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친밀감 회복을 위해 물어야 할 것들’이라는 주제로 글을 쓴 후 남편과 오랜만에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과 출산, 자녀양육, 맞벌이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함께 겪었고, 바쁘고 피곤해지면서 섹스가 뜸해졌고, 몸과 마음이 멀어질 수밖에 없었음을 인정하는 시간이었다.
섹스 없이 지내온 지난 몇 년간, 친밀감을 확인할 길이 없었고, 또 거절당할까 봐 두렵고 외롭기도 했다. 다행히도 남편은 성적인 욕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며 언제 모텔에 한번 가자는 말로 웃어넘겼다. 나는 속으로 ‘이게 웬 횡재냐’며 쾌재를 불렀다. 부부를 주제로 글을 쓰고, 친밀감 회복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겨나고 있다.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
성적인 욕망은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자기 삶에 대한 욕망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섹스는 침대 위에서만 일어나는 특정 행위로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생활 전반에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인생 전체를 통찰하는 질문과 해답을 구하는 과정으로 넓어지고 있다.
또, 성기를 성행위를 하는 신체기관이라고 한다면, 성기는 몸 전체이며 온 몸이 성감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나’를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온몸을 다 사용해야 한다면 더 안전하고 즐거운 섹스를 상상할 수 있다. 자신을 온전한 성적 주체로 인식하게 된다. 또한 섹스에 있어서 두 사람이 다 적극적이어야 한다면, 한쪽은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고 다른 한쪽은 그 뜻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동시에 수용하는 주체가 된다.
하지만, 섹스리스 부부나 오래된 커플 사이에서 섹스를 시작할 때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아직도 이 사회는 섹스를 시작하기 위한 무드가 대부분 남성들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이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섹스 대화의 기술은 남자나 여자에게 모두 필요하다. 크게 지르는 소리보다 세밀한 귓속말이 더 짜릿하고 잘 들릴 때가 있다. 말이 통할 때 몸도 통하는 섹스로 이어지고, 뜨겁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섹스가 될 것이다. 섹스에 오래 굶주린 중년 부부에게 섹스의 시작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섹시한 대화의 무드는 중요하다.
부부가 함께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스킨십부터 시작해보자. 애정을 담은 섹시한 표현들을 상대에게 전달해보자. 숨겨져 있던 욕망을 드러내고, 긴장을 풀어주는 야한 이야기들도 툭툭 던져보자. 온몸의 감각을 활짝 열고 천천히 세포 하나하나 살아있는 느낌을 공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