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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정해경 Feb 21. 2024

몰타가 내 집 같이 느껴질 줄이야

#1 다시 몰타로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다시 몰타    


에필로그

#1. 다시 몰타로 


+ 나는 오늘 런던을 떠난다.  

나는 지금 런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https://brunch.co.kr/@haekyoung/224)에서  이어집니다.  


붙들어 두고 싶었던 시월의 마지막 날을 지나 11월이 됐다. 내 물건이 가득 놓여 있었던 곳은 처음에 이 집에 왔을 때 아무것도 없었던 상태로 깨끗하게 정리했다. 날이 추워지면서 담요를 샀는데 담요는 이곳에 두고 가기로 했다. 


한창 더운 여름에 런던을 왔는데 떠날 때가 되니 런던의 날씨는 바닥으로 낙엽이 뒹구는 가을을 지나 날씨는 한국보다 빠르게 겨울로 향해 가는 중이다. 내가 런던으로 오기 직전에 날씨가 35도에 육박하면서 런던이 발칵 뒤집혔고 에어컨이 없는 런던의 집들이 집중 보도가 됐다. 창문형 에어컨에 대한 기사도 엄청 봤던 것 같다. 


원래 뉴스는 호들갑이 많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부풀려지게 마련이고 막상 경험해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삼십 도가 넘는 여름 날씨에 에어컨 없이 살 수가 있냐고 했지만 7월 중순의 처음 집도, 8월 중순의 두 번째 집도 32~3도의 날씨에도 에어컨은 필요가 없었다. 살아보니 산업혁명 때 지어진 집들이라 에어컨 설치가 힘들기도 하지만 굳이 에어컨이 필요하지가 않았다. 


숫자상 기온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찌는 더위가 아니었다. 33도라고 해도 체감상은 30도를 넘지 않는 느낌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온도도 온도지만 바람마저 뜨끈뜨끈한데 런던의 경우는 여름에도 바람이 시원했다. 게다가 도시 전체에 녹지비율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한여름에 도심을 걸어 다녀도 사실 그렇게 더운 느낌은 아니었다. 물론 지하철에 에어컨이 없으니 찜통더위에 숨이 막히기는 했지만 그런 더위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다만,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이었는데도 비가 자주 내려 쌀쌀한 날씨에 초반에 적응을 못해 몇 주간 골골거려야 했다. 날씨에도 적응하고 집에서도 난방이 시작되니 큰 추위를 경험해보지 못해 진짜 런던의 겨울은 어떤지 궁금하기는 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런던에 정이 들어서인지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시절인연을 믿는 운명론자다. 사람도, 물건도, 도시도 다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시절인연은 여기서 끝나지만 런던이 나와 인연이 있다면 다시 한번 살아볼 기회가 주어지겠지.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런던이 이렇게 한 번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느낌적인 느낌도 여행 가방 안에 나머지 짐들과 함께 넣고 여행가방을 닫았다. 


이제 진짜 공항으로 갈 시간이다. 

여름에서 초겨울까지 머물렀던 런던
런던에서 4개월은 담요 한장 차이.


몰타에서 런던으로 올 때와 정확히 반대의 순서로 움직여 히드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하철 마지막 개찰구를 통과하고 교통카드 단말기에서 오이스터 카드 반납하고 보증금까지 챙기는데 채 1분이 걸리지가 않았다. 누구의 도움 따윈 필요가 없었다. 


몰타에서 런던 히드로 공항에 첫 발을 디뎠을 때 지하철 앞에서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직원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엄청 헤맸을 터였다. 서울에서 20년을 넘게 살았음에도 너무나도 작은 나라 몰타에서 보낸 고작 몇 개월 만에 런던이라는 대도시를 만났을 때의 생경스러움이란. 인간이 얼마나 환경에 지배되는 동물이란 말인가.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났다. 


비행기가 런던을 벗어날 때까지 내가 사랑했던 런던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시야에서 도심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창밖 런던 풍경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았다. 비행기가 완전히 런던을 벗어나니 이제야 몰타로 간다는 게 실감이 났다. 

히드로 공항에서 일주일은 어떤 느낌일까.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사람이 살면서 이렇게 더운 곳은 또 없겠다 싶었던 몰타였기에 도망치다시피 떠나온 몰타는 어떻게 변해있을지 궁금했다. 친구들 말에 따르면 7월 중순의 더위는 더위도 아니었다고 했다. 따지고 보면 몰타의 한 여름도, 런던의 한 겨울도 경험해 보지 않은 셈이 됐다. 


