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주 차 탐구: 천국에서 큰 자의 조건 (마 18:1-9)
예수님과 제자들이 가버나움에 이르렀을 때, 제자들 사이에 미묘하지만 중요한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 (마 18:1). 변형산의 영광을 목격하고, 십자가에 대한 예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마음은 여전히 세상적인 가치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세우실 나라에서 누가 더 높은 지위, 더 큰 권력을 차지할 것인지에 관심이 많았던 것입니다. 이 질문은 비단 제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더 높아지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우리 모두의 본능적인 욕망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왕이신 예수님이 제시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는 세상의 원리와는 정반대였습니다. 예수님은 한 어린아이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하나님 나라의 위대함에 대한 혁명적인 가르침을 시작하십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세상이 말하는 ‘큰 자’가 아닌, 하늘나라가 인정하는 ‘큰 자’는 어떤 사람인지 함께 배우기를 원합니다.
제자들의 질문에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마 18:3). ‘천국에서 누가 크냐’고 물었는데, 예수님은 ‘천국에 들어가는’ 문제부터 다시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돌이킨다’는 것은 회개를 의미합니다. 교만한 마음, 높아지려는 야망에서 180도 돌아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과 같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는 유치해지라는 말이 아닙니다. 당시 사회에서 어린아이는 권리도, 지위도, 능력도 없는 가장 낮은 존재였습니다.¹ 그러므로 어린아이와 같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무력함과 연약함을 인정하고 전적으로 부모를 의지하는 아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영적 파산을 인정하고 오직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만을 의지하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이것이 천국에 들어가는 출발점이자, 천국 시민의 평생의 자세입니다.
예수님은 이어서 천국에서의 위대함에 대해 정의를 내려주십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마 18:4). 세상은 자기를 높이고, 스펙을 쌓고,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는 사람을 ‘큰 자’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천국은 정반대입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다른 사람을 섬기며, 어린아이처럼 순전한 마음으로 주님을 의지하는 사람이 가장 ‘큰 자’입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은 이렇게 작은 자 한 사람을 영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씀하십니다. “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 (마 18:5). 공동체 안에서 가장 연약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섬기는 것이 곧 예수님 자신을 섬기는 것과 같다는 놀라운 말씀입니다. 우리의 위대함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 위에 서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낮은 자리의 사람을 섬기느냐로 측정됩니다.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것이 천국에서 큰 자의 모습이라면, 그 반대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 ‘작은 자’(연약한 믿음을 가진 성도)를 실족하게, 즉 죄짓게 만들거나 믿음에서 넘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죄에 대해 무서운 경고를 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 중 하나를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이 그 목에 달려서 깊은 바다에 빠뜨려지는 것이 나으니라” (마 18:6).
연자 맷돌은 당나귀가 돌려야 할 만큼 거대한 돌입니다. 차라리 그렇게 끔찍하게 죽는 것이 다른 사람을 죄짓게 만드는 것보다 낫다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공동체 안의 연약한 한 영혼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시는지를 보여줍니다. 나의 말 한마디, 나의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을 넘어뜨리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늘 두려워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심지어 나의 손이나 발, 눈이 나를 범죄 하게 한다면, “찍어 내버리라” (마 18:8), “빼어 내버리라” (마 18:9)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이는 죄에 대한 단호하고 급진적인 태도를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이 세상과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줍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더 높아지라고, 더 강해지라고 말하지만, 주님은 우리에게 더 낮아지라고, 어린아이와 같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내가 높아지는 것보다, 내 옆의 연약한 지체 한 사람을 실족시키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라고 하십니다. 이번 한 주, 높아지려는 교만한 마음을 회개하고, 기꺼이 자기를 낮추는 섬김의 길을 걸어감으로, 주님이 인정하시는 ‘큰 자’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각주:
¹ 고대 로마 사회에서 어린아이(child)는 법적으로 ‘인격체(person)’가 아닌 아버지의 ‘소유물(property)’로 간주될 만큼 사회적 지위가 거의 없었다. 예수께서 어린아이를 위대함의 모델로 세우신 것은 당시의 가치관을 완전히 전복시키는 혁명적인 가르침이었다.
나는 교회나 세상 속에서 ‘누가 더 큰가’를 생각하며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어린아이와 같이 된다’는 것은 오늘 나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내가 하나님 앞에서 내려놓아야 할 나의 지혜, 경험, 힘은 무엇입니까?
나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다른 사람(특히 믿음이 연약한 사람)이 상처를 받거나 믿음이 흔들렸던 경험은 없었는지 정직하게 돌아봅시다.
낮은 자리 찾아가기: 이번 주,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낮은 자리의 섬김(청소, 궂은일 등)을 이름 없이 실천하며, 자기를 낮추는 훈련을 하겠습니다.
어린아이에게 배우기: 주변의 어린아이들이 부모를 신뢰하고 의지하는 모습을 관찰해 보고, 나도 그처럼 하나님 아버지를 온전히 신뢰하고 염려를 맡기는 기도를 매일 드리겠습니다.
말과 행동 조심하기: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하기 전에, “이 말이 그 사람을 세워주는 말인가, 아니면 실족하게 할 수 있는 말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습관을 갖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