니치로 걷게 되면 그리니치 천문대 위쪽으로 연결되는데 표지판에는 그리니치 서쪽 숲(west grove)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섞여 있는 그리니치 공원과는 달리 현지인들만이 왕래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좀 색다른 느낌을 자아내는 곳이었다.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북쪽으로 걸으면 이런 숲이 이어진다. 


그리고 또 하나, 그리니치는 겹벚꽃이 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공원 내부에는 플러터너스 나무가 엄청 많은데 또 한쪽에는 겹벚꽃이 피는 나무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곳이 있어 봄에는 꽃구경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라는 사실. 혹 겹벚꽃이 피는 시기에 런던을 방문한다면 그리니치 놓치지 말기를. 

그리니치의 가을 그리고 봄 
그리니치를 흐르고 있는 템즈강 


+ 다음 이야기 :  런던 템즈강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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