쓸데없는 상념을 떨치는 데는 기내잡지가 최고다. 그렇게 꺼내든 기내잡지에는 내게는 너무 익숙한 몰타의 주요 지역 명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갑자기 그리움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한동안 완전히 잊고 살았던 몰타였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몰타를 까맣게 잊고 살았을까 새삼스러웠다.


창밖으로 에메랄드 빛 바다와 라임스톤의 건물들이 펼쳐진다. 

나는 다시 몰타로 돌아왔다. 

몰타 주요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는 기내잡지
몰타를 대표하는 색 '라임스톤'의 몰타 국제공항 


+ 집에 가자. 

비행기에서 내려 몰타에 발을 딛는다. 순간, '빨리 집에 가자'라는 소리가 툭 튀어나왔다. 여기가 한국도 아닌데 평생을 이곳에서 산 사람처럼 '집에 가자'라니- 생경했다. 도대체 몰타는 나에게 어떤 곳이었단 말인가. 지난 몇 달간 스마트폰 구석자리로 밀어둔 몰타 택시앱을 실행시키고 집으로 가는 택시를 불렀다. 모든 건 너무 자연스러웠다. 마치 어제 떠났다가 오늘 온 사람처럼. 


공항에서 약 20분. 드디어 우리 집에 도착했다. 그래, 몰타가 참 작은 곳이었지. 거인국에서 다소 소인국으로 돌아온 기분이 이런 것일까.  익숙한 내 집안으로 들어서니 내가 오는 시간에 맞춰 청소하는 분이 모든 청소를 끝내고 침구류도 다시 빨아두고 갔다. 짐을 내려두고 가장 먼저 거실 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갔다. 아침에 본 초록색 뷰 대신 에머란드 색깔의 지중해 바다뷰다. 너무나 익숙했던 곳, 스피놀라 베이가 인사를 건넨다. 


묘하게 편안했다.  비로소 런던에서 고군분투하며 보낸 4개월의 긴장감을 내려놓는다. 

런던을 정말 좋아했다고 했는데 그에 못지않게 몰타도 엄청 좋아했었네. 

나, 그랬네. 

괜스레 몰타에게 미안해졌다. 

런던 방보다 훨씬 더 거실이 있는 몰타의 집이 어찌나 크게 느껴지던지. 
집 앞은 지중해 스피놀라베이 


+ 다시 몰타의  첫날. 

몰타에 처음 왔던 날에 그랬던 것처럼  일출을 보기 위해 테라스로 나갔다. 왼쪽으로 올라왔던 태양이 어느새 반대편으로 내려가 있었다. 8개월의 시간이 지났다는 걸 확인시켜 주는 지구의 공전주기. 문득, 서울에서 내가 공전주기를 느낀 적이 있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침마다 창밖을 내다보고 살지만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이었다. 그걸 우리는 '팍팍하다'라고 말한다지. 

달라진 7월의 일출과 11월의 일출 포인트


서둘러 아침을 먹고 산책을 나섰다. 산책이라고 해봐야 고작 집 앞바다가 전부지만, '고작'이라는 단어에 지중해를 가둘 수는 없다. 관광객으로 미어터졌던 거리는 다시 평온을 되찾은 듯 고요하다. 뒤늦게 지중해의 숨은 보석으로 휴양을 온 관광객들은 멋진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아니, 그렇게 말고 이렇게". "아니, 그게 아니랄까." , "잘 찍고 있는 거지?"

까다로운 그녀의 요구사항에도 싫은 내색 한번 없다. 남자 친구의 자질에 모르긴 몰라도 'SNS용 인증숏 스킬'도 필수조건이 된 건 세계어디나 마찬가지다. 


타들어갈 것 같이 뾰족하게 날을 세우던 몰타가 내가 본 마지막이었다. 11월의 몰타는 더위가 완전히 물러갔고 다시 온순한 몰타로 돌아와 있었다. 완전 반팔까지는 간절기 옷만으로도 충분했다. 런던의 쌀쌀한 날씨에 적응을 못해 한 달 내내 감기를 달고 살았던 게 불과 얼마 전이다.  


단지 바다 하나 건넜을 뿐인데 기후가 이렇게 달라지나 싶지만 몰타의 살인적인 여름 대신 시원했던 런던의 여름을 생각하면 도긴개긴이다. 그렇다고 바다에 들어갈 정도의 수온은 아닌데도 낮동안은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 작렬하는 뜨거운 태양을 찾아 유럽 각지에서 몰타를 찾는 이유다. 


