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희 Jul 24. 2017

Nigella -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죽음을 제외한 모든 질병을 치료한다는 블랙커민 시드

 

                 출처:nature visited.com

현존하는 약용식물 중 가장 뛰어나며
죽음을 제외한 모든 질병을 치료한다
-이슬람 경전 하디스-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아! 꽃이 아니에요. 향기도 맡을 수 없어요."

    "그럼 이 풍선은 뭐예요?" 

조촐한 나의 정원을 찾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묻는 말이다. 꽃을 선물해 보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환한 웃음으로 받고는 향기를 맡는다. 예쁘고 향기 좋은 꽃 다음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처음 보는 꽃인데 니겔라도 이에 속한다.



    유월에 수확하여 장마를 피해 한 달 정도 오두막에서 바짝 말린 Nigella 씨앗 주머니다. 꽃의 아름다움을 능가하는 씨앗 방을 가진 것은 정원에서 니겔라가 유일하다. 어떤 dry flower가 니겔라의 마지막 모습 같을 수 있을까? 씨앗을 바닥에 떨어트려도 풍선의 형태와 색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씨앗을 지금 뿌릴 것인지, 가을에 파종할 것인지, 아니면 봄까지 보관하고 있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칠월이다. 오늘은 씨앗 통을 터트려 씨앗을 털어냈다. 작년에 셀프 씨딩(self seeding)으로  땅에 떨어졌던 씨앗은 사월에 싹이 자라더니 오뉴월에 풍성했다. 파랑과 베이비 블루 두 가지 색으로 피어났던 꽃들 하나하나엔 꽃 보다 커진 풍선들이 생겨났다.  눈여겨보았지만 꽃에서 풍선 모양으로 어떻게 변한 건지는 수수께끼다.



    '지중해의 검은 보석'으로 불리며 이집트와 중동지역에서 2,000년 넘게 약초와 향신료로 이용되어 왔고, 최근에 뜨는 슈퍼푸드이다 보니 희귀하게 생각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욱이 "죽음을 제외한 모든 질병을 치료한다"지 않는가? 니겔라를 길러본 두 해 동안 허브 정도로만 알았지 기적의 블랙커민 시드가 니겔라의 씨앗인 줄은 몰랐다. 다만 일반 꽃들과는 달리 장마보다는 건기에 꽃을 풍성하게 피웠고, 씨앗 방 또한 실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원산지와 연관이 있다.

 


    나의 정원에서 니겔라는 가을 파종이 적합하다. 봄에 파종한 것은 비가 오거나 우기가 지속되면 상추처럼 녹아내리거나 꽃의 색감이 좋지 않았는데 수레국화와 꽃양귀비도 마찬가지다. Love-in-a-mist, Persian Jewels(페르시아의 보석)등의 사랑스러운 이름으로 불리는

Nigella Sativa!

    올해 나눔 한 씨앗들이 이웃들의 정원에서도 잘 자라기를 소망하며, 만약 꽃이 피어난다면 이 꽃의 씨앗이 가진 놀라운 효능을 신비롭게 들려주고 싶다.


 노지에 떨어져 겨울을 난 니겔라 꽃들

이전 13화 감상하다, 요리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