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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Dec 05. 2019

송전탑

어른을 위한 우화

        

이렇게 우중충하게 흐린 날,

앞을 한 치도 내다볼 수도 없고

뭐가 금방 쏟아질 것만 같은 날에도

두껍고 단단한 줄을 내려

방금 받은 사랑, 망설이지 않고 모두 전하는 당신.

“후회되지 않아요?” 하는 하늘의 질문에,

“온몸으로 지나가는 짜릿함이 있잖아요.”라고 말해놓고

불꽃같은 웃음을 피시식, 웃는 당신.

에펠탑보다 멋져요.     


*

 그 사랑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을 켜요. 마음도 환해져요.      

    


주면 줄수록 안으로 쌓여가는 것이 있다. 분명한 사실이다. 주는 단어들을 몇 개만 떠올려 봐도 알 수 있다. 모양과 행동이 사랑스럽다.      

그런데 주면 줄수록 남는 것도, 오는 것도 없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땐 거기서 멈추어야 한다. 그만 줘도 된다. 받는 기쁨만 잘 누려도 지장 없다. 다시 어느 날, 받으면 받을수록 밖으로 털어내고 싶을 때가 온다. 그때부터 홀가분하게 베풀면 된다.      

아무리 가져도 더 갖고 싶기만 하다면, 세상은 그런 사람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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