늘 내가 앉던 자리에 앉아 나 역시 바닷물에 잠시 발을 담갔다. '앗! 차가워'. 역시 그러면 그렇지. 몰타에서 수영이 가능한 시기는 우리나나 사람들 기준으로 지중해가 더워지는 5월 중순 이후부터 10월 초 정도까지다.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엄청난 사람들로 붐볐던 세인트줄리앙이 너무 조용하니 살짝 적응이 힘들다. 


함께 어하연수를 시작했던 사람들은 이제 아무도 없다. 공허함이 밀려왔다. 몰타라는 낯선 나라가 '집에 온 것 같다'라고 느끼게 하는 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어학연수'라는 공통점으로 세계 각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보낸 시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은 가장 친했던 친구가 8월 어학연수가 끝나고도 몰타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완전 혼자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몰타, 세인트 줄리안 발루타베이


+ 여행 떠나 볼까. 

여러 가지 상념에 젖어 있기엔 여행준비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이틀 뒤면 몰타를 떠나 약 한 달간 여행이 시작된다. 몰타에 오자마자 여행이라니- 싶은데 진짜 그렇게 됐다. 


원래는 몰타에 오자마자 어학연수를 다시 할 생각이었다. 몰타에서 일정계산을 잘못해 1주일이 남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런던과 몰타의 어퍼인터미디어트 과정 진행 순서가 달라서 어학원을 갈 경우 이미 배운 내용을 다시 배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선생님이 다르고 반 친구들이 다르긴 하지만 얼마 전에 배웠던 내용을 다시 복습하고 싶지는 않았다. 


귀국까지 한 달 반이나 남은 상황이니 머리도 식힐 겸 한 달간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가장 시급한 건 카메라를 다시 사야 했다. 여행작가라는 직업의 특성상  사진과 영상은 필수다. 만약을 대비해 카메라는 하이엔트 카메라로 캐논과 소니 두 대를 가지고 갔는데 캐논이 워낙 잘 버텨주니 소니는 굳이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동영상을 담당했던 오즈모 포켓 2가 고장이 났다. 세븐시스터즈 갔을 때 기념사진 찍어 달라고 하다가 실수로 바다에 떨어뜨리고 난 다음부터 작동이 안 되고 있었다. 


캐논으로 동영상까지 찍을 수 있긴 하지만 만약을 위해 오즈모는 다시 사기로 결정했다. 유튜브 시대에 영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문제는 런던에서는 시간이 촉박해서 사지 못했고 몰타에서 사려고 했는데 의외로 오즈모를 파는 곳이 없었다. 이틀 후면 몰타를 떠나야 하는데 하루종일 카메라 장비 취급하는 곳에 전화로 문의하고 찾아다니자니 마음이 급해졌다. 그러다 한 군데서 슬리에마 매장에는 있을 것이라고 알려줘서 찾아가니 오즈모를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어찌나 반갑던지. 관세환급 감안하니 우리나라보다는 그래도 저렴하게 구매했다. 

몰타에서 새로산 오즈모 포켓2


+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다.  

몰타 어학연수 최대의 장점이라면 영어공부도 공부지만 유럽으로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10시간 이상이 걸리고 비행기 가격만도 백만 원이 넘는 유럽인데 몰타의 경우 2~3시간이면 어지간한 유럽은 전부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저가항공을 잘만 이용하면 왕복 2~3만 원대에 여행이 가능하다. 실제로 4월에 이탈리아 볼로냐를 갔다 왔는데 원화로 3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니 몰타 어학연수의 경우 어학연수 24주면 4주간, 12주면 2주간의 방학이 주어지는데 방학기간 동안 유럽여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나의 경우는 아직 안 가본 나라가 많기는 해도 직업상 일반적인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었다. 여행작가인데 여행에 대해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였고 그걸 돌파해 보고자 선택한 것이 '어학연수'였기 때문에 굳이 다른 나라로 여행이 아니어도 몰타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게다가 연계연수로 런던에서도 지낼 예정이었기 때문에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여행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일이라는 게 알 수가 없어 한번 귀국하고 나면 다시 나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에 크리스마스 직전에 귀국하는 일정으로 정했다. 


여행 생각이 크게 없기는 했지만 여행을 아예 안 간 것은 아니었다. 여행 기회가 많지 않았던 룸메가 포르투갈 여행 갈 계획을 세우며 어찌나 들떠하던지 즉흥적으로 한번 가봤던 포르투를 다시 다녀왔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게 그림을 가르쳐주셨던 교수님이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페스티벌에 참석차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볼로냐를 다녀왔다. 룸메 비자에 문제가 생겨 룸메 대신 갑자가 로마를 다녀오긴 했다. 


