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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이데 전주현 Mar 27. 2024

현재 스코어, 네 권

썰의 주역

썰을 풀기에 앞서, 네 권의 주역을 소개하고자 한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궁금증을 자아내기 위해.



#1 봉쥬르

프랑스어를 처음 배우던 대학원생 시절에 구입한 첫 번째 스크랩북이다(녀석의 이름이 '봉쥬르'인 건, 프랑스어 학원 근처 아트박스에샀기 때문!).


표지에 스크랩북이라 적혀 있는 게 꽤 믿음직스럽다(써보니, 실제로도 그러하다). 종이가 얇고 튼튼하다. 덕분에 여러 겹의 종이로 레이아웃을 구성하기 좋다. 내지 구성이 크라프트 지로 되어 있어 빈티지 감성을 뽐내기도 좋다. 가로 26cm, 세로 36.2cm의 넙데데한 크기로, 스크랩북 페이지 구성이 자유롭다.


벨기에 유학생활과 독일 교환학생 생활의 일부가 스크랩되어 있다.


스크랩북 메이킹의 큰 애답게 실속 있고 묵직하다. 몇 권이고 쟁여 놓고 싶은데... 아트박스에서 더이상 팔지 않는다.




#2 감자

봉쥬르의 지면을 다 채우고 나서, 스크랩북 메이킹에 본격적으로 관심이 생겼을 때, 텐바이텐 온라인 숍에서 무턱대고 구입한 노트(아아, 그러지 말 걸). 나의 두 번째 스크랩 북이다.


안에 담긴 내용이 사랑해 마지않는 독일 교환학생 시절과 썸머스쿨 여행인 것에 비해, 스크랩북으로서의 노트의 조건은 영 꽝인 녀석이다. 왜냐고? 스크랩북은 작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노트가 뚱뚱해지는데, 감자는 스크랩을 하기도 전에 애초에 종이가 워낙 두꺼웠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레이아웃의 스크랩북보다는 심플하고 단순한 나열의 스크랩북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연한 크라프트 표지가 꼭 독일인의 소울푸드, 감자 껍질 같아 이름을 감자로 지었다.





#3 윈도우

페이퍼보이스튜디오에서 처음 접한 일본의 트래블러스 노트 중 하나로, 나의 세 번째 스크랩북이다.


오리고 찢어서 풀칠하거나 테이프로 붙여두기에는 원래 모습 그대로가 가장 이뻐 보이는 엽서들이 많은데, 그중 일부를 이곳에 꽂아 두었다. 대부분 유럽과 미국에서 직접 샀던 엽서들이다(아주 간혹, 친구가 선물로 준 인도와 스페인의 엽서도 꽂혀 있다).


달리는 기차의 창문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페이지들만으로 구성된 노트라는 점에서 윈도우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스크랩의 형식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고집이 센 녀석이다.


#4 대들보

현재 작업 중인 스크랩북으로, 순서로는 네 번째, 서열로는 막내 녀석이다. 띵크썸띵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엄마에게 선물 받았다.


자유분방한 녀석이다. 비닐 페이지가 나왔다가 또다시 빳빳한 종이가 나오기도 하고, 반틈 잘린 페이지 뒤에 알록달록한 전지가 껴 있기도 하다. 페이지의 구성이 다양해서, 종이 크기와 종류에 따른 스크랩북의 레이아웃을 시험해 보기 좋다.


2023년 교토와 우지 여행과 2018년의 미국 필드 스터디, 2023년의 도쿄와 런던 여행, 2017년과 2022년의 이탈리아 여행, 2015년의 부룬디와 2016년의 중국 선교... 가장 많은 여행 기록을 담고 있다.


막내지만 사실상 덩치는 가장 크고, 결과물도 가장 만족스러워서, 스크랩북 메이커에겐 '스크랩의 대들보'라고 칭송받는다.


+ 쿠키:

예상컨대... 올 상반기가 지나면 넷 째를 독립시키고(완성시키고) 다섯 째를 찾아 이 문구점, 저 문구점을 헤매고 있을 거다.


그렇지만 현재 스코어는 네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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