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31 11:25 씀
비행기에 몸을 실으니 하늘에 오르니
복잡하던 세상이 어린이 손에 들리는 장난감으로 바뀐다
작은 산
작은 강
작은 광장
작은 지붕
보이지도 않는 사람
보일리 없는 사람
와중에 너는 너른 들판을 지키는 밀짚모자 인형을 발견한다
인형이 당장에라도 나를 안을 듯 동쪽으로 서쪽으로 팔을 벌리고 있다고 한다
자전거 타고 병원 가시던 할아버지 같아
꼭 여름 땡볕 아래 페달을 밟으셨지
끼익 끼익 페달 소리 위로 매미 울음이 덧입혀지고
비엠맴맴 울음소리 위로 만화 영화 속 구름이 층을 이루면
잡힐 듯 잡힐 리 없는 구름 사이를 뚫고
여행하는 비행기가 있었어
비행기를 올려다보던 너는 땅에 두 발 붙이며 사는
삶을 실감했다
높은 산
깊은 강
소란스러운 광장
예스런 지붕
작은 사람
작은 세상을 보았고
언젠가 이렇게 나를 태우고 너를 태울
하늘을 동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