어학연수를 하면서 여행도 하고 공부도 한다는 건 적어도 나에겐 무리였다. 여행에 대한 욕구도 크지 않았고 여행을 한번 다녀오니 공부에 대한 집중력을 찾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여행은 다음에도 할 수 있지만 공부는 지금이 아니면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컸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뒤늦게 시작한 영어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 어렵게 느껴졌고 상급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어려웠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8시간을 공부를 했지만 체력과 두뇌가 먼저 나가떨어졌고 어학연수가 끝날즈음 모든 에너지는 방전 돼 버렸다. 


그때였던 것 같다. 슬금슬금 여행에 대한 생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행이 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거렸다기보다는 다시없는 기회에 여행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여행작가로서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유럽 중에서도 몰타만큼이나 우리나라에 잘 안 알려진 나라를 가보고 싶긴 했다. 한 달간의 자유여행을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이동동선, 숙박, 여행지에 관한 정보, 교통 등등. 하지만 이미 방전된 체력과 두뇌는 생판 모르는 낯선 나라에 대해 공부를 원하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를 가 볼까. 일단 몰타와 가까운 이탈리아 중에서도 중부와 남부를 선택했다. 로마는 이미 가본 적이 있었기에 딱히 볼 생각은 없었지만 피렌체를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곳이었다. 여행작가가 되기 전에 찍은 사진만 있기에 자료 사진도 업데이트할 겸 로마도 들러기로 했다. 남들 다가는 로마도 가보고 남들 안 가는 아피아가도도 추가했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만났던 풍경


튀르키예를 안 가보셨다고요? 언제부터 우리에게 튀르키예가 그렇게 흔한 여행지였을까. 주위에 안 가본 사람이 없는 튀르키예인데 은근 여행작가가 튀르키예도 안 가봤냐는 식의 농이 싫었다. 딱히 구미에 당기지 않는 튀르키예였는데 이참에 밀린 숙제를 하자 싶었다. 수도 이스탄불을 비롯해 내친침에 일주일자리 투어로 튀르키예를 한 바퀴 돌았다. 


여행의 마지막은 무조건 산티아고여야 했다. 2009년에 스페인 도보 여행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고 난 뒤 나는 갑자기 여행작가가 됐다. 나이 50에 어학연수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새로운 순례길에 서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랬기에 마지막은 순례길의 종점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여야만 했다. 10년 만에 다시 가본 산티아고 순례길은 여전했고, 여전하지 않았다. 

순례길의 종착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몰타로 돌아가기 위해 잠시 들렀던 바르셀로나에서 본 건 가우디 성당이 유일했다. 바르셀로나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가우디 성당 하나면 충분했다. 맨 처음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봤을 때 가우디가 만든 부분과 너무 달라 이질감이 들어 가우디가 죽은 게 너무 슬펐다. 10년 만에 다시 보니 '조화와 균형'에 더해진 절제미까지 감동 그 자체였고 이 정도라면 가우디도 편하게 지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죽을 때까지 완공을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현대 과학과 기술이 앞당긴 시간이 내 앞에 선물처럼 와 있었다. 


+ 다시 몰타에서 어학연수

모든 여행이 끝나고 나는 다시 학생이 되었다. 2주 동안의 수업은 런던에서 보낸 2주와는 결이 많이 달랐다. 여러 가지 면에서 몰타에서 2주간의 어학연수는 참 특별했다. 


그 기간에 마침 월드컵이 있었는데 브라질과 경기가 있었는데 하필이면 우리 반 애들이 브라질 애들이 많아서 혼자 목청 터져라 외쳤던 월드컵의 추억도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다시 몰타어학연수
몰타에서 월드컵 한 판


+ 내가 아는 몰타, 알고 싶은 몰타 

강화도 크기의 몰타는 내겐 너무 익숙했지만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여행 후 다시 몰타에서 보내면서 현지인들과 함께, 혹은 친구와 함께 몰타 트레킹을 즐겼다. 그렇게 만나는 몰타는 내게는 더욱 특별했다. 

새롭게 만났던 몰타의 풍경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 어학연수를 함께 했던 친구들 중 남은 4명과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경험은 매우 특별했다. 그렇게 나보다 앞서 2명이 먼저 떠나는 날은 줄초상이 난 것처럼 울었다. 

그리고 나에게 게도 진짜 이별의 순간이 찾아왔다. 

뜨거운 안녕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다시 몰타.


그 마지막 이야기 시작합니다. 


연재는 매주 수요일 오전에 발행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몰타 마지막 날의 일출 


+ 다음이야기:  로마가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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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시리즈

 런던 어학연수와 런던 생활에 관한 이야기


몰타 어학연수와 몰타 생활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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