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페르시아 03화

내 마음 속에는 누가 살아있는가?

# 카샨-Fin Garden과 Amir Kabir

by 그루

하맘 Sultan Mir Ahmad


카샨은 이스파한주의 북쪽에 위치한 인구 30여만 명의 도시다. 꽤 넓은 부지에 위치한 이 오래된 도시의 녹색 빛을 따라가면 60여 개의 실핏줄 같은 수로가 흐른다. 집안으로 흘러들어가는 물길은 집안의 정원을 적시며 꽃을 피우고, 고단한 하루를 마감하는 먼지를 씻어내며, 이웃들의 안부도 묻는 사교장이었으며 클리닉 역할도 했던 우리나라의 사우나에 해당하는 하맘으로 흘러들어가기도 한다.


하맘 Sultan Mir Ahmad의 내부
DSC00453-01.jpg 목욕탕 내부의 채광을 위한 유리 장식/하맘의 지붕

사파비왕조의 정원 Fin Garden


전통가옥과 하맘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카샨의 유명한 바자르가 위치한다. 설마 하며 찾아갔지만 역시 오후에는 어디든지 적막하다. 바자르가 잠을 자고 있다. 시간이 나면 오후 늦게 다시 오기로 하고 카샨의 정원, 핀가든 Fin Garden으로 향했다.


핀가든은 17세기 사파비왕조의 압바스 1세가 지은 궁으로 카자르 왕조 때까지 300년 동안 왕의 여름 별궁으로 사용된 곳이다. 물길 옆으로 울창한 오래된 나무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쉬라즈를 도읍으로 한 잔드왕조를 폐하고 테헤란으로 수도를 옮긴 19세기 Qajar왕조(1795~1925)의 재상이었던 아미르 카비르가 죽기 직전까지 머물렀던 곳이라 더욱 마음이 향한다.


물은 분수에서 끊임없이 퐁퐁 솟아오르는데 정원 뒤에 있는 술래마니 온천에서 나오는 자연온천수이다. 각종 무기질이 많아 질병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는 곳으로 정원 안에는 서민들과 귀족들을 위한 하맘도 갖추어져 있다.


수로에는 건설당시부터 지금까지온천수가 흐른다.


어디를 가든지 보이는 분수와 연못,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수로는 정말로 경이롭다. 정원의 연못과 수로 바닥에는 페르시아의 푸른 타일을 깔아서 하늘빛이 흐른다.


푸른빛을 좋아하는 페르시아인들, 코발트불루의 원산지답게 카샨은 푸르다.


카자르 왕조의 재상 Amir Kabir

이란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들 중의 한 사람인 아미르 카비르 Amir Kabir는 Naser al din Shah(1848~1896)가 기용한 재상이다. 그는 부패한 관료제도를 혁신하고 조세제도의 정비했으며.부를 독점한 이슬람 성직자와, 당시 이란을 양분화해서 입맛을 다시던 러시아와 영국의 세력을 몰아내는데 힘을 기울였다. 또한 대학을 설립하고 국민들의 예방접종을 의무화하는 등 강력한 정책을 펼쳐나갔다. 이슬람 성직자와 귀족들의 미움을 산 그는 이 곳 핀가든에 유폐되었다가 죽임을 당한다. 결국 황태자 시절 그를 알아보고 기용했던 Naser al din Shah는 말년에 그를 내쳤다.


이란은 그를 잃음으로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다시는 얻을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아미르 카비르 재상 이후 영국의 이란에 대한 침탈은 본격화되고 이란의 내리막길은 심각해진다.

이란의 긴 역사에서 이란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왕조는 나라의 땅마저 외세에 할양한 이란의 근대 왕조 Qajar왕조이다. 이란인들은 카자르 왕조에 대해 물으면 기분이 나쁜 모습으로 단숨에 얼굴빛이 어두워지며 그나마 '아미르 카비르'를 말할 때는 슬프지만 생기가 돌며 다시 밝아진다. 이란인들의 마음속에 아미르 카비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우리들 마음속에는 누가 살아있는가.


테페 시알크유적

황톳빛 땅에 황톳빛 집들이 지어지고 그 곳에 사람이 번성했던 유적을 따라가면 놀랍게도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보다 더 이전의 사람들이 살았던 유적이 이 곳에 존재한다.


카샨의 남서쪽으로 3Km 위치한 테페 시알크유적은 이란고원에서 발견된 것 들 중 가장 오래된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전인 기원전 5000년경 선사시대의 정착생활유적이라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형태를 보면 지구라트의 원형쯤으로 보인다.


테페 시알